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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aryM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키즈만세) <dynamic-kent-71.>
날 짜 (Date): 2002년 11월 10일 일요일 오전 04시 24분 22초
제 목(Title): 사람의 관심


옛날에 큰 어나니에서 흥미로운 (나한테만)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충 무슨 내용이었냐 하면... 학교 다니거나 회사 다니면서 여러 힘든일들이 
많을텐데 그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없고, 다들 자기 여자친구하고 지내며 
힘든 일 같은것만 말한다 그게 이상하다.

뒤에 누가 리를 달았는데, 회사에서 일어났던 어려운 일들은 진짜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짜증스러운 일이지만, 여친하고 티격태격하는건 싸우는 
거면서도 특별한 짜릿함이 있으니 그렇다, 뭐가 잘못이냐 그것도 몰랐냐..대강 
이랬습니다.

당시는 참 명언이다 맞는 소리다 했습니다만, 회사 생활 오래해보고 나니까 
생각이 바뀝니다.

여자친구, 마누라, 자식들과 지내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만큼, 이왕 지내는거 되도록이면 잘 지내야 하는거 같습니다.

두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짜증스러운 일이 회사에서 계속 생기면 
어떻게 하면 그런 상황을 타개해갈까 궁리를 해봐야 하고 
타개할 방법이 도대체 없으면 더 나은 환경의 회사로 옮길 궁리를 할 것이고 
어느 회사나 다 똑같으니 옮겨도 별 수 없다고 하면 조그마한 구멍가게라도 내 
사업을 할 궁리를 해야하고, 그것도 안되면 수능을 다시 보든지 이민이라도 갈 
궁리를 해야하고, 저는 이민을 또 갈 수도 없게 생겼지만 하여간 말입니다.

우리가 회사에 다니는 등 돈을 버는 이유는, 그 돈으로 남은 시간에 즐겁게 
지내기 위함이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돈 돈 직장 직장 출세 출세 너무 
그러지 마라 인생을 즐겨라, 등등 하는 소리에 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풍류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사람들이 인생을 
즐긴다고 즐길게 뭐가 있습니까. 기껏해야 재미도 없는 영화니 오페라니 
가는거, 그럭저럭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무슨 고급 레스토랑이나 휭한 
휴양지에서 야부리 푸는거, 한번 보고나면 싹 잊어버릴 관광지 보러 해외여행 
가는거.

차라리 프로야구 같은거라든가 낚시라든가 골프라든가 그런 취미생활에 
"미치는게" 훨 좋아보이긴 하지만, 모르겠어요 전 그런게 너무나도 쓸쓸해 
보입니다.  스타를 꿈꾸는 무명 연예인들이 당장 먹고 지내야 하니까 
웨이츄레스로 일하는 거면 모를까 어떻게 평생을 계속 그렇게 살 수 있습니까.

회사 끝나고 나서 뭐 재미있는 일 없나 하고 거리를 끊임없이 방황하는 
스타일의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일생의 1/3 이상을 꼬나박는 생업을 
통해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맨날 집에 와서도 회사 일 생각만 하겠다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 봅시다. 그렇게 집에 와서까지 회사 일 생각에 골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다들 일의 노예가 되지 마라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라 
하면서 다들 남는 시간을 뭐 재미있는 일 없나 하며 전전긍긍하며 살지 않나요.

왜 이렇게 거창하게 나오냐 하면, 이 보드에 글이 너무나 안 올라오는게 참 
민망해서 그렇습니다.  글을 올리고 싶어도 도배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일부러 
안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앞으로는 좀 제가 글 올리고 싶을때 막 
올리겠습니다. 도배하는것 처럼 보일지라도 아니꼽게 생각하지 마세요. 미리 
경고 했습니다.

마저 얘기를 하자면,
조금 수준이 있는 사람 축에 낀다 하면 정치,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거 
같습니다.  뭐 자기 인생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들 같겠지만, 자기 자신의 
행동에 따라서 그나마 변화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생기는 회사 생활에 비해,
정치 등등은 기껏해야 투표권 하나밖에 없는거 아닌가요.  

국회의원들 욕하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직장 상사 욕하는 사람이 더 현실 감각이 
있고 이성적이고 가식이 없다고 봅니다.  자신이 현실 참여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멍석이 깔려있는 사회라는 공간은 몽유병 
환자처럼 멍하니 왔다갔다 하면서, 자신이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도 없고 
실천할 방법도 많지 않은 정치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인생을 바치기라도 한 양 
온 신경을 쏟아부으니 참 딱합니다.

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 앞으로  매일같이 회사에서 보고 느낀 
얘기를 이 보드에 올린다고 욕하지 마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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