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8년 9월 29일 화요일 오전 09시 15분 13초 제 목(Title): 낙서 15. 직장 다니는 엄마에게 육아 문제만큼 큰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육아 문제라기 보다는 탁아 문제겠지.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가 봐주시는 우리집은 나에게 있어서나 수빈이에게 있어서나 축복임에 틀림없다. 엄마가 집에 돌아왔을 때나 출근하려할 때, 아니면 집에서 놀 때 엄마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자기 놀 던 것 그대로 놀거나 할머니에게 여전히 달라붙어 있을 때, 아이러니칼하게도 엄마는 안심이 되고 감사하게 된다. 그만큼 애가 마음 편하게 놀고 엄마의 부재로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는 말이 되니깐. 수빈이를 봐주시는 어머님에게 큰절을 올려도 부족한데... 마음 한 편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갈등이 남아있는 걸 보면 고부관계라는 것이 참 어렵긴 한 것 같다. 수빈이가 요즘들어 잠들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우윳병을 물고 자야지만 편한한가보다.. 나는 우윳병을 떼줄려고 애를 쓰는 편이지만...우리 집에는 애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다. 우윳병을 안물면 애가 잠을 잘 못자니까... 뒤척거리며 칭얼거린다. 그럼 나는 그냥 적응하라는 의미로 놔두고 옆에서 자장가나 불러주면서 지켜보는데.. 할머니는 그걸 두고 못보신다. 방문을 쓱 열고 들어와, 내가 재워 줄구마..하시면서 데리고 나가 버린다.. 이 때 나는 감정이 복잡해진다. 또 기어이 우윳병을 물리시려고 하는구나..생각하면 짜증도 나고, 내가 힘들까봐 그러시는걸까.. 수빈이가 조금이라도 울거나 칭얼거리면 안된단 말인가..싶기도 하고.. 애가 나와 함께 있다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면 당장 달려와서 애를 뺏어안고 엄마가 어쨌어...하면서 애를 달랜다.. 마치 내가 애한테 가해자라도 된다는 듯이.. 남편이 있으면, 차라리 어머니한테 큰소리로 애를 왜 데려가요..놔두세요.. 이러면 그냥 가시는데, 나만 있는 날은 내가 벙쪄있는 사이에 그냥 데리고 나가신다. 이래서 친부모보다 어려운 것 같다. 사람들은 그래도 할머니가 봐주시는게 제일이라고 한다. 할머니처럼 애한테 사랑을 쏟아붇는 아줌마는 만나기 힘들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양육에 전적으로 책임지실 것도 아닌데... 결국은부모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하는데.. 애를 위한다며 하는 행동이 서로 정반대일 때, 상대가 시어머니일 때 어떻게 설득을 하거나 내 의견을 말해야할지 난감해진다. 특히나 한 번 감정을 상해버리면 점점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게 나의 성격이다보니... 아무 감정이 안들어간 상태에서 기분 좋게 어머님을 설득하거나 (아니면 내가 설득을 당하거나) 이러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인격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말인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