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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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para ()
날 짜 (Date): 2009년 09월 24일 (목) 오후 05시 53분 10초
제 목(Title): eat it or wear it!


eat it or wear it!

쥬디블럼이라는 미국의 아동작가인데, 꽤 재미있는 책을 쓴다. 단어도 어렵지 
않고,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라면 대체적으로 읽는데 별 문제가 
없을거다.(요즘애들 정말 영어잘하지 않냐? 난 정말 요즘애들한테 
놀란다니까...) tales of fourth grade for nothing이라는 제목이였던것 같아. 
남자애가 주인공이고(4학년), 동생 퍼지와 관련한 가정사 이야기들이다.

주인공은 말 잘 듣는 큰아들이고, 퍼지는 아직은 대화가 잘 안통하면서도 말도 
잘 안듣는 어린애다. 하루는 퍼지가 밥을 안먹는다. 그러다가 도기라면서 
테이블 밑에서 멍멍 거리고 엄마는 도기처럼 밥도 줘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램찹을 하지만 먹지 않고 콘프레이그를 먹겠다고 한다. 주인공 
큰아들은 램찹을 덕분에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막상 콘프레이그를 줘도 먹지 
않는다.

이때 아빠가 화가 나서 먹지 않으면 입어라... 라고 한다  결국 먹지 않아서 
욕조에 데려가 아이위에 콘 프레이그를 뒤집어 엎는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나중에 퍼지는 스스로 음식을 먹다가 먹기 싫어지니까 식당에서 eat it or wear 
it!라면서 음식을 머리위에 뒤집어쓴다.

누구나 결혼을 하고 나면 두 사람이 얼마나 다른 문화속에서 컸는지를 실감하게 
될것이다.
우리부부 역시 그랬다 

남편은 먹기싫으면 먹지 마라... 라고 하는 가정에서 컸고, 나는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가정에서 컸다. 누가 옳고 그르냐? 라는것은 나는 아직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먹기 싫은데 왜 먹어야 하는가? 랄 수 있지만 한국사회란 
곳이 자기 먹기 싫다고 안먹을 수만 있으면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것도 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 먹기 
싫어지는 상황이 본인이 초래한 것이라면 (식사전에 식욕이 현저히 저하될만한 
음식을 먹었다던지 하는...) 그 뒷 감당도 본인이 해야 하는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나는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환경에서 컸다. 어머니는 매우 실험적인 
요리사였고, 요리 실패의 뒷수습은 우리 3형제가 도맡아 했으므로 우리집은 
푸드 디스포저가 따로 필요없는 정도였다. 내가 3학년 때 한평생 먹지 않는 
체다치즈를 먹으라고 식탁이 차려졌었다. 치즈란것이 맛들이기 전에는 먹기 
쉽지 않는 음식이므로 나는 먹기를 거부했고, 그 벌은 한번의 경고도 없이 
스프를 머리위부터 뒤집어 썼어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쥬디블럼의 tales of fourth grade for nothing을 읽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실제로 꽤 재미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표지에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라고 써 있더라. 여튼, 우리딸이 읽는 책을 같이 
읽다가 그 이야기가 나와서 엄마가 어렸을 때 치즈를 먹지 못해서 외할머니가 
엄마 머리위에 스프를 뒤집어 엎어서 엄마가 스프를 몽땅 뒤집어 썼다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아이가 눈이 동그래져서 정말이냐???고 했다. 외삼촌들은 
놀래서 잘 먹지도 못하는 치즈를 입에 구겨넣고 꿀떡 삼켰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아이아빠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듯이 굴었으나 이내 곧

'장모님이라면 가능해...'라고 말했다. 

이 나이가 되어보니, 어려서는 대학생은 어른같이 여겨졌는데 대학생이 되어도 
어린애이긴 마찬가지고 30살이 되어도 어찌 살아야 하는지 길이 보이지 
않는것도 마찬가지고 40살이 되었다고 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은지 항상 
아는것은 아니라는것을 알고 나니,

부모가 실수 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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