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2000년 3월 27일 월요일 오후 05시 21분 21초 제 목(Title): 봄나들이..? 나의 결혼 생활은 이제 만 6년 하고도 반년쯤 지난 것 같다. 신혼 초에는 "이혼 안하고 한 7년 정도만 살면 왠만한 문제는 대충 해결이 되어 있겠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그 칠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때쯤 되니까,, 해결될 문제는 거의 해결됐는지 몰라도(일단 해결된 것은 관심 속에서 사라지므로), 해결 안 된 문제는 "고질적으로"남아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해결하려고 싸우고, 설득하고..하는 것보다 "포기"하는게 더 빠를 수도 있는.. 그런 문제들만 남아 있게 되는 것 같다. "나들이"도 그런 문제 중의 하나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산책도 좋아하고. 공원 같은데서 산책을 하고, 아이랑 사진도 찍고,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씩 핥고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맛있는 냉면집에 들러 냉면이라도 먹고 돌아오면 그날은 "보람있게"보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남편은 나가는걸 싫어한다. 골수 "방콕족"이다. 방에 틀어박혀서 바깥 날씨가 어떻든, 비디오 한 편 빌려보거나, 톰 클랜시(?)의 소설 같은 걸 빌려 보고 뒹굴거리다 슈퍼에 가서 장을 봐다 요리라도 하나 만들어 먹으면 "보람"있나부다... 나도 남편처럼 사는게 재미있을 때도 있다. 비록 지금은 애때문에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살지만, 일주일에 비디오를 몇편씩 빌려다보고, 소설을 읽으며 밤을 지새는 날도 허다했었다.. 하지만, 애가 둘이나 있어서, 두놈(?) 모두 잠들지 않는 한 부부가 함께 비디오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사람이 이렇게 즐기는(?) 동안 한사람은 애를 봐줄 수 밖에 없쟎은가 말이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떡 버티고 있는데, 공평하게(?) 토요일은 남편이 놀고, 일요일은 내가 논다..?는 것도 뒤통수가 찔리는 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남편은 가끔 비디오나 책을 빌려서 자기의 욕구를 채우는가 몰라도, 나는 우리집에서 차로, 혹은 지하철로 20분도 안걸리는 공원 나들이 한번을 할려도 몇달을 참고, 싸우고, 울고 속이 터져야 어떻게 한 번 나가게 되니..참 힘들다. 어제는 그렇게 몇달만에 가까운 어린이 대공원에 갔다온 날이다. 컴컴한 집에 쳐박혀 있을 때는 아직도 겨울인 것만 같더니, 나가니 겨울은 무슨 겨울...벌써 봄이 자기자리 다 차지하고 있더구만... 집에서, 남편과 어머님의 분위기는 "이렇게 쌀쌀한 바람이 부는데 애데리고 어딜 나간다고.."이런 식이지만, 공원에는 애데리고 나온 사람들로 바글거리고, 바람도 없는 날씨더구만... 우리 집은 이러면서도 "우리 나라에는 봄 가을이 없고, 여름, 겨울만 있다.."고 한다... 봄이 집안으로 찾아들어오기만 바라니 그때 바깥은 여름인게 당연하지 않나 말이다.. 어쨌든, 살면 살수록, 서로 안맞고 힘든게 이런건가부다..싶다.. 집에서 지하철로 10-20분 거리인데도.. 물론, 잘맞고, "그래, 이사람이야!!" 싶은 부분도 많고, 그 때문에 힘든 날보다는 즐거운 날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서로 기질적으로 안맞는 부분들을 맞추며 산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