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 in KIDS 글 쓴 이(By): hshim (맨땅에헤딩) 날 짜 (Date): 2002년 11월 7일 목요일 오전 08시 22분 25초 제 목(Title): 단백질 형성의 (불)가능성... 어나니에서는 다른 쓰레드에 묻히길래... ==== 실험실에서도 아미노산을 비롯해서 다양한 유기 화합물을 만들수 있습니다. 문제는 엄청난 숫자의 유기화합물중 20개의 아미노산만이 선택되어 생명의 기본물질인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과 가장 간단한 단백질도 우연히 만들어졌다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1. 아미노산의 선택은 진화과정의 아주 초기에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아미노산 조합이 (거의) 같고, codon usage 역시 (거의) 같습니다. 그게 20개일 수도 있고, 21개일 수도 있고, 19개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단백질 합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쉽게 variation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별 거부감 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코돈이 64개이고, 복제시의 에러로 인한 부작용을 낮추기 위해 코돈을 중복 배정해야 함을 생각하면 20개 정도가 '선택'된 게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육리화합물은 엄청나게 많지만, 단백질을 형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아미노-산이어야 합니다. 아미노산 생합성과 단백질 합성의 machinary가 진화할 때 제멋대로가 아니라 divergent하게 진화했을 것임을 생각하면 그 아미노산들이 전부 L-alpha-아미노산인 것도 논리적으로 이상이 없습니다. 결국은 아미노산 곁가지 (side chain)의 variation이 문제인데, 이 작용기들의 화학적 분포는 유기화학적으로 주요 작용기들을 아주 잘 represent하는 분포이며 20여개 안팎의 단백질 구성단위를 전제했을 때 '결국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엄청난 수의 유기화합물 중 단 20개의 아미노산만이 선택되었다'는 것은, 20/(엄청난 수)의 확률보다 훨씬 더 크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란 말씀이죠. 2. 가장 단순한 단백질도 복잡한 구조를 가집니다만, 충분히 우연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아미노산 70-80개 정도의 랜덤한 시퀀스의 경우 10^11개 중 하나 정도는 어떤 기능을 가지게 될 것 (즉 안정한 -그리고 복잡한- 3차원 구조를 이룰 것)이라는 연구결과 역시 보고된 바 있습니다 (Nature 2001 Apr 5;410(6829):715-8). 큰 수이기는 하지만 지질학적 타임스케일을 생각하면 '우연히 만들어졌다기엔 너무 복잡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큰 수는 아닙니다. 기능이 아니라 구조에 집중한다면 그 수는 더 작아지겠죠. (구조는 기능의 필요조건이니까) 결론적으로 '너무 복잡하니까 우연일 리 없어!'라는 skeptism에 대한 대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그 대답의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음을 보였다는 뜻입니다). 그 대답을 받아들이느냐, 가능은 하다고 인정하되 사실인가 여부를 놓고 논쟁하든가, 귀를 막고 '싫어 싫어 안들을 테야 우연일 리 없어'라고 도리질 치든가의 문제죠. V 무슨 그림이냐고요? * \|/ * 바로 맨땅에 헤딩하는 그림입죠. \ O / 왠지 사는게 갑갑하게 느껴질때 ============== 한번씩들 해보시라니깐요. hshim@scripps.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