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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 ] in KIDS
글 쓴 이(By): hammer (메멘토모리)
날 짜 (Date): 2009년 12월 28일 (월) 오후 08시 40분 45초
제 목(Title): 상실.



크리스마스 데이를 눈으로 뒤덮다 못해

일요일 또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올 겨울은 정말 눈이 자주온다. 

9년전 내가 지내었던 그 곳 그 날처럼. 눈이 정말 오지 않는 곳이었더랬는데.

여튼, 추운날씨를 못이겨 풀썩 뜨뜻한 이불속에서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눈을 뜬 나는, 눈이 펄펄 날리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뭉뭉이를 앞장세워

산책을 나갔더랬다.

언제나처럼 대로를 따라 내려가 중앙과학관의 뒷길로 접어들어

인간의 흔적이란 볼 수 없게 하얗게 쌓이기만한 눈 길을 따라

번뇌에 빠질법한 생각속으로 속으로 .. 걷다보니

어느새인가 뭉뭉이가 보이지 않는다.

또 잃어버렸다. 큰뭉뭉이.

한참을 이름을 부르고 .. "나 간다~" 하고 협박을 외치곤

어느 방향을 쳐다보아도 모습이 온데간데 없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장소로 돌아가 한참을 서 있어도 나타나지를 않고.

혹시나 하고 두바퀴째 돌며 건너던 다리로 가보니 뭉뭉이 발자국이 있다.

앞서 걸었던 내 발자국, 그리고 새로 난 뭉뭉발자국.

그 흔적을 보니 우리가 가지 않았던 길로는 가지 않은듯하다 역시나.

하지만 여기까지는 왔었던듯하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 발자국 흔적을 따라 가봐야 하려나 고민하는데.

저 만치 앞에서 무언가가 고개를 떨구고 투실투실 걸어온다.

해떨어지고 어두워진터라 큰뭉뭉인가 확인하려 가만히 쳐다보니.

걸어오던 무엇이 움찔 멈추고 꼼짝하질 않는다.

가만히 나를 쳐다만 보고 있다가 "달시?" 하고 이름을 부르니

그제서야 껑충껑충 뛰어와 "낑낑"대고 난리다.

뭉뭉이랑 나랑 서로가 "너 잃어버리는 줄 알았어. 어디갔었어?"를 외치듯.

쓰다듬고 겅중겅중 뛰어 안기고 끙끙대고 안아주고.

뭉뭉이 역시 나를 찾느라 길을 되돌아가 한참을 걷다온 모양이다.

다시 만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금 신나게 뛰어노는 뭉뭉뒤를 따라

걸으며 .. 든 생각이.

울 뭉뭉이는 시각도 청각도 후각도 좀 떨어지는거 아닌가 싶은 ..

왜 날 빨리 찾지 못한거야?


@ 짧은 시간이라도 갖게되는 상실감은 정말 싫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잡을 수 없는 하늘의 별을 잡는다.                      ... 동키호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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