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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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sandra (Siempre)
날 짜 (Date): 1998년 8월 25일 화요일 오전 04시 37분 05초
제 목(Title): 남편이 설거지좀 도와줍니까?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묻습니다!

결혼한지 10개월정도 되어 가는데, 전 왜그렇게 설거지 하기가 싫은지 모르겠어요.
가끔...투덜거렸죠..."설거지 하기 시로 시로..." 그러면 정말 가끔 가뭄에 콩나듯
한번씩 "내가 해줄께" 하면서 하더군요.  시키는게 좀 미안하기도 했죠.

얼마전 뉴욕으로 이사를 했고, 시아버지랑 함께 살게 되었죠.
예상할 수 있듯이 먹거리에 몇배나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어떤 날은 최대 6번까지
밥상을 차렸습니다.  시아버지 따로 우리 따로...식사 시간이 달라서요.
당연히 설거지도 6번...으...

거기까진 좋다 이겁니다.
남편은 전에 있던 곳보다 더 늦게 퇴근합니다.  6시 30분경에 집에 오니까요.
전 아직 직장을 잡지 않아서 하루종일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지요.
시아버지는 자주 나갔다 들어오셨다 하시지만 그래도 거의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거의 다른 시간대에 차려드려야 합니다.

남편이 집에 오면 전 반갑고, 하루종일 뭐했나 궁금하고 또 할 얘기도 많고
상의하고픈 얘기도 많지요...그런데 얘기할 시간이 없더군요...오자마자 전 하던 
저녁준비를 마저 해서 밥상을 차리고, 10분 정도만에 허겁지겁 식사를 끝내고...
전 설거지를 하면 남편은 TV를 보거나 씻거나 뭐 다른 거 하고...조금 얘기 나눈다 
싶으면 시아버지 오셔서 또 밥차리고 설거지하고...이젠 시아버지랑 시간을 보내야 
하니 거실에 앉아 이러쿵 저러쿵...그러다 어느새 잘 시간...씻고 자고...
이런 날 아니면...근처에 사는 친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지요.  우리집에 
오기도 하고 또 우리가 가기도 하고...흠...

전 이곳에 친구라고는 하나도 없지요.  남편 하나 믿고 식구들 친구들 다 한국에 
버려두고(?) 왔건만...저렇게 하루를 마감하려면 정말 공허하답니다.  그래서 전 
설거지를 하면서 있는 열 없는 열 다 받습니다.  밥을 먹었으면 같이 밥상좀 
치우구 나 설거지할때 옆에서 이런 저런 얘기좀 하면 안되나...완전히 밥먹고 
쏘옥이야!!  하면서 혼자서 속으로 씩씩 대는 거죠.

그래요 단지 원하는건 옆에서 이런 저런 얘기 같이 하는 것뿐이죠...흠...

얼마전 화난채로 동생에게 메일을 보냈어요...세상에 늬 형부는 밥먹고 
쏘옥이란다.어쩌구 저쩌구...그랬드니 답장이 왔더군요...형부 변했구나 어쩌구...
그런데 오늘 전화 통화를 하는데 동생이 그러더군요.  "치~~ 설거지 다 안한데...."
친한 언니 남편도 여태 한번도 안했댜...그럼서...
참나...저의 기대가 저의 희망이 정말 웃긴건가요?  남자는 당연히 설거지 
안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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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의 행동을 비웃지도 않고, 한탄하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않고, 이해하려고 하였다. ---------- 스피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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