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 in KIDS 글 쓴 이(By): hshim (맨땅에헤딩) 날 짜 (Date): 2001년 10월 12일 금요일 오전 05시 15분 11초 제 목(Title): Re: 2001 노벨 화학상 아리님이 아는척 많이 해서 이쁜 언니도 꼬시고 밥도 얻어드시는 데 일조하고자...:) 1. 일단 기본은, 탄소는 네개의 공유결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 2. 이 네개의 결합을 통해 달려있는 원자/원자단이 전부 다를 경우가 문제가 됨. 쉽게 생각해서, 정사면체의 중앙에 탄소가 있고 각 꼭지점을 향해 네개의 공유결합이 생기는데, 각 꼭지점에 위치한 놈들 네개가 전부 다르면 이 분자의 거울상은 이 분자와 겹칠 수 없게 되며, 따라서 거울상끼리는 서로 다른 분자로 취급해야 함. 가령 네개 중 두개는 다르지만 나머지 두개는 같다면, 잘 돌려보면 거울상끼리 겹칠 수 있음 (즉 완전히 같음) 을 알 수 있음. 이렇게 거울상끼리 겹칠 수 없는 상태를 chiral 하다고 부르며 "카이랄"이라고 읽는데 한국말로는 뭔지 까먹었음 ^^ 3. 이런 소위 "거울상 이성질체"는 각종 물리적 성질이 동일함. 다만 편광면을 회전시키는 방향이 서로 반대여서, 한쪽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과량으로 존재하면 이 물질을 통과한 편광은 그 편광면이 회전해서 나오게 됨. 이런 이유로 순수한 한쪽의 거울상 이성질체 (enantiomer라고도 함) 혹은 한쪽이 과량으로 존재할 때 "광학활성이 있음 (optically active)"이라고 하기도 함. 두 거울상 이성질체가 동일비율로 존재할 땐 서로 상쇄효과가 있어서 광학활성이 없음. 4. 생체분자, 특히 단백질은 순수하게 한쪽의 거울상 이성질체로만 존재함. 따라서 어떤 분자 (가령 항생제?) 와 상호작용할 때 그 분자의 한쪽 거울상 이성질체와 더 잘 반응할 수 밖에 없음. 흔히 하는 비유로, 왼쪽 장갑은 오른손에 잘 안맞는 이치임. 이런 사정으로 원하는 한쪽의 화합물만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함. 5.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일은 촉매를 사용하여 한쪽의 거울상 이성질체만을 높은 효율로 만드는 일임. 광학활성이 있는 물질은 절대로 광학활성이 없는 물질들로부터 만들어져나올 수 없음. 따라서 애초부터 광학활성이 있는 물질에서 출발해서 합성해 나가든가, 나중에 다 만들고 나서 두개의 (chiral한 탄소가 여러개 있는 경우는 2^n 개) 거울상 이성질체를 분리하든가 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지만,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게 됨. 촉매반응은 소량의 촉매로도 많은 product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음. 소량의 광학활성이 있는 촉매와 다량의 광학활성이 없는 출발물질로부터 다량의 광학활성이 있는 최종산물을 얻을 수 있음. V 무슨 그림이냐고요? * \|/ * 바로 맨땅에 헤딩하는 그림입죠. \ O / 왠지 사는게 갑갑하게 느껴질때 ============== 한번씩들 해보시라니깐요. hshim@scripps.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