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oto ] in KIDS 글 쓴 이(By): LinLing (링링) 날 짜 (Date): 2003년 2월 7일 금요일 오후 03시 20분 24초 제 목(Title): 디지탈 캠코더 연구 중간결산 여긴 사진게시판이지만 딱맞는 보드가 없으니 그냥 여기다 쓰겠습니다. 인터넷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디지탈 카메라와 캠코더의 스펙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번주는 디카/캠 서베이 하는데다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써버렸습니다. 한/미/일 삼국의 디캠 관련 사이트는 거의 다 본 거 같습니다. 확실히 미국놈들 보다는 일본인들이 이런쪽의 리뷰를 잘 쓰더군요. 우선 대부분의 디카는 320x240x30fps 정도의 동영상만 지원됩니다. 연속촬영 가능시간도 거의 분단위 미만이고요. 아직은 640x480에서는 15fps밖에 안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플래쉬로의 전송속도 문제가 큰듯 합니다. 고속플래쉬나 마이크로 드라이브의 저장 미디어를 동원하면 640x480x30fps를 십여분까지 찍을 수 있는 602 등의 기종은 100만원이 넘어가더군요. 그래서 결국 디캠(디지탈 비디오 카메라를 디캠이라고 부르는 건 좀 이상하지만) 사양들을 쭉 보게 됐는데, 최근 추세는 메가픽셀로 화소수를 늘려나가는 쪽입니다. 고만고만한 화질에 고만고만한 가격에서 경쟁하려니 3ccd는 크고 비싸서 안되겠고 ccd 화소수를 늘려가면서 디카와 수렴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은가봅니다. 그런데 샘플 화면들 중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캐논으로 찍은게 많더군요. 음, 역시 캐논이군 하다가 스펙을 유심히 보니 이게 재밌습니다. 캐논에서 발매된 1ccd 가정용 디지탈 캠코더들은 소니-JVC-파나소닉으로 대변되는 가전제품 메이커에서 만든 것들과 처음 설계 방향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RGB 원색필터, 프로그레시브 스캔, 광학식 손떨림보정 <-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스펙 아닙니까? 소니에서 처음으로 디캠을 내놓은 이후 가정용 디캠은 보색필터, 인터레이스드 스캔, 전자식 손떨림보정이 다였습니다. 3ccd 모델로 가야 원색필터, 프로그레시브 스캔, 광학식 손떨림보정이 들어가더군요. 캐논에서 95년에 처음 내놓은 소형 디캠은 파나소닉의 OEM 제품이었습니다. 97년에 이르러 캐논은 1ccd 소형 디캠의 고급화라고 볼 수 있는 특출난 모델을 내놓기에 이릅니다. Optura(일본명 MV1)가 바로 캐논의 첫번째 고유모델인데, 이건 딱 보기에도 그 유명한 EOS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놈은 1ccd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로 원색필터, p.scan, 광학 손떨림보정을 채택했다는 이유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소수의 캐논 오타쿠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애기아빠와 엄마-_- 들의 외면을 받고 맙니다. 무식하게 생긴게 무겁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어서 (99년인가?) 버티칼 타입의 초소형 Elura(일본명 PV1) 모델을 내놓습니다. 이건 무게가 Optura의 거의 절반밖에 안되는 560g입니다. 그런데 {원,p,광} 세가지를 달고 나왔습니다. 샘플을 뒤져보면 정말 손바닥만한 놈으로 찍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화질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Optura와 Elura는 캐논 오타쿠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대신 디캠 시장을 파고드는데는 별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해가 가면서 캐논은 고민을 합니다. 전문가용 3ccd급 시장에서는 XL GL이 아주 좋은 성적을 내는데 가정용 시장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봤지요. 