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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 ] in KIDS
글 쓴 이(By): Elbereth (Rosa)
날 짜 (Date): 2009년 03월 11일 (수) 오후 01시 51분 43초
제 목(Title): 고양이 들이다



몇 년 전에 친구랑 같이 살 때 고양이를 키웠는데 친구랑 분가하면서 친구가 
모두 다 데리고 가게 됐다. 스테옹 가고 난 뒤에 벅캣 불캣 한 달 남짓 데리고 
있는 거 외엔 가끔 가다 탁묘 정도 해준 게 다.
한국에서 정착하려면 화분 몇 개로 안 될 거 같아 결국 고양이를 들이기로 
했다. 목표는 세 마리고 친구네 가 있는 내 샴 믹스도 데리고 오기로 했다. 
나머지 두 마리를 들이려고 알아보다 친구가 동물병원에서 데리고 온 
정체불명의 3달 좀 된 남자아이를 데려왔다.

무늬는 아메리칸 숏헤어처럼 생겼는데 아무튼 뭐 알 수 없는 녀석. 새벽 
4시마다 우다다를 하거나 내 발을 물어서 꼭 일어나게 한다. 얘야, 이 누님은 
새벽잠이 많단다.... 사료를 너무 많이 준 건지 아랫배가 벌써 중년 고양이처럼 
쳐져서 한동안 다이어트를 좀 시켜야지 안 될 듯싶다.

이 녀석의 이름은 귤색이라 탠저린. 애칭은 탠지, 귤탱, 탱, 등등. 내키는 대로 
마구 부르고 있다. 하지만 자기 이름을 알아듣는 것 같진 않다.

며칠 전에 친구가 왔을 땐 발톱 세우고 무서워서 난리더니 며칠 뒤에 다른 
친구들이 오니 애가 이제 좀 체념했는지 전보다는 덜 반항한다. 덕분에 
친구들이 마음껏 주물럭거리다 갔다;

참, 처음에 얘 이름은 털색 때문에 레닌이라고 짓는 게 어떠냐고, 다른 애를 
들여서 트로츠키라고 하라고 하는 리퀘스트가 있었다. 그런데 레닌과 깔리닌이 
어떠냐고 했더니 다른 친구가 동물병원에 가서 이름 적을 때 덜 부끄러운 
이름으로 하라고 해서 아 예 하고 그냥 탠지가 되어버렸다. 

이제 네 달. 소심쟁이에 만지면 바로 골골거리면서 만져 달라고는 절대 오지 
않고 아무튼 새침떼기 남자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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