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 in KIDS 글 쓴 이(By): Cbill (* 강 피) 날 짜 (Date): 1997년06월17일(화) 21시55분20초 KDT 제 목(Title): [tv저널] 황신혜 인터뷰 황신혜(34)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드라마 <신데렐라>에서 그의 근무처인 STV로 등장하는 경기도 안성의 동아방송전문대 방송실에서, 그는 녹화 중임에도 컷 소리가 날 때마다 눈을 감고 피로한 기색을 내비쳤다. 황신혜를 만난 6월3일(화) 하루에만 22신을 찍을 예정이었는데 그의 코디네이터 남근미씨는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많을 때는 35신을 찍기도 한다는 것이다. 토요일 방송분을 당일인 토요일까지 찍어야 할 정도로 일정이 빡빡해 금요일 같은 경우에는 아예 ‘죽는 날’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새벽 5시부터 하루 종일 야외에서 촬영하다가 밤 9시부터는 MBC 스튜디오에서 밤새 녹화를 하고 다음 날 오전 8시나 돼야 귀가하기 때문이다. 그 날 황신혜는 몹시 지쳤는지 질문에 건성건성 짧게 답했지만 다음 날 전화로 통화를 하게 됐을 때는 성의 있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악역? 더 많이 욕을 먹고 싶다 <신데렐라>에서 황신혜가 연기하는 혜진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자신의 여성성을 무기로 활용해 성공을 낚으려는 혜진은 아주 권력 지향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공적인 자리에서 만난 애인 준석(김승우)에게 친한 척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과시한다거나, 출세를 위해 관계를 맺었던 유국장 (이영하)에게 “이사로 승진하려면 나한테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 알고 있잖아요. 난 힘이 있어요”라고 외치는 인물이다. 그동안 대개의 드라마에서 여자들은 애정 지향적으로, 남자들은 출세 지향의 인물로 그려진 데 비해 이 드라마의 남녀 인물들은 정반대로 그려진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한 황신혜의 견해는“너무 못 됐다”는 것이다.“너무 노골적인 수를 쓰면서까지 성공하려고 하잖아요. 특히 자기 여동생을 질투하고 견제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공감이 가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연기하기에 재미있는 인물이에요.” 대본에 쓰인 대로 연기한다는 황신혜는 연기 중에 너무 웃음이 나와 NG를 낸 적이 많다고 한다. “제가 생각해도 ‘뭐 이런 애가 다 있나’싶을 정도로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게 황당해요.” 이를테면 동생 혜원(이승연)이 언니와 준석의 데이트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려고 하자 “너 여태까지 붙어 있었는데 지금 간다는 게 말이 되니”하고 은근히 구박하거나 동생에게 “난 단순히 외모 하나로 공주가 된 애들이랑은 격이 다르지. 내가 머리도 속도 없이 인물만 반반했다면 준석씨가 나한테 반했겠니” 라고 말할 때는 황신혜 자신도 웃음을 참기 힘들다는 것이다. 황신혜는 자신의 악역 연기가 열띤 반응을 얻는 것에 대해 신나하고 있었다. “극중에서 나쁘게 묘사되니까 욕을 먹는 게 당연하죠. 좀더 욕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신데렐라? 허상일 뿐이다 이 드라마는 동화의 주인공 신데렐라에 대한 작은 의구심에서 시작됐다. 동화에서 신데렐라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의붓언니가 신데렐라만큼 예뻤다면 어떠했을까? 의붓동생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하게 되자 얼씨구나 하고 궁전으로 따라들어간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동생을 제칠 정도로 야심만만하고 똑똑한 여자였다면 어떠했을까? 이창순 PD는 동화에서는 미미한 비중을 차지한 의붓언니의 비중을 신데렐라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크게 해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 드라마에서 언니는 사랑을 버리고 신분 상승을 선택하지만 그마저 놓쳐 버리고 마침내는 정신마저 나가버리는 인물로 설정돼 있고, 동생은 우연히 CF 모델로 발탁되면서 스타가 되고 마침내는 언니의 이중성에 질린 왕자의 사랑까지 얻게 되지만 몰락한 언니를 보면서 사랑을 버리고 자매애를 회복하는 인물로 설정돼 있다. 이창순 PD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드라마에서나마 충족시켜 달라는 시청자들의 열렬한 바람을 무시하고 ‘신데렐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애초의 결론을 관철시킬 작정이다. 이 드라마의 원전이 된 동화 신데렐라에 대한 황신혜의 견해는 어떠한 것일까. 그는 87년 재벌 2세와 결혼식을 올려 현실 속의 신데렐라로 부러움을 산 바도 있고 그 동화같은 결혼을 9개월 후 파경으로 마무리한 바도 있다. “어릴 때는 신데렐라가 있는 줄 알았어요. 요즘도 가끔 신데렐라처럼 보이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신데렐라는 없어요. 다 허상이지요.” 운이 좋다고? 운 좋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노력파이다 신데렐라는 없다고 말하는 황신혜도 연기 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신데렐라에 가깝다. 사실 황신혜가 데뷔한 경로를 살펴보면 드라마 <신데렐라>의 동생 혜원이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다. 황신혜는 83년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재학 당시 CF 촬영을 하게 된 과 친구를 따라 제일기획에 들렀다가 우연히 사진을 찍히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화장품 모델로 발탁된다. 