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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ingabroad ] in KIDS
글 쓴 이(By): nameless (무명용사)
날 짜 (Date): 1995년05월25일(목) 00시29분08초 KDT
제 목(Title): 군대와 유학 -어느 군인의 한마디 



안녕하십니까? 무명용사입니다.

군대문제로 고민하는 분이 있는 것 같아 도움이 될까하고 펜을 들었습니다.

제 ID에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현재 육군교육사령부에서 복무중인 대한민국 

육군입니다. 물론 현역은 아니고 18개월 단기사병입니다.

여기저기서 방발이, 똥방위, 동방불패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우지만 그런 농담의

대상이 될만큼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결코 제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군대라는 곳이 여러분들이 

지금 있는 학교나 연구소와는 너무나 다른 곳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방위가 이런데 하물며 현역은 어떻겠습니까?

제 자신이 유학을 결정하고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 바로 군대문제입니다.

guest님과 마찬가지로 유학과 군대에 관해 머리 싸매고 고심 한 끝에 결국 입대를 

결정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의 경우 18개월 방위라 이런 선택이 가능했지만 

방위제도가 폐지된 지금의 상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군 생활하면서 바로 옆의 현역생활을 지켜본 바 현역 26개월동안 유학준비를 

겸행하겠다는 생각은 무리입니다. 아니 유학준비는 고사하고라도 군대라는 곳은 

studyingboard의 여러분과 같은 Elite들에게 전혀 어울리는 곳이 아닙니다. 

단순히 학벌이나 군대의 일의 특성에 관해서 말씀드리는게 아니라, 그 철저하게 

억압되고 통제된, 개인의 독창성이나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집단에서 우리와 같이 

창의성을 생명으로 하는 과학도, 공학도는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아무일도 안하고 백수로 2년을 노는게 낫지 어떤일이 있어도 현역입영은 

반대입니다. 그렇다면 차선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학부를 졸업한 경우라면 이것저것 생각않고 그냥 떠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 이것을 택할 경우는 나이 제한에 걸려 중간에 끌려오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만 

합니다. 제가 아는 선배도 졸업 1년 남겨놓고 끌려와 군복무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현재 자기 나이와 자기 전공, 학교등을 고려하여 졸업시기를 대략 

예상하고 떠나야만 합니다. 학위 취득후에는 적당한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의무복무를 하면 됩니다.  물론 Postdoc.을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학부가 아니라 석사까지 졸업한 분이라면 이 방법이 조금 곤란합니다. 

(저도 이경우에 해당되어 부득히 입영을 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미필 상태에서 같은 급의 교육기관으로는 유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석사나 박사나 모두 대학원). 

이런경우는 크게 3가지 정도의 선택이 있을 듯 합니다.

첫째, 국내에서 5년을 때우고 가는 것입니다. 물론 공부란 것이 때가 있고 지금 

당장 혈기 넘칠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세하겠지만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잠깐 주변을 정리하는 것도 괜찮을성 싶습니다. 그동안 돈도 벌어놓고 사랑하는 

그녀도 구하고 여기저기 인맥도 살펴놓고...(특히 마지막이 매우 중요하겠지요.)

둘째, 방위가 폐지되는 대신 새로 생긴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는 

방법입니다. 

방위와 똑같은 18개월이고 부대가 아닌 일반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러운 꼴도 안보고 우리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3급이하 대상자만 해당되기 때문에 1,2급 여러분들은 갈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요.

셋째, 학사장교를 지원하는 것입니다.(석사장교는 이미 폐지된지 오래입니다.) 

무엇보다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학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적당하긴 

하지만 36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고 또 장교라는 신분으로 인한 책임감이 

꽤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군요.

그 외로 빨리 결혼해서 애를 여럿 낳든지, 아리따운 교포아가씨를 만나든지 

기타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겠지요.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꼭 명심해야 될 것은 아무리 

고되고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우리가 처음에 꿈꾸고 바랬던 그 목표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도 막상 내몸이 피곤하고 

가고자 하는 유학이 1-2년 뒤로 미뤄지면 서서히 헤이해지고 자포자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몇번씩 그런 방황이 있었고 그때마다 극복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답니다. 유학에 필요한 4대 시험(TOEFL, GRE gen, GRE sub, 국비유학)을 모두 

군복무중에 치루느라 남다른 어려움이 있었기에 여러분께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련을 꿋꿋이 이겨낸다면 여러분들이 처음에 마음먹었던 그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수 있을것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신은 노력하고 도전하는 이

의 손을 들어준다는 평범한 진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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