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8년 8월 14일 금요일 오후 01시 57분 34초 제 목(Title): 낙서 8. 나 힘들어! 힘들어 죽겠단 말야!!! 남편도 밉고, 시어머니도 미워!! 다 싫어!!! 이렇게 외치고 싶은 날이었다..오늘 오전은. 덥고 짜증나는 날씨, 이젠 고집도 세어지고 부쩍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통통을 넘어 뚱뚱으로 갈려고 하는, 그래서 한 번 안아주면 하늘이 노래질 것 같게 만드는 우리딸 수빈이. 빵빵하게 불러오는 뱃속의 아기, 잔소리하는 시어머니, 무심한 남편...흑흑흑.. 사실, 우리집에서 시어머니, 나, 남편은 모두 있는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으로는. 어머님은 땀이 줄줄 흐르는 이 더운 날에 애를 보시느라, 가냘픈 체구에 있는 힘을 다하신다는거 안다. 남편도 집에오면, 우윳병 삶고, 설겆이 하고, 애 목욕도 시키고, 기저귀 갈아주고 빨래 돌리거나 널고..이런 일들을 네거 내거 없이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한다. 나도 퇴근하고 집에가면 애가 잠드는 9시 30분 경까지는 잠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도록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 다들 열심히 살아주면 되는 것 아닌가... 근데도 오늘은 자꾸 눈물나도록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 말이 다른 식구들에게 전염되어 모두가 맥빠질까봐 함부로 말 할수도 없는 심정이었고. 내가 이렇게 지칠 때, 가끔씩, 하나님이 파견하는 사람이 있다. (난 그렇게 믿는다) 가서 miz 좀 위로해주라고. 오늘은 나의 친한 친구 xx가 파견되었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점심시간이 가까와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하더니, 나와 걔가 동시에 좋아하는 함흥 냉면과 김치전을 사주었고, 돌을 며칠 앞둔 수빈이에게 보기만해도 함박웃음이 나올만큼 예쁜 원피스를 사주고 갔다. (그 친구의 경제사정을 생각해서 결국 나도 약간의 부담을 했지만.) 조금만 더 견뎌라... 조금만 더 참으면 시원한 날씨와 어여쁜 아가를 보내주마... 이런 메시지를 전달받은 것 같다. 그래, 이 여름을 넘기기가 힘들어서 조금 지쳐있었구나.. 좀 더 힘을 내야지.. 근데, 무서운(?) 주말이 다가오고 있다. 다른 사람은 이해 못하겠지만, 일 만들기 좋아하는 시어머니와 자꾸 안아달라고 떼쓰는 아이와 끈적끈적하고 후덥지근한 날에 하루 종일 보내는 주말이 요즘은 겁난다. 전에는 TGIF(Thanks God It's Friday) 였다면 요새는 TGIM(Thanks God It's Monday) 라고나 할까... 우째 연년생을 임신해 가꼬..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조심하세요.. 연년생은 정말 장난 아니예요... 아무리 자기 머리에서 "오늘은 괜찮다.."고 해도 꺼진 불도 다시보는 마음으로 피임에 조심하시구요..헤헤.(웃을 기운도 없어).. 임산한 아내가 있으면 무조건 잘 해주시구요.. 여러분 중 힘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특사가 파견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