그리고 그 CF로 인해 MBC <아버지와 아들>이란 드라마에 캐스팅되고 곧 이어 <내 마음의 풍차>란 드라마의 주역으로 발을 내디딘다. 그는 무명의 설움을 겪은 일도 없고 단역이나 조역의 비애도 잘 알지 못한다. 황신혜는 자신이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사실 노력을 많이 한 편은 아니라고 한다. “연기 생활을 시작한 처음에는 운이 많이 따랐어요. 30대에 접어들면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됐고 그러면서 노력을 하게 됐죠. 노력과 행운이 반반쯤 섞여서 지금의 황신혜가 된 것 같아요.” 출연작을 고를 때 감독의 연출력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그는 섬세한 연출자를 선호한다. 그 중에서도 박철수 감독과는 90년에 <물 위를 걷는 여자>로 호흡을 맞춘 이래 <서울 에비타> <테레사의 연인> <301·302> <산부인과>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작업을 함께 했다. 박철수 감독과의 작업이 항상 새로운 연기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자신을 고무시켜 준다는 황신혜는 앞으로는 코믹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창순 PD와는 95년 <베스트극장> '혼자일 수 없는 아픔’으로 조우한 이후 <애인>과 <신데렐라>로 막강한 콤비임을 과시하고 있다. 황신혜는 이창순 PD에 대해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도할 때 꼼꼼하고 섬세하다”고 평했다. 늙었다고? 서른다섯의 내 나이를 사랑한다 63년 4월16일생인 황신혜는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이다. 몇 년전부터 서른을 넘긴 여배우가 활발히 활동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는데 황신혜는 그런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 주자라할 만하다. 30세가 넘어서야 연기의 맛을 알았다는 황신혜는 서른을 넘겨야 진짜 연기가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30대 예찬론자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30대나 40대의 여배우들이 연기도 잘 하지만 매력이 흘러 넘쳐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서른 넘어서도 여주인공으로 나서면 굉장히 신기해하는데 이제는 그런 배우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예요. 나이가 들수록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잖아요.” 앞으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황신혜는 일과 사랑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일보다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어렸을 때 꿈꾼 것처럼 사랑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요. 전 현모양처가 되는 게 꿈이에요.” 외모? 미운 곳도 있지만 대체로 만족한다 예쁜 여자들만 모인 연예계에서도 최고의 미인이란 타이틀을 십여년 넘게 갖고 있는 황신혜. 그는‘컴퓨터 미인’이라 불릴 정도로 완벽한 이목구비를 갖췄지만 아랫니의 치열이 고르지 못하다거나 종아리가 미끈하지 않고 알이 박였다는 자잘한 흠도 있다. 황신혜가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느낄 때는 예쁜 여자들을 보았을 때. 눈이 예쁜 여자를 보면 그 눈을 닮고 싶고 얼굴선이 고운 여자를 보면 그 윤곽이 부럽다는 황신혜는 “예쁘다고 생각되는 여자들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부분도 수시로 바뀐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신혜는 “자신의 외모에 불만스러운 편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자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크게 웃었다. “아뇨, 내 얼굴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죠.” 베스트 드레서? 패션 리더에 가깝다 여러 차례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던 황신혜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놀라운 패션 감각을 보여준다. <신데렐라>에서 황신혜가 입는 의상의 특징은 몸에 꼭 달라붙는다는 것. 극중 인물인 혜진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는 성격임을 고려한 것도 있지만 워낙 황신혜가 슬림한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기성복 55 사이즈를 입으면 약간 낙낙하다”는 그는 조금이라도 크다 싶으면 그 옷을 절대로 안 입을 정도로 작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 <신데렐라>의 의상은 캘빈 클라인 컬렉션, 미샤, 크로마 등에서 협찬받고 있는데 특히 크로마에서는 원하는 스타일의 의상을 따로 제작해 협찬할 정도로 열성적이라도 한다. 선탠한 피부에 어울리도록 파스텔톤의 옷을 주로 입었던 황신혜는 혜진의 운명이 서서히 반전하는 것을 계기로 의상의 색상과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한다. <애인>에서 머리핀과 시가렛 팬츠 등을 유행시켰던 황신혜는 <신데렐라>에서 끈처럼 한번 묶은 은색 체인 목걸이를 유행시키고 있다. 친구의 목걸이를 빌려 착용했다가 급속도로 유행하게 된 것인데 주위에서는 그 목걸이 제작사만 덕을 봤다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이렇게 황신혜가‘패션 리더’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자 액세서리 브랜드나 의류 회사에서 황신혜가 자사 제품을 착용하는 대신 일정 금액을 지불하겠다며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마치려면 'y' 를 입력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