[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09년 09월 29일 (화) 오후 12시 30분 43초 제 목(Title): 사춘기 글 내용이 조금 바뀌기 때문에 제목을 바꿔서 달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 아내는 큰어나니에서 얘기를 해도 부러워서 밴을 줄 정도는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결혼 몇년이 지나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불만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에게 뭐라고 하지 못하고, 고마운 감정이 드는 이유는 아이를 "열심히" 키운다는 점입니다. 사실 인내심이 부족한 저보다는 아내가 훨씬 아이와 얘기를 잘 합니다. 제가 아내보다 잘 참는 경우는 단 한가지 경우 뿐이죠. "나는 퇴근해서 아이와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내는 하루 종일 아이와 싸운 때" 베아트리체 말씀처럼 대부분의 경우에 화를 내거나 혼내지 않고 이건 이래서 잘못이야, 저건 저래서 하면 안돼라고 얘기하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제가 마당쇠면 어떻습니까. 이미 내 인생은 저물고 있는 태양이고, 아이는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이니 아이한테 잘 해주면 무조건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제 슬슬 아이가 사춘기가 되어 가는 듯 싶습니다. 옆에서 잠깐 본 누나(아이한테는 고모)도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1. 사과 아이도 일반적인 경우에 어떻게 하면 엄마가 넘어가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어떻게 하면 엄마가 화가 나는지도 잘 알지요. 이로 인해 아이와 제 사이에 엄마가 모르는 비밀도 존재합니다. ^_^ 암튼, 대부분의 경우에 아이는 엄마가 화날 짓을 한 다음에 /정/말/로/ 무성의 하게 무척 빠른 속도로 대충 아래의 대사를 외웁니다. "엄마.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앞으로 착한 다빈이가 될게요." 정말 한 글자도 틀리지 않습니다. 때로는 눈으로 TV를 보거나 책을 보면서 그럽니다. -_- 하지만 요새는 자기 주장이 생겨버렸습니다. 잘못한 것을 지적해도.. 이래 저래서 그렇게 했어 (커피의 경우에는 엄마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자기가 한 것이라고 합니다.), 난 잘못한거 없어 라고 합니다. 간혹 이러기도 합니다. "나도 나쁜 짓 할거야. 착한 다빈이 안할거야. 잘못했어 안할거야." 커피 사건때가 바로 이랬습니다. 대화로 어떻게든 풀렸던 아이가 이렇게 나오니 정말 난감하긴 하더군요. 2. 눈치 이젠 주변상황이 대부분 파악이 되고 있나 봅니다. 예를 들자면, 엄마는 아이가 "야!"라고 하는 것을 못하게 합니다. (보통 그 경우에 조금 있다가 다툼이 발생하기 때문이겠죠.) 하루는 저와 아이가 둘이서 산책을 하는데, 제가 따라가는 척 하다가 숨으니 한참을 찾다가 "야! 어딨어?" 그러더군요. 그래서 "야! 하면 엄마한테 혼나는데" 그랬더니.. "지금은 엄마가 없어서 괜찮아." 흠냐. 드물게 있는 일이지만 가끔은 나쁜 짓을 하면 경찰 아저씨한테 혼난다고 겁을 주기도 했습니다. 최근까지는 잘 먹히긴 했죠. 하지만 이젠 경찰을 부르지도 않을 거라는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 "경찰 아저씨 오라고 그런다" 그러면 "응. 불러와" @_@ 물론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만. 3. 연기력 그러는 와중에 연기력도 늘고 있습니다. 엄마와 제가 항상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아서, 엄마가 아이를 혼낼 때에 내 의견이 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이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새도 마찬가지인데 아이가 달라졌지요. 엄마한테 혼나다가 제 앞으로 달려와서 철부덕 엎드려서 우는 척을 합니다. 그러고는 한번씩 고개를 들고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아빠. 너무 슬퍼요. 엄마가 화나서 무서워요." 참 난감합니다. 보통은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해봐." 그러고 자리를 피합니다만, 그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