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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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Diablo (블로)
날 짜 (Date): 1998년 9월 21일 월요일 오전 01시 21분 57초
제 목(Title): 마누라교육,자식교육,남편교육



제가 머리깍으러 갔을때 일입니다.

날씨가 더웠는데 손님이 꽉 차있었습니다. 마침 프라스틱 물컵이 떨어져서
물을 마실수 없었습니다. 주인아줌마는 방금전에 물컵이 떨어졌는데 창고에
찾아봤더니 없더라, 연락을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어떤 여자가 애를 데리고 들어왔는데 뭔가에 흥분한 듯한 짜증난 표정을
짓더니 물컵이 없다고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애는 까불거리면서 미장원
구석을 뛰어다니면서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합니다.
애엄마가 "물컵어딨어요? 애가 물먹고 싶어하는데" 라고 말하자 일하던
아줌마중 한명이 "보시다시피 너무 바쁘다. 애엄마께서 저쪽방에 가시면
유리컵이 있을텐데 그걸로 애에게 물좀 떠주세요" 하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애엄마는 "내가 네 종년이냐?"하는 표정으로 아줌마를 보더니 
유리컵을 쓰레기통에 홱 던져버리더니 애를 콱 쥐어박아버리고는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애는 그 조그만 입으로 "C8 C8"을 나불나불거리면서 발에 걸리는 대로 
마구 차면서 울어대기시작합니다.
보다못한 아줌마중 한명이 머리깍던것을 멈추고 애에게 물을 떠줍니다.
애는 안먹는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계속 울어재낍니다.

그때서야 머리깎던 남자중 한명이 왜 이러냐고 머리를 돌리며 물어 봅니다.
이 남자는 애기아빠였습니다. 아줌마가 '보시다시피 이렇게 된겁니다.'
하고 말하면서 날씨도 더운데...하고 말끝을 얼버무렸습니다.
남자는 다시 머리를 돌리고 계속 머리를 깍습니다. 애는 징징거리고 악을
쓰고 와이프는 문밖에 나가서 씩씩거리는데 남자는 말리기는 커녕 본척도
안하고 머리를 깍습니다.

머리를 다깍고 남자가 밖으로 나가더니 다시 들어왔습니다.
대뜸 "주인아주머니랑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하고 말합니다.
주인이 나오자 손가락으로 일하는 아줌마를 가리키며 "저 아가씨가 우리
와이프랑 애한테 불친절하게 굴었다는데 이래도 되는겁니까?" 하고
말을 꺼냅니다.
주인이 설명을 다시해줍니다. 남자는 들은척도 않더니 "애라고 무시하는
겁니까? 물을 먹고싶으면 물을 줘야지요." "주인 아줌마는 왜 사과한마디
안하는 겁니까?" 하고 자기 말을 계속 내뱉았습니다.
남자는 전혀 흥분한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유들유들하게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힘을 줘서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사정설명을 다시한후 미안하게 되었다고 사과를 합니다. 
그러자 남자는 여유있게 문밖의 와이프를 보면서 "걱정마. 내가 다 해결한다고
그랬잖아?" 하고 말해줍니다. 그리고선 한마디를 내뱉습니다.
"저렇게 서비스하는 아가씨를 데리고 어떻게 장사를 하셨습니까?"

이정도 되자 분위기가 험악해졌습니다. 험악해졌다기보다는 웬지 구토가
치밀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그 마지막말은 일하는 아줌마들의 마음에 기름을 부은격이 되었습니다.
손님들도 그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잠시 가라앉은 분위기... 

곧이어 손님중의 한 나이지긋한 분이 말했습니다.

"당신 마누라가 당신애 물떠줄 컵을 집어던졌고, 당신 애가 내 정강이를 
 걷어찼소. 당신은 마누라 나가고 애가 손님들 다리 걷어찰때 뭘하고
 있다가 지금 나와서 딴소리하는거요?"

남자는 별 이상한 영감 다보겠다는 표정으로 그 손님을 봅니다.

상황이 조금 이상해지자 잠시 당황했던 것 같던 남자의 얼굴에 다시
유들유들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내 말은..."

손님중의 몇명이 벌떡 일어나면서

"그 *끼 *나 짜증나네... 니 마누라 자식 간수나 잘해, 여기가 시장바닥이냐?"

남자는 거의 똥씹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잘 해보자 이거지요."하고 남자는 얼버무립니다.

미장원 주인과 남자는 뭐가 미안하고 뭐가 괜찮은지는 몰라도 둘이서 크게 절을 
해가면서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를 연발하였고 남자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쳐서 나가버렸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활약이 기대되는 환상의 트리오 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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