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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uest (...) <posb.postech.ac> 
날 짜 (Date): 1998년 10월 16일 금요일 오후 10시 57분 13초
제 목(Title): 나두 '어떤 만남'



한번은 술에 진탕 쩔어서 술도 깰겸해서 잠시 걷고 있었는데

왠 아가씨가 놀다 가라고 하더군요.

자주 들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달 동안 수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터러

(게다가 주머니에 공돈이 조금 생긴 기분 좋은 일도 있고 해서 ...)

아무튼...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녀가 자기 방에 있는 맥주를 나눠 먹지 않겠냐고 하길래

술이 술을 먹는 지경에 이른 저는 거절하지 못하고 '공짜술'이라는 맘에

술을 얻어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상상에 맡기고...)....

술에 쩔고 헤롱거리는 정신으로 누워 있으니 괜찮으니 천천히 일어서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더 미안해서 일찍 나오려 하는데,

그녀가 제가 맘에 든다며 자기 연락처를 적어 주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아무 생각없이 핸드폰 번호를 적어줬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지요.

그런데 몇주 후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낮에.

이제 잠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고 하며...

언제 같이 커피라도 한잔 먹자고 하더군요.

농담삼아 한 이야기도 일단 저지르는 '무모한 면모'가 있는 저는 얼마후에

같이 차를 한잔했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그녀의 직업을 잊게 되더군요.

보기보다 순진한 면모가 있었고...

그녀는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듯 했습니다.

그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그녀와 스티커 사진이란 걸 찍었습니다.

저로서는 처음으로 찍은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찍기 힘들더군요.

한참이나 지나서... 그녀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는데....

그녀의 침대(수많은 남자들이 몸을 뉘였을) 옆에 놓인 전화기에는

그녀와 제가 같이 찍은 스티커 사진이 붙어 있더군요.

이거참... 그런데... 제가 좀 멋적어 하니간.... 여러 사람 들락 거리는데

좀 그렇다며 자기가 먼저 말을 하고는 스티커 사진의 반쪽을 잘라서

자기 얼굴만 남도록 하더군요. 눈치가 빠른 여자인 듯...

아무래도 여러 사람들 접하며 살면 눈치가 빨라지는 건지도 모르지요.

그 이후로도 그녀와 몇번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전 여전히 그녀의 이름이 본명인지, 나이는 얼마인지 원래 고향은 어디인지 등등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그녀가 기거하는 곳의 위치와, 남들은 입에 담기 조차 멋적어

하는 직업을 그녀가 가졌다는 것.

어느날엔가에는 동해라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서 떠난거라며...

농담삼아 '말했으면 같이 가줬을텐데'라고 말하니...

나랑 자기랑 같이 다녀봐야 나에게 안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거라며 말문을 막더군요


한번은 그녀가 기거하는 곳 근처를 지나다가 멀리서 그 곳을 보니...

밤이 시작하는 시간인데도 불이 꺼져 있는 것이...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눌러보았습니다.

그녀의 목소리... 그녀는 제 목소리를 알아듣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잘못 거셨습니다'하면서 전화를 계속 들고 있더군요.

저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네... 실례했습니다.'하고 결국 전화를 끊었습니다.

가끔... 그녀는 자신의 지금 생활을 청산하고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그때가 바로 그때였는지 모릅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녀는 저와의 안면도 잊고 싶었겠지요.

버리고 싶은 시간들 속에서 만난 사람이니까.

전자수첩에서 그녀의 전화번호를 지웠습니다.

(제 머리는 단순해서 전자수첩에 있는거 말고는 전화번호가 머리에 들어있지 않아요)


어디선가 그녀가 또 다른 삶을 멋지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군요.


참...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실것 같아서 덧붙여 말씀드리는 거지만...

그녀와 제가 섹스를 한 것은 그녀와 처음 만났던 그 날 뿐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저랑 나란히 서는 것 조차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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