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oto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5년 7월 31일 일요일 오전 09시 13분 39초
제 목(Title): Re: 대담한 질문


굉장히 돌려서 말씀하시는데,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이쁜 여자들 몰래
찍고 싶은데 어떻게들 생각하느냐는 거죠?
글쎄... 뭐... 일단,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심각히 생각도 않고 대충
눈치보면서 얼렁뚱땅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아
보이기는 하네요. 단, 적으신 글에서 사진 찍을 대상에 대한 개인적
취향, 즉 주관적 판단을 객관적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좀 그렇게 보이
고요.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이름만 있지 별로 좋아보이지도 않는 경치를 찍을게 아니라.....

돌려서 말씀하신 것 때문에, 약간 보충 설명를 하면... 1830년대 사진이
탄생한 이래, 사진은 특유의 정교한 기록성과 시각적 예술성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고, 다양한 종류의 피사체를 담았습니다. 때문에 어떤
피사체를 찍는 사진 분야가 제일 중요한가라는 말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래도 꼽는다면 역시 인물사진일 겁니다.
사진술은 몇단계의 기술발전이 있을 때마다 폭발적으로 대중들에게
확산되었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바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찍고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인물사진의 이런 특성을 '존재 증명'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인물의 존재증명은 일반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진의 가치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인간을 사진 찍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예를 들어, 레이소다 같은 사진 평점에 따라
배치된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보면, 대체로 인물사진들이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나 이쁜 여자들 찍은 사진은 일단 몇 점
먹고 들어가는 분위기죠.
저는 풍경사진을 좋아합니다만, 풍경사진을 찍을 때조차 인물을 잘
배치하는 것이 좋다(항상 그렇다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고 권장될
정도입니다.



보충설명은 이 정도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문제는,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찍히는 사람이나 찍는 사람,
양쪽 태도 모두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찍히는 사람도 자신이 다른 사람 카메라에 찍히는 것에 너무 민감하죠.
누구 말로는 외국사람들한테 사진 한번 찍어도 되겠냐고 부탁하면
흔쾌히 들어준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그런 태도를 보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저야 외국사람은 커녕 우리나라 사람한테도 그런 부탁해
본 적이 없어서 저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느끼기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면에서 좀 과민하고 인색한 것 같기는
합니다.
또, 찍는 사람도 자신이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거나 남을 침해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을 남들이 용인해줘야 한다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남이 않는 힘든 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진에 대한 열정과 혼동되고 치부되는 이런 태도가, 카메라가
고가품이던 시절에 생겨났는지 상당히 웃기고 뻔뻔스러운 태도인데,
더군다나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거죠.

어째거나, 남성으로서 예쁘고 아름답고 섹시한 여성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사진에 그런 걸 담으면 변태다 이런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더 나아간 누드사진도, 사진작가에 따라서 무슨
이유인지 혐오감을 표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어째거나 공식적인
사진의 한 분야인데요.
단, 찍기 전이건 찍은 후이건 찍히는 사람에게 동의를 받는 것이 기본
이고, 동의를 못받는다면 상대의 태도가 인색하다고 판단 되건 아니건
찍는 사람은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양식 있는 태도일 겁니다.

근데 현실적으로 이게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수
많은 대중을 같이 찍었는데 찍힌 사람들 모두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할까요? 또, 의도하지 않게 피사체로 잡혀버린 경우도 있고... 지금
문제처럼 의도했지만 알리기는 그런 경우도 있고... 등등...
그렇다면 찍힌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겠죠. 너무나도 당연한 결론입니다.


그리고, 여성을 좀 더 아름답게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이야기하는 도촬(? 좋게 말해 candid photo?) 방식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경우도 많을 거라고 봅니다. 아름다운 여성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는 위치에 우연히 내가 사진기를 들고 찍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아름다운
사진에 눈을 뜨고 추구하다보면 다른 사람들 인물사진 찍는 방식에
접근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은연 중 드러난 여성들의 은밀한 부분이나 몰래 찍고는 침
흘리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변태가 되는 것이고요.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