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노란컵) <sparcs.kaist.ac> 날 짜 (Date): 1998년 9월 12일 토요일 오전 07시 29분 23초 제 목(Title): 신혼여행 많은 분들이 신혼 여행에 대해 말씀들을 하고 계셔서 저의 경우를 한 번 이야기 할 까 하고요. 저희는 워낙 짠돌이 짠순이라서(저는 예전에는 않 그랬더랬어요. 울 신랑이 워낙에 짠돌이라 저까정 그렇게 되버렸지만서도) 신혼 여행도 않간다 않간다 하고 결혼 전전날까지 버팅기다가, 양가에서 그러면 되냐 돈 아끼는 것도 좋지만 않다녀오면蘊ち傷� 후회한다는 둥 애걸, 협박을 해서 부모님 소원 한 번 들어주자는 셈 치고 다녀왔죠.(누가 결혼하는 건지 몰라..) 부모님들께선 비행기표랑 호텔 예약 해줄테니까 제주도로 갔다와라 했지만 돈돈돈을 생각하니 아깝기도 하고, 왠지 남들 다가는 제주도에 가는 건 재미 없지 않냐 하는 생각에 동해안 일주를 하기로 했어요. 일단 차를 렌트했어요. 둘다 차가 없어서. 운전면허 딴 후 제대로 운전 한 번 해 본 적 없는 울 신랑이 자기가 운전한다고 해갖고(제가 오히려 운전 경력을 더 많지만. 부모님 차 끌고 히히덕덕 이곳저곳 다니곤 했거든요) 겁도 없이 고속도로를 막 달렸죠. 출발전에 대강의 일정을 잡은 뒤 4박 5일 동안 다녔어요. 신랑은 운전하고 저는 열심히 지도책 들여다 보면서요. 근데 저의 신랑이 워낙에 방향 감각이 없어갔고, 바로 앞에 표지판 보고서도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많이 헤맸지만요. 다른 많은 커플들은 신혼여행이니 근사하게 호텔에서 묵자 하는 거 같은데요(하긴 그러는 것도 좋긴 좋죠), 저희는 그날 들른 여행지에서 골라 잡은 여관에서 잤어요. 첫날 밤 들어간 여관은 정말 쥐약이었지만요. 읔~.. 에어컨도 않된 방덕에 창문을 조금 열어 놓고 잤다니 밤 새 모기에 시달렸어요. 속박당하는 것도 없고, 차로 달리다 풍광이 좋다 싶으면 차 세우고 놀다가 정말이지 차 가는 대로 다녔어요. 식비도 아낀다고 저희는 코펠이랑 버너도 가지고 가서 밥도 해먹고 그랬어요. 이건 뭐 신혼여행이 아니라 그냥 캠핑 간 거 같지만. 무척 재밌었고, 둘 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시간이 없으시거나 여행 일정을 계획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여행사 코스대로 신혼 여행 다녀 오시겠지만요. 저희처럼 시간이 많으시거나(?) 신혼 여행이니 뭔가 달라야 하는 생각만 없으시다면, 돈을 절약하면서도 (추측해 보시면 알겠지만 저흰 진짜 얼마 않들었 어요. 차가 없는 탓에 렌트비만 좀 들었죠), 재밌고 독특한 신혼 여행 추억을 가지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