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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6 ] in KIDS
글 쓴 이(By): psuljw (카프카)
날 짜 (Date): 2003년 11월 15일 토요일 오전 05시 02분 14초
제 목(Title): 70년대 고속 터미날


70년대 어느 날이었다.
당시에는 시골이나 다름없던 동네를 벗어나, 읍내 역할을 했던 반포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려고 버스를 탔다.
그런데 이 버스가 반포 3거리에 다다르자 갑자기 좌회전을 하는게 아닌가.
분명히 집으로 가려면 우회전을 해서 이수교를 건너야 하는데, 버스를 
잘못탓다고 생각하자 눈앞이 캄캄해 지는 것이다.
아니다 버스 번호는 틀림이 없다. 아마 운전기사가 길을 잘못든 것일거다.
조금만 가다가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바꾸겠지..
그러나 버스는 방향을 바꿀줄 모르고, 반포아파트 단지를 벗어난 후로는
더욱 속도를 내서 쉴세없이 동쪽으로 동쪽으로 달린다.
이미 인가는 보이지 않고 길가에는 뽕밭이 계속 펼쳐진다. 
내 기분에 한 한시간은 달렸을까, 뽕밭 한가운데 조그마한 단층 건물이 보인다.
지칠줄 모르고 달리던 버스는 그 건물 앞에서 선다. 
버스가 멈추자 시골에서 갓 올라온 듯한 사람들이 짐짝들은 메고, 머리에 이고
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다 태우고 나서야 버스는 다시 방향을 바꾸어 서쪽으로 향한다.

머리에 아직도 생생한 유년의 기억이다.




      =-=-=-=-=-=-=-=-=-=-=-=-=-=-=-=-=-=-=-=-=-=-=-=-=-=-=-=-=-=
           진실 없는 삶이란 있을 수가 없다.
            진실이란 삶 그 자체인 것이다.
      =-=-=-=-=-=-=-=-=-=-=-=-=-=-=-=  ♤ Franz Kafk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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