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2003년 9월 1일 월요일 오전 04시 14분 39초 제 목(Title): [동화] 엄마의 의자 엄마의 의자 시공주니어 베라 웰리엄스 그림.글 최순희 옮김 우리 엄마는 블루 타일 식당에서 일을 하십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나는 가끔 식당으로 엄마를 찾아갑니다. 그러면 식당 주인인 조세핀 아춤마는 나에게도 일거리를 주십니다. 나는 소금통과 후춧가루통을 씻고, 병에 케첩을 가득 채웁니다. 한번은 양파 수프에 넣을 양파를 혼자서 다 깐 적도 있습니다. 일을 모두 마치면, 조세핀 아줌마는 "정말 수고했구나!"하며 돈을 주시지요. 나는 언제나 그 돈의 절반을 유리병에 넣습니다. 이렇게 커다른 유리병에 동전을 가득 채우려면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매일 저녁 엄마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면, 나는 선반에서 병을 내립니다. 엄마는 지갑에서 팁으로 받은 잔돈을 모두 꺼내어 나에게 세어 보게 하십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동전을 몽땅 병에 집어 넣지요. 엄마는 어떤 때는 식당에서 기분이 좋아 돌아오십니다. 또 어떤 때는 너무 지쳐서 내가 돈을 세어 나란히 늘어놓는 동안 잠들어 버리는 적도 있습니다. 팁은 꽤 많은 날도 있고, 아주 조금밖에 없는 날도 있습니다. 팁이 적은 날이면 엄마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아무튼, 매일 저녁 반짝이는 동전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유리병 속으로 들어갑니다. 우리는 부엌 식탁에 앉아 팁을 셉니다. 할머니도 옆에 와서 앉으시지요. 우리가 돈을 세는 동안 할머니는 콧노래를 흥얼거리십니다. 할머니의 낡은 가죽 지갑에는 대개 우리에게 줄 동전 몇 닢이 들어 있습니다. 할머니는 토마토나 바나나 그 밖에 이런저런 것들을 싸게 살 때마다, 남은 돈을 모아 두었다가 병에 넣으십니다. 한닢도 더 넣을 수 없을 만큼 병이 가득 차면, 우리는 그 돈을 몽땅 거내서 의자를 사러 갈 겁니다. 그래요. 의자요. 멋있고, 아름답고, 푹신하고, 아늑한 안락 의자 말이에요. 우린 벨벳 바탕에 장미꽃 무늬가 가득한 의자를 사려고 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자를요. 옛날에 쓰던 의자들이 모두 불에 타버렸거든요. 전에 살던 집에 큰불이 나서 죄다 타버렸어요. 소파랑 다른 기구들도요. 바로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엄마랑 나는 새 신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나는 샌들을 샀고, 엄마는 굽이 낮은 구두를 샀습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집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남의 집 화단에 핀 튤립을 구경하면서요. 엄마는 빨간 튤립이 예쁘다고 그랬고, 나는 노란 튤립이 좋다고 했어요. 우리 집이 보이는 모퉁이를 막 돌았을 때였습니다. 우리 집 바로 앞에 커다란 소방차 두 대가 서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검은 연기가 펑펑 솟아오르고 있었어요. 지붕 위로는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았고요. 길 건너편에는 동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서 있었습니다. 엄마가 내 손을 꽉 움켜잡았어요. 우리는 헐레벌떡 뛰어갔습니다. 샌디 이모부가 우리를 보고 달려왔어요. 엄마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머니는요?" 아이다 이모가 손을 흔들며 외쳤습니다. "여기야, 여기 계셔. 걱정하지 마. 엄마는 괜찮으시니까." 다행히도 할머니는 무사하셨습니다. 한참 만에 찾아 내긴 했지만, 우리 집 고양이도 무사했어요. 하지만 살림살이는 모두 못쓰게 되고 말았습니다. 집 안에 있던 물건들은 죄다 타서 시꺼먼 숯덩이와 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한동안 아이다 이모와 샌디 이모부 집에서 지냈어요. 그러다 아래층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우리는 벽을 노란색으로 칠했어요. 마룻바닥도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았습니다. 하지만 방들은 모두 텅텅 비었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하던 날, 이웃 사람들이 피자와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또 여러 가지 살림살이도 갖다 주었습니다. 