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udyingabroad ] in KIDS 글 쓴 이(By): nameless (무명용사) 날 짜 (Date): 1995년09월05일(화) 01시20분57초 KDT 제 목(Title):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 이 밤이 지나면 25년동안 내 삶의 원천이고 무대이었던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내가 원하던 길이었고 이제 겨우 그 목표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인데 왜 이렇게 힘이 빠지는 것일까요? 출국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새생활에 대한 기대감이나 설레임대신에 웬지 모르는 아쉬움과 두려움이 감싸오는 것을 느낍니다. 오직 나만을 믿고 사시는 부모님, 교수님과 선후배들, 나의 소중한 벗들, 그리고 너무나 사랑했던 Y. 그들을 어떤 모습으로 남기고 떠나야 할런지... 아무도 아는 사람없는 그곳에서 누구와 얘기를 하고 누구와 밥을 먹으며 누구와 술잔을 기울일 수 있을까. 미천한 영어 실력으로 날고 긴다는 그들틈에서 중간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을 거듭할수록 내 자신이 작아짐을, 밀려오는 거대한 암흑에서 도망쳐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이 밤이 지나면 그 암흑속에 파묻힌다는 생각에 잠이 올것같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날 오늘의 나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알수 있도록 내 모든 젊음을, 정열을 바칠 것입니다. 불안한 나의 미래를 소중하고 의미있는 젊은날의 추억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잠은 안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넋두리 조금 한 것 같군요. 내년에 유학을 갈 벗 GY과 아직도 방황하는 후배 WJ에게 좋은 결과 있길 바라고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무명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