그 이후로 캐논의 가정용 디캠들은 소니를 닮아갑니다. Optura는 SLR 카메라같은 모양을 포기하고 Optura Pi가 되서 나왔고, Elura 2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을 전자식으로 다운그레이드하고, 렌즈 직경도 줄이고, 셔터 속도도 좀 줄이고 해서 조금 더 작고 가볍고 싸지게 됩니다. 원래 캐논이 프로그레시브 스캔 CCD를 채택한 것은 캠코더에 디카의 스냅샷 기능까지 제공하겠다는 속셈이었을 겁니다. 인터레이스드 스캔만 지원하는 캠코더에서 따낸 정지화상은 포토샵으로 de-interlace를 해야 제대로 보이고, 그나마 화질이 확 떨어져버리니까 웹에다 올리기에도 문제가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소니를 비롯한 "가전기기" 캠코더 메이커들은 디캠으로 스냅용 카메라를 겸하고 싶다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플래쉬 메모리를 달고 디카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만족시키는 방향을 택합니다. 그리고는 요즘 나오는 캠코더들은 죄다 메가픽셀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캐논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결국 Optura 후속작인 Optura 100 MC는 원색필터 프로그레시브 스캔 CCD 대신 보색필터 메가픽셀 CCD를 달고 나왔습니다. 플래쉬를 달아서 정지영상을 찍을 수 있게 했고, 광학식 손떨림 방지는 그대로 채택했습니다. 43mm라는 (가정용 치고는) 무식하게 큰 렌즈와 1/3.6" 큰 CCD를 달고 나왔지만 그동안 Optura와 Elura를 애지중지하던 캐논 오타쿠들 눈에 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Elura도 10, 20MC를 거쳐 40MC에 와서는 코딱지만한 1/6" CCD를 다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캐논이 전문가용 카메라 / 캠코더 분야에서 쌓은 명성을 소형 디캠 시장에서 이어가고자 Optura와 Elura를 내놓았을 때는 선명한 정지영상 추출이 가능한 원색필터 프로그레시브 스캔 CCD를 내세웠는데, 이게 메가픽셀 보색필터 인터레이스드 스캔 CCD와 플래쉬를 달아서 정지영상을 지원하는 경쟁모델들에 밀리다 보니 바로 그 캐논을 캐논답게 만드는 요소를 포기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결국 가정용 캠커도 시장에서 승리한 추세는 메가픽셀+플래쉬입니다. 프로그레시브 스캔으로 스냅컷을 찍고 거기서 스틸을 추출하는 식의 놀이는 커다란 3ccd급 카메라를 써야만 가능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올해 삼성에서는 업계 최초로 400만 화소급의 디카/디캠 겸용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팔릴지는 의문이지만, 화소를 늘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다들 디캠이 스냅샷용 디카 기능을 다 커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Xorn님의 조언을 들었을 때에는 거꾸로 동영상 기능이 뛰어난 디카를 구입해서 품질높은 사진을 주로 찍고 동영상을 가끔 찍는 쪽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구모델 캐논 디캠의 오타쿠적인 매력을 알게 되는 바람에 Elura 중고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있습니다. 인쇄용 고화질 사진은 필름카메라로 가끔씩만 미리미리 준비하여 찍고, 평소에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디캠으로 스냅 동영상을 마구 찍은 다음에 거기서 맘에 드는 클립이나 스틸을 잘라내서 모아볼 생각입니다. 640x480 정도 되니까 아쉬운대로 자잘한 것들을 찍어 웹으로 보기엔 괜찮을듯. 카메라와 캠코더를 다 들고 다니기는 싫으니 일상적으로 사용할 놈으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인쇄 가능한 수준의 사진 + 보기 괴로운 동영상}이냐 {TV 수준의 동영상 + 모니터로나 볼만한 스냅 사진}이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후자를 고른 셈입니다. 640x480으로 초당 서른장 찍어주는 고속 디카라고 생각하고 들고 다니려고요. 언젠가는 HDCAM이 대중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쇄 가능한 수준의 정지화상과 16mm급의 동화상을 찍을 수 있겠지요. ^^; ......웃기냐? 응? 웃기냐? 응? 퍽퍽퍽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