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non (enJJoY) 날 짜 (Date): 1998년 6월 22일 월요일 오후 09시 16분 52초 제 목(Title): 결혼... 제가 혼자서 제 삶을 이럭저럭 꾸려 나갈땐..가끔 누군가가 그리워질땐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던 때가 있었습니다. 몇년동안 짝사랑했던 그녀와 함께하게 되 었을때는 정말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 나이가 점점 들어서..결혼할 나이가 다가옵니 다. 그런대 이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겨혼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행복이라고 생각했었는데..점점 결혼이 두려워 집니다. 제가 딴 여자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싫어진 것도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제가 만약 결혼한다면 그녀가 아니 고는 불가능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확신이 아닌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점차 무너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정말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하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무지하게 이기적인 저는 요즈음 끊임 없이 그녀를 아프게 했 습니다. 나중에는 후회하면서도 꼭 가끔씩은 그녀를 울리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결혼하기 전에 그런 문제를 다 풀려 고하는 게 멍청한 짓이라고. 결혼하면서 차차 풀어가면 된다고. 결혼하면 나아질 거라고. 하지만 전 그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제가 저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그녀가 헤어지자고 하면 두말 없이 보내주겠습니다. 사 랑하니까 보내 준다면 너무 가식적인 포장일까요. 어쨌든 그렇 게 함으로써 그녀가 좀 더 행복해질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이제 그녀는 저 없이는 행복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차마 아직 그 말은 못 물어보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또 며칠을 울면서 보낼 테니까요. 사랑하는 그녀와 일단 결혼하고..내 사랑을 위해서 내가 변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가장 괜찮은 방법이겠지만 제 가 이제까지 노력한 바로는 허사였습니다. 앞으로 제가 노력하 면 될 수도 있겠지만 별로 믿음이 가질 않습니다. 처음에는 무지하게 착한 그녀가 참 좋았습니다. 무엇이든 제 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다른 여자들과 달리 별 말이 없었 던 그녀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보면 그녀 가 좀 더 자기 의견이 뚜렷하고 좀 더 내 의견에 많은 말을 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배부른 소리라고요..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착한 여자 만나서 고민하는 것... 하지만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런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본 적도 없구요. 사실 하기도 두렵 습니다. 좀 마음을 추스리고 난 후에, 결정하고 난 후에 하 고 싶은데 잘 안됩니다. 그렇다고..내가 이렇게 나쁜 놈이라고 보여 줄 수도 없고... 하루하루 지나며 나이가 점점 먹어가는 것이 참 두렵습니다. 어쩌면 결혼도 다른 자격증처럼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저같은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자격 없는 사람 말고... 정말로 남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