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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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2003년 9월 13일 토요일 오후 10시 10분 25초
제 목(Title): [동화] 작은 집 이야기


작은 집 이야기

버지니어 리 버튼 글/그림
홍연미 옮김
출판사 : 시공주니어

작은 집은 언덕 위에 
올라 앉아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서 무척 행복해했습니다.
아침에는 떠오르는 해를 보았고, 
저녁에는 지는 해를 보았습니다.
오늘이 가고 나면 또 내일이 찾아왔고, 
날마다 오늘은 어제와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작은 집만은 언제나 똑같았습니다.

밤이 되면 작은 집은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달은 홀쭉한 
초승달에서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홀쭉한 그믐달이 되었지요.
달이 없는 밤에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먼 곳에서 비춰 오는 도시의 불빛도 보았습니다.
작은 집은 도시라는 데가 어떤 곳인지 호기심이 났고, 
도시에서 사는 생활은 어떨까도 궁금해졌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마을도 천천히 변해 갔지만, 
작은 집은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봄이 되어 해가 점점 길어지고
날이 점점 따뜻해지면, 남쪽에서 돌아올 
첫 울새를 기다렸습니다. 작은 집은 푸른 빛으로 
변하는 들판을 지켜보았습니다. 나무에 
새순이 돋아 오르는 것도, 
사과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개울에서 
놀고 있는 꼬마들도 지켜보았습니다.

기나긴 여름 날엔
햇살 아래에 앉아서 
이파리가 무성해지는 나무들과 하얀 데이지꽃들로 
뒤덮이는 언덕을 굽어보았습니다. 
푸른빛으로 변해 가는 채소도 지켜보았고, 
빨갛게 익어 가는 사과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웅덩이에서 헤엄치는 꼬마들도 지켜보았습니다.

가을이 되어 
낮이 점점 짧아지고 
날이 점점 추워지면, 첫서리를 맞아 
노란빛으로, 주홍빛으로, 빨간빛으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지켜보았습니다.
가을걷이를 하는 것도, 사과를 따는 것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는 
꼬마들도 지켜보았습니다.

겨울이 되어 
밤이 점점 길어지고 
낮이 점점 짧아지고
마을이 흰 눈으로 덮이면, 
썰매를 지치고 스케이트를 
타는 꼬마들을 지켜보았습니다. 
한 해가 가고 나면 또 한 해가 
찾아왔습니다......
예전의 사과나무는 늙어 갔고, 
새 사과나무들이 심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도시로 떠났습니다......
이제는 밤이 되면 도시의 불빛이 더 밝게, 
더 가깝게 보였습니다.

어느 날, 
작은 집은 말이 
끌지 않는데도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내려가는 수레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오래지 않아 길에는 그런 수레가 
점점 늘어났고, 말이 끄는 마차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측량사들이 
나타나서 작은 집 앞의 땅을 재어 갔습니다.
오래지 않아 증기 삽차 한 대가 나타나서 
데이지꽃으로 덮인 언덕을 깎아 내고 길을 팠습니다......
그 다음에는 트럭 몇 대가 나타나서 커다란 돌을 쏟아 내리더니, 
그 다음에는 자갈을 실은 트럭 몇 대가 나타났고, 
그 다음에는 콜타르와 모래를 실은 트럭 몇 대가 
나타났고, 마지막으로 증기 롤러 한 대가 나타나서 
땅을 평평하게 고르자 도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도시로 드나드는 트럭과 
자동차 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주유소며......
휴게소며......
조그만 집들이 새 도로를 따라 
생겨났습니다.
온 세상이 그 전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도로는 자꾸자꾸 늘어났고, 
마을은 조각조각 나뉘었습니다.
더 많은 집들과 더 커진 집들......
아파트들과 연립 주택들......
학교들...... 가게들......
그리고 차고들이 땅 위를 온통 메우고, 
작은 집을 빽빽이 에워쌌습니다. 이젠 아무도 작은 집에 
살려고 하지 않았고, 누구도 작은 집을 
돌봐 주지 않았습니다. 작은 집은 
금과 은을 다 주어도 팔릴 수가 없는 물건이었으므로, 
그저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이제 밤이 되어도 더는 조용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았습니다. 이제 도시의 불빛은 
아주 가까이에서 밝게 빛났고, 
가로등도 밤새도록 켜져 있었습니다.
작은 집은 생각했습니다. "도시에서 산다는 건 이런 건가 봐."
하지만 작은 집은 도시의 생활이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집은 데이지꽃이 핀 들판과 
달빛 아래서 춤추는 사과나무들이 그리웠습니다.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앞으로 전차가 
지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전차는 낮에는 종일, 그리고 밤에는 
이른 시간에만 지나다녔습니다.
모두들 바빠 보였고, 
모두들 허둥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위로 
고가 전철이 지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대기는 먼지와 매연으로 가득 찼고, 
무척 심한 소음이 작은 집을 뒤흔들었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언제가 봄이고, 
언제가 여럼이고, 언제가 가을이고, 
언제가 겨울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날마다 똑같은 것 같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아래로 지하철이 
지나다니게 되었습니다.
작은 집은 지하철을 보지는 못했지만 
느낄 수도,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이제 더는 아무도 거기에 작은 집이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모두들 흘낏 눈 돌릴 새도 없이 뛰어만 다녔습니다.

