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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FromTwo ()
날 짜 (Date): 1998년01월26일(월) 22시11분04초 ROK
제 목(Title): 삐짐!


 나랑 강아지랑 가끔 토닥거리다 쓰는 말이 바로 이 '삐짐!'이다.
속 상하다는 것을 그냥 이 한 단어로 나타낸다. 뭐 부탁했는데 들
어주지 않았거나, 무슨 말을 했을 때 대꾸를 않거나 하면 바로 이
'삐짐!'을 쓴다.

 물론 잠자리에서도 쓰인다. 주로 내가. :) 한 가위 바위 보를 하
자고 하는데 몸이 좋지 않다고 우리 강아지가 거부하는 경우가 가
끔 있는데, 바로 그때 쓴다. 삐짐이라고 외치며 벽을 보며 돌아누
워 버리는 거다. ^^;

 어제도 우리 강아지가 날 거부하지 뭔가?

 그래서 내가 이번에는 그녀를 약올리기로 작정을 했다. 하루종일
고생했다는 치하(물론 겉으로만...)를 하면서 다리를 주물러 주겠
다고 했다. 내 속셈을 까맣게 모르는 강아지는 좋다고 했고...

 종아리랑 무릎이랑 한 십여분을 안마했나? 그러다가 슬슬 허벅지
랑 민감한 곳을 안마라는 명분으로 자극했다. 바로 뉘여놓고 하다
가는 뒤집어서 하고... 민감한 곳을 안마하면 웃느라고 정신이 하
나도 없는 강아지를 보며 난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우리 강아지가 무슨 안마를 허벅지랑 엉덩이만 하냐구 하길래 다
그런 거라구 얼렁뚱땅 둘러대며 땀이 삐질거릴 정도로 해주고서는
'안마 끝!'을 외치고 '나 잘게.'하고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혼자 드라마를 보던 그녀가 텔레비젼을 끄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
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아흐~~ 나의 작전이 먹혔구만.'

 강아지가 오늘은 왜 good night kiss도 하지 않고 자냐구 하길래
얼른 뽀뽀를 해주곤 또 자는 척... :)

 '어우 야아~~'

 흥흥거리면서 뽀뽀가 아닌 키스를 해오는 우리 강아지...

 그러면 그렇지 내가 팔이 떨어지도록 안마를 해줬는데도 이런 결
과가 없으면 너무 억울하지, 암.

.......................

 '미오 미오 미오...'

 우리 강아지가 하는 말이다. 피곤하다구 하는데도 지분덕거리는
내가 엄청 미운가보다. 하지만 이런 모습까지도 다 사랑스러운데
어쪄?

 아마 이렇게 집쩍거리구선 도중하자 했다면 우리 강아지가 내게
'삐짐!'이라고 했을 거다. 그러면 뭐 난 벽 보고 자야지. 

 이래서 여자는 다 남자 하기 나름이란 말이 생겼을지도... 다음
엔 또 어떤 작전을 구사해야 먹혀들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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