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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xLife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bin-ny2-21.ix.n> 
날 짜 (Date): 1998년 12월 21일 월요일 오후 03시 32분 27초
제 목(Title): 여자를 데리고 장난치지 말라!!!


7막 7장, 홍정욱, p104-105

(고등학교) 2학년 가을, 나는 늘씬한 상급생인 애리안과 두세번의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데이트라고 해봐야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외출이 
허락되는 주말에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 영화나 한편 보고, 함께 
저녁식사나 하고는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는게 전부였다.

어느날 밤,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애리안이 갑자기 "네 방을 좀 
보여줄 수 있니?" 하고 물어왔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동의했다. 내
방이라고 해야 별다른 것이 있을리 없었지만 그렇다고 보여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1학년때 룸메이트에게 워낙 시달렸던 터라 2학년때는 
방을 혼자서만 썼기 때문에 내 방은 다른 방에 비해 오히려 단촐한 
편이었다. [중략] 그녀는 한글로 된 책 몇권에 잠시 관심을 보이는
듯하더니 한권을 뽑아들고 내 침대에 앉아 그 책을 뒤적이다가 이내 
내려놓고는 미소띤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뭘 좀 마시겠냐고 
물어도 그저 미소만 띠면서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었다.

2-3분쯤 지났을까? 어색해서 견딜수가 없어서 '이제 나가자'며 
팔을 잡아끄니까 애리안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것이었다. '방구경 하자'는 말뒤에 숨은 은밀한 유혹을 내가 어찌 
알수 있었으랴! 나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의 미녀를 억지로 끌고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며칠후 그녀와 마주친 나는 다시한번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짜증이 난듯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지난번 데이트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던 내게 그녀의 거절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녀의 진의를 도무지 알수 없었던 나는 
별 이상한 여자애도 다 있다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나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애리안은 내가 자신을 데리고 장난쳤다는 식으로 
오해했던것 같다.  방구경 시켜준다고 그 밤에 선선히 자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5분만에 나가자고 한 나의 태도를 자타가 공인하는 
미인이던 그녀는 상당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것은 성적인 의미가 포함된 영어 표현에 너무 무지했던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성 상대가 만일 'Invite me in' 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방에서 커피 한잔' 하자는 말을 건네면 이는 
대부분 성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당시 성에 대해 별 관심도 없었던 데다가 지나칠 만큼 무지했던 
나는 물론 유혹을 받을 기회나 이에 넘어갈 기회도 상대적으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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