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 in KIDS 글 쓴 이(By): LinLing (링링) 날 짜 (Date): 2005년 5월 26일 목요일 오전 10시 58분 43초 제 목(Title): Re: nikon D70, D70s 저도 잠깐 고민 했었는데 그냥 싼 맛에 D70 사서 쓰고 있습니다. 늘 얘기가 나오는 단점들을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소위 말하는 D70의 결함 삼총사는 D70s에서도 개선된 것이 없습니다. 좌녹우적이나 녹색기둥은 솔직히 사용자가 삽질하거나 고의로 만들어 보겠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안 생깁니다. (고 ISO, 역광, 개방, 최고 셔터 속도 이상 광량) 모아레가 좀 거슬릴 때가 있긴 한데 그건 안전빵보다는 해상력을 중시한 low-pass filter 설계 때문이니 trade-off가 있습니다. 오토화밸과 화상처리 알고리즘은 상당히 허접합니다. 화이트홀 잘 생기고, 중간톤이 우중충하고 탁하며, 화밸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쓸데없이 컨트라스트가 높고, 샤픈도 쓸데없이 과합니다. 개떡같은 JPG 화질의 원흉은 아마 속도를 중시한 JPG 처리 회로와도 관련이 있을듯 합니다. 오토화밸 JPG 촬영+포샵질로는 때려 죽여도 색과 톤을 살려낼 수 없는 종류의 실패한 사진을 종종 토해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습니다. 반면 커스텀 커브는 매우 유용하며, 커스텀 화밸은 아주 정확하고, RAW 현상을 해보면 데이터가 아주 풍부하게 살아 있습니다. 순정 RAW 현상 소프트웨어인 니콘캡쳐는 비싸고, 메모리 왕창 처먹고, 심심하면 무지막지하게 큰 가비지 임시파일을 남겨놓고, 다운되고, response가 느려 터진데다 batch workflow 설계가 엉망입니다. 4GHz급 CPU에 2G 이상의 RAM을 갖춘 PC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RSE나 포샵 현상이 낫습니다. C1pro도 써봤는데 맘에 들어서 돈내고 정품 살까 생각 중입니다. 제가 D70에 가장 아쉬운 점은 뷰파인더입니다. 좁고 어둡고 초점도 안 보여서 실질적으로 MF 불가입니다. 대신 AF와 평가측광은 상당히 정확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믿음직스러운 AF와 조작성입니다. 촬영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조작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가 되어 있고, 조작에 대한 반응도 아주 빠르며, 화상처리와 저장이 아주 빠르고 background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재빠르게 셔터를 계속 날릴 수 있습니다. D70을 주로 스냅용으로 사용하는 저로서는 다른 어떤 특성보다도 고마운게 AF와 평가측광과 빠른 반응성입니다. D70/s의 가격대에서 대항 기종으로는 *istD-S와 350D가 있습니다. *istD-S는 오토 JPG 촬영으로도 꽤 괜찮은 사진을 만들어 준다는 평이고, 뷰파인더가 MF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굉장히 좋습니다. (한 급 위인 10D나 D100보다도 월등히 좋습니다) 대신 AF가 약간 평이 안좋은 편이고, 신품 중고 막론하고 렌즈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350D는 뭐... 컨셉이 가정용 카메라니까 그냥 대충 쓰기엔 더 편할 것 같습니다. 극악했던 300D의 반응성도 개량했고, 화소도 늘렸다고 그러고, 그 정도면 값도 싸니까 괜찮을 거 같습니다. 솔직히 캐논 기종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진생활을 위해 DSLR을 알아보시는지 몰라서 일반적인 얘기만 적었습니다. 렌즈나 플래쉬 시스템도 함께 고려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니콘 필름 SLR과 렌즈에 투자를 꽤 많이 한 편이라, 그걸 손해보면서 팔고 딴 시스템으로 갈아탈 엄두가 안나서 D70을 골랐습니다. 그게 아니었으면 딴 기종을 골랐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전 촬영보다도 렌즈알 감상이 주된 취미라서... 좀 작고 가벼운 손잡이가 필요해서 산 것 뿐인데, 그 손잡이가 기특하게도 셔터만 누르면 지 맘대로 초점도 잡고 노출도 잡고 하면서 알아서 사진을 막 찍어 주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