오래지 않아 사람들은 작은 집을 에워싸고 있는 
아파트와 연립 주택들을 헐어 내고 
깊게 지하실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집 양쪽에다요. 증기 삽차로 한쪽에는 
3층짜리 지하실을 팠고, 
다른 쪽에는 4층짜리 지하실을 팠습니다.
오래지 않아 높다랗게 건물을 지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쪽에는25층짜리 건물이 세워졌고, 
다른 쪽에는 35층자리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겨우 한낮에만 해를 볼 수 있었고, 
밤에는 도시의 불빛이 너무 밝아서 
달도, 별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집은 도시에서 사는 게 싫었습니다.
작은 집은 밤이면 
시골 마을과, 데이지꽃 들판과, 
달빛 아래서 춤추는 사과나무 꿈을 꾸었습니다.

작은 집은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칠이 벗겨지고 
더러워졌습니다...... 유리창은 깨지고 덧창은 
부뚜름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은 집은 초라해 보였습니다......
작은 집 안은 변함 없이 훌륭했는데도요.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에 작은 집을 튼튼하게 
지은 사람의 손녀의 손녀가 그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 부인은 초라한 작은 집을 보고 걸음을 늦추었습니다.
부인은 작은 집의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했는지 
멈춰서서 다시 작은 집을 살펴보았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이 작은 집은 우리 할머니가 
어렸을 때에 살았던 작은 집이랑 정말 똑같이 생겼군요.
이 집이 저 먼 시골의 언덕 위에 있기만 하다면요. 온통 
데이지꽃으로 뒤덮이고 주위에 사과나무가 자라는 언덕 말이에요."

이 부부는 이 집이 할머니의 집이라는 것을 
알아 내고는, 작은 집을 옮길 수 있는지 알아보러 
이삿짐 센터로 갔습니다. 이삿짐 센터
사람들은 작은 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말했습니다. "물론입니다.
이 집은 정말 훌륭한 집이군요. 아주 잘 지은 
집이니까 어디로든지 옮길 수 있습니다."
이삿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기중기로 작은 집을 
들어 올려서 바퀴 달린 판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작은 집이 아주 천천히 도시를 빠져 나가는 바람에 
몇 시간이나 교통이 막혔습니다.

작은 집은 
처음에는 
겁이 났었지만, 
금방 익숙해져서 그런 대로 
견딜 만했습니다.
작은 집은 큰 길을 따라 굴러 가다가, 작은 
길들을 따라 굴러 가, 먼 시골 마을에 
다다랐습니다. 파란 풀밭이 보이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작은 집은 이제 더는 
슬프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마땅한 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집을 여기에도 놓아 보고, 
저기에도 놓아 보았습니다. 
마침내 들판 한가운데에 있는 
조그만 언덕이 보였습니다......
언덕 주위에는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손녀의 손녀가 
말했습니다. "저기예요, 저기가 좋겠어요."
작은 집도 생각했습니다.
"그래, 저기가 좋겠어." 사람들은 
언덕 꼭대기에다 땅을 파고 천천히 작은 집을 옮겼습니다.

유리창이랑 덧창도 말끔하게 고치고 
바깥 벽에는 옛날처럼 분홍색이 도는 
색깔로 예쁘게 칠을 했습니다.
작은 집은 언덕 위로 옮아오고 나서부터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제 다시 해도, 달도, 
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집에는 이제 다시 
사람이 살게 되었고, 작은 집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작은 집은 이제 다시는 도시에 호기심을 느끼지 않겠지요......
이제 다시는도시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겠지요......
지붕 위에서는 별들이 빛났고......
달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시골에서는 온 세상이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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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은 소박하다.         |.-o|
^                                        ㄴ[ L ]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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