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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 찬주)
날 짜 (Date): 2000년 9월  1일 금요일 오전 03시 49분 52초
제 목(Title): 호킹의 한국 방문 (2)

알고 봤더니 고등과학원에서 한 호킹의 강연은 그 내용이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자기가 최근에 쓴 논문을 가지고 전문적인 세미나를 하는 것이었다.
서울대와 삼성에서 하는 것은 일반용이라고 한다. 

아무튼, 비가 오고 청와대에서 너무 시간을 오래 끈데다 호킹이 피곤해하여
좀 쉬기도 하고 해서 예정 시간보다 두시간 가까이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생을 포함하여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로 인해 강연장은 서있을 자리조차
없이 빽빽하게 가득찼다.

분위기는 호킹이 모습을 드러낼 때 절정에 달했다가, 강연 시작 5분 정도
지나서는 사람들이 곧 실체를 알아 차린 듯... 처음 얼마간은 호킹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신기해 하였지만, 밋밋한 기계음이 전문적인 용어들을 무미 
건조하게 쏟아내고 스크린에는 물리 수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굉장히 지루한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 시간이 사실상의 "하이라이트"였다. 질문에 아주 간단한 
답을 하는데도 너무 시간이 걸리므로 yes, no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딱 하나만
받는다고 했는데, 어떤 교수님이 전문적인 질문을 하고 yes인지 no인지로만
답해달라고 하였다. 호킹이 손에 들려진 버튼을 수도 없이 눌러 알파벳을 고르고
문장을 만드는 지루한 시간이 2분 정도 지났을까... 마침내 호킹이 문장을 
완성하고 "삑"하는 신호음과 함께 말을 시작했다.

"Sorry, what did you say?"

정말 "호킹은 호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물어서 좀 더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짧은 한 문장의 대답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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