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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10년 11월 01일 (월) 오전 08시 48분 11초
제 목(Title): Gallison, "Image and Logic"


Peter Louis Gallison, "Image and Logic"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7

다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 말한다는 게 머시기 하긴 하지만,

워낙 긴 책이라 다 읽고 나면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잊어버릴 듯해서

생각 난 김에 써 봅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Freeman Dyson의 "Infinite in All directions"에서 였

습니다. 거기서 다이슨이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보완할 만한 책이라고 

소개한 것에 자극을 받아 이 책을 찾아 봤는데, 학교 도서관을 통해 구입해서

보니 상당히 두툼하고 글씨도 작아 쉽게 읽어치울 만한 책은 아니더군요.

주로 입자물리학의 발전사를 중심으로 실험도구와 실험가, 이론가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구체적인 사료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헙전통과 이론전통이 어떤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 동시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서브컬쳐를 가지고

비동시적으로 발전, 또는 혁신을 이루며, 그 사이를 매개하는 "교역지대"를

통해 전체적인 과학 발전의 연속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교역지대"는 실험가와 이론가가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피진"

또는 "크레올"과 같은 언어가 사용되며  그것은 이론가들 사이에, 혹은 실험가들

사이의 소통에 사용되는 것과는 다른, 오직 "교역"을 위해 필요한 언어라고 합니다.

즉 쿤의 이론이, 이론과 실험이 공통의 패러다임 속에서 진행되는 정상과학

단계와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공통적으로 격변을 겪는 혁명기로 나뉘다는, 마치

두 층의 벽돌담을 쌓을 때 윗 줄의 벽돌이 아래 벽돌과 나란히 쌓아 올려져서,

벽돌의 경계선을 따라 세로로 쉽게 자를 수 있는 구조로 묘사한다면, 

갤리슨은 실험과 이론이, 마치 윗층의 벽돌이 아래층의 벽돌과 엇갈려 쌓아져서 

세로로 쉽게 잘라지지 않는 구조와도 같이, 별도의 연속성과 별도의 격변기를

겪으며 발전해 왔으며, 이러한 구조가 많은 격변에도 불구하고 전체로서의

과학에 연속성을 준다는 것입니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그 자체로 입자물리학의 발전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읽을 거리입니다. 윌슨의 안개상자가 어떻게 해서 기상학의

실험도구에서 입자물리학의 도구로 변신했는가부터 시작해서 사진 건판이 

어떻게 안개상자와 같은 디텍터로 사용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과학자가 어떻게

실험장치와 분리되고, 짜릿한 "발견의 순간"을 과학적 훈련을 받지 않은 여공들에게

넘겨줘야만 했는가, 또, 아직 읽어본 부분은 아니지만, 그것이 컴퓨터가 보여주는

숫자와 스크린상의 이미지로 대체되었는가, 또 어떻게 지금과 같은 공장식의 거대 

물리학으로 변천해 왔는가를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갤리슨의 또다른 책들, "실험은 어떻게 종료되는가", "아인슈

타인의 시계, 포앵카레의 지도"를 주문해서 받아두었습니다. 






                When I try to study tensors in general relativity my
                eyebrows generally get relatively tenser and ten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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