길 건너 앞집에서는 식탁과 의자 세 개를 갖다 주었고요, 옆집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어렸을 적에 쓰던 침대를 주셨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양탄자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샐리 이모는 하얀 바탕에 빨간 무늬가 있는 커튼을 주셨습니다. 엄마가 일하는 식당의 주인인 조세핀 아줌마는 냄비와 프라이팬, 그리고 은그릇과 접시들을 갖다 주셨습니다. 내 사촌은 자기 곰인형을 내게 주었지요. 할머니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모두들 어쩌면 이렇게 인정이 많으신지,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다행히 이 애들은 아직 젊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람들은 짝짝짝 박수를 쳤습니다. 그것이 벌써 일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여태껏 소파도, 커다란 의자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시면 늘 발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어디 무거운 발을 올려놓을 만한 데가 있어야지." 하시면서요. 할머니도 편안하게의자에 기대어 앉아 콧노래를 부르며 감자를 깎고 싶어하시지만, 딱딱한 부엌 의자에 앉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식당에서 가장 큰 유리병을 집으로 가져오시게 된 겁니다. 동전이 생기는 대로 유리병 안에 모으려고요. 이제 유리병은 내 힘으로는 들 수도 없을 만큼 무거워졌습니다. 샌디 이모부가 이십오 센트짜리 동전을 하나 주셨을 때도, 이모부가 나를 안아 올려야만 했습니다. 내가 동전을 병에 넣을 수 있게 말이예요. 저녁을 먹은 다음, 엄마와 할머니와 나는 유리병 앞으로 갔습니다. "와아, 어느 새 꽉 찼네." 엄마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엄마는 오 센트짜리, 십 센트짜리, 그리고 이십오 센트짜리 동전을 싸는 작은 종이를 집에 가져오셨습니다. 나는 동전을 일일히 세어 종이로 쌌습니다. 엄마가 식당을 쉬는 날, 우리는 동전을 모두 은행에 가져가 십 달러짜리 지폐로 바꾸었어요. 그런 다음,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의자를 사러 갔습니다. 우리는 가구점을 네 군데나 돌아다녔습니다. 큰 의자에도 앉아 보고 작은 의자에도 앉아 보고, 높은 의자와 낝은 의자, 푹신한 의자와 딱딱한 의자에도 앉아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온갖 종류의 의자에 앉아 보니, 마치 "곰 세마리" 이야기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가 된 기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가족 모두가 꿈꾸어 온 의자를 발견했습니다. 그 의자는 우리가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충분히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다 이모와 샌디 이모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모와 이모부는 곧장 트럭을 몰고 달려와 의자를 집까지 실어다 주셨습니다. 두 분은 우리가 안달이 나서 의자가 배달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계셨거든요. 나는 트럭 짐칸에 실려 있는 의자에 앉아 보았습니다. 엄마는 차가 달릴 때에는 의자에 못 앉게 하셨어요. 그렇지만 집에 와서 의자를 트럭에서 내려 현관까지 운반하는 잠깐 동안은 앉아 있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의자를 하얀 바탕에 빨간 무늬가 있는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 바로 옆에 놓았습니다. 할머니와 엄마와 내가 의자에 앉자, 아이다 이모가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이제 낮에는 할머니가 이 안락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저녁에는 엄마가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와 여기에 앉아 텔레비전 뉴스를 보십니다. 저녁을 먹은 다음엔 내가 엄마랑 같이 이 의자에 앉습니다. 내가 엄마의 무릎에 안겨 잠이 들면, 엄마는 나를 안은 채 팔을 뻗어 불을 끌 수도 있답니다. (끝) ^^^^^^^^^^^^^^^^^^^^^^^^^^^^^^^^^^^^^^^^^^^#####^^^^^^^^^^^^^^^^^^^^^^^^^^^^^^ ^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은 소박하다. |.-o| ^ ㄴ[ L ]ㄱ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