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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uest (공기) <adsl-64-164-9-11>
날 짜 (Date): 2001년 11월 30일 금요일 오후 07시 27분 08초
제 목(Title): Re: alalal님께



> 박찬호의 커브볼은 공기역학적으로 아주 자세히 설명이 되고,
> (뱅기 나는 원리와 비슷함, "비행기는 어떻게 날까?"란 책 참조)
> 공기역학은 결국 나비에-스토크 방정식에서 파생되는 것이고,(유체역학 참조)
> 그 방정식은 결국 공기분자끼리의 상호작용으로 설명이 되고,
> 결국은 원자끼리의 힘의 상호작용과 
> 원자 내의 소립자끼리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으로 
> 귀결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상의 접근법에는 적어도 세가지 scale의 물리학이 연류되 있습니다.
먼저. 연속체를 기술하는 것, 입자이나 고전적인 기술, 그리고 양자역학적인
측면에서의 더 작은 입자의 기술. 편의상 theorem A,B,C라고 한다면,
C=>B=>A임을 보여야 합니다. 연구되어 있다는 그 방대한 분량 중에서
각 단계가 완전히 증명된 것을 본적이 있습니까?

간단한 질문을 드리죠. 공기의 점성은 A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것이 B의 분자 운동으로 정확히 계산된 예를 보신적이 있습니까?
상당수의 사람들이 당연히 구해진다고 믿습니다만, 구한 사람은 본기억이
없군요. 다들 복잡하다거나 계산량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다라고 핑계를
대기만 하던데요. 하물며 이것이 양자역학으로 올바로 구해질거라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지요?

중언부언했지만, 결론적으로, A,B,C 각각의 이론은 제 관점에서는 상당히
독립적입니다.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세상을 단순한 몇개의 법칙으로
기술하는 것이 물리학의 지향점일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현재 그러하다
라고 비약되는 것은 그다지 보기에 편치 않습니다. 그것은 논리가 아니라
믿음의 결과라고 보여지기 때문이지요. 믿음은 무지할 수록 강하지요.
자신이 볼 수 있는 좁은 영역에 모든 현상을 투영해서 이해해 버리므로.
왜곡에 굴하지 않고.

공학을 포함해서 지금까지의 물리학의 성공은 세상을 기술하는 소수의 법칙을
만들어 낸것이 아니라, 어쩌면 개개의 현상을 기술하는 다수의 법칙들을 
만들어 낸것에 있지않은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원래 한의학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얘기가 나왔기에...
몇몇 분들은 마치 한의학이 이론으로 부터 출발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한데,
제 견해는 다릅니다.
"잎이 세갈래인 풀은 그 성질이 차가우므로 복통에 처방한다."라는
가상의 진술을 고려해 봅시다. 얼핏 사물의 차고 더움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3이라는 수에 얶힌 신비한 신념과 결합해서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역의 과정을 따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즉, 몇몇의 풀들로 부터 복통에 효험이 있다는 임상적인 경험을 얻고,
이들이 잎이 세갈래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고(개연성이 있지요.
비슷한 종들 간에 같은 약리작용을 가지는 성분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렇게 누적된 여러 지식들을 차고 더움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분류하였다고 생각됩니다. 한약에 잎이 세갈래라고 아무 풀이나 넣진 않지요.
예전 부터 써오던 것들만 사용합니다. 이런류의 추상화 과정은 실은 
공학자들도 많이 저지르지요(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모호하거나 혹은 명백히 잘못된 선언들도 꽤나 난무합니다.
경험적인 지식을 효율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합니다만.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꽤나 비슷하지요. 적용해보고 문제없는 것에만 쓰죠.
이런 면들이 공대과목 수강시 수업중 극심한 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약방 노인네들과 오십보백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 차이가 오십보 보다는 훨씬 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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