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영추억 (#3570)
제 목 : [답변] 이등병때는 왜 힘든가...
올린이 : 멋쟁이72(김영호 ) 97/01/13 11:59 읽음 : 442
------------------------------------------------------------
물론, 당나라 부대도 있지만 대부분 이등병 생활은 힘이 듭니다.
6 시 기상 몇 분전에 깨서 눈만 뜨고 있다가 기상 나팔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내무반 불을 키고, 커텐을 젖히고, 고참들 워커 다 꺼내 놓고,
침낭 개고, 모포 개고, 매트리스 개고, 병장들것 개고,
전투복 입고, 워커 신고 제일 먼저 뛰어 나가 기준 잡고 서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6 시부터 10 분 안에 이루어져야 하지요.
점호를 마치면 내무반으로 튀어 올라가 청소를 해야 합니다.
이 때, 병장들은 내무반에 누워 잠을 잡니다.
청소가 끝나면 재빠르게 세수를 하고(제가 이등병 때는 아침에 못 씻었습니다)
식당에서 배식을 하는지 알아보고, 배식이 이루어지면 물을 떠와야 합니다.
밥을 다 먹고, 병장들이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식사가 끝나면
주전자를 들고 근무지로 갑니다.
저같은 경우는 수송부라 겨울이면 고참들보다 먼저 뛰어가
난로에 기름 넣고, 난로 가동시키고, 차 시동켜고, 눈 치우고....
점심시간되면 또 물 떠 오고, 내무반 청소하고, 담당구역 청소하고...
일과 끝나면 또 먼저 올라가 내무반 청소하고, 담당구역 청소하고...
작업 집합 하면 이등병이라 항상 나가야 하고, 고참들 심부름 해야 하고...
이등병 때는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또, 그만큼 시간이 빨리 갑니다.
그래서 이등병 때는 누구나, "내가 고참이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자기가 고참이 되면 보상심리가 작용하는지
자기가 당한 것만큼 하게 됩니다.
어차피 군대는 원해서 온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병일 경우)
그리고, 전부 육체적으로 힘든 일 뿐입니다.
힘든 일을 내가 해야지...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힘든 일 했다고 칭찬 받는 것도 아니고,
하면 당연한 것이구, 안 하면 욕먹는 일인데 미쳤다고 자기가 하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임병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등병 때 전화를 못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할 일이 태산같은 이등병이 한가하게 전화통 붙잡고 히히덕거리면
고참들 눈에는 불이 나는 것입니다.
사회처럼 전화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한두대인데
이등병까지 전화를 걸면 자기 순서가 안 오는 것도 한 이유겠지요.
이제, 결론을 짓자면 이등병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고참들의 보상심리 때문입니다.
나도 이등병 때 힘들었고, 이만큼 생활을 했는데
너는 갓 들어온 놈이 놀 생각을 하냐... 뭐 이런 것입니다.
그리고 군대는 모든 일이 힘든 작업인데 이등병을 편하게 해주려면
내가 그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잘해주면 고마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참을 만만하게 본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일을 시켜도 하지도 않고....
누구 하나부터 보상심리를 버리고 제대할 때까지 계속 힘든 생활을 하면
이런 전통이 바뀌겠지요...
이등병은 놀고, 병장들이 물주전자 들고 뛰어다니고...
----------------------
음~~~ 할 말이 없다.
----------------------
Ideas won't be keep; something must be done about them. - Alfred N. Whitehead
Think much, speak little, and write less.
A cynic is not merely one who reads bitter lessons from the past; he is one
who is prematurely disapponited in the future. - Sydney J. Harris
[경고] 키즈는 중독성이 있으며, 특히 석사1년차와 신입사원에게 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