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astetica (::Trrrrr::) 날 짜 (Date): 2002년 3월 28일 목요일 오후 07시 12분 35초 제 목(Title): [펌] F-15K와 라팔 전격 비교. 요즘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사업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나타난 미국과 프랑스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도 국민들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대한 관심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향후 10년 이상 우리 공군 전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사업이므로 절대 국민 감정에 치우쳐서 진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대해서 사람들의 좀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유력한 두 후보인 F-15K 와 라팔을 여러가지 측면에 비추어 전격 비교해보고자 한다. 1. 공대공 전투능력 전투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제공권 확보이며 이는 전투기의 공대공 전투 능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전투기의 공대공 전투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일명 Dog Fighting 이라 불리는 근접전이고, 두번째는 BVR (Beyond Visual Range) 전투, 즉 중거리 전투이다. 1-1. 근접 공대공 전투 능력 현재로선 근접전 능력에서 라팔이 F-15K 에 대해 약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근접전에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들은 기체의 기동성과 전자 시스템이다. 우선 라팔은 신예 기체이기 때문에 F-15K 에 비해 기동성이 뛰어나다. (물론 F-15K 의 원래 모델인 F-15E 와 라팔의 개발시기는 1980년대로 비슷하나 F-15E 는 기존의 F-15 를 무장능력과 항속거리를 향상시켜 전폭기로 개조한 것이고 라팔은 완전히 새로운 기체라 라팔이 F-15K 보다 항공역학상으로 앞서있다.) 기체의 기동성은 전투기끼리의 근접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단 근접전에서의 기동성을 보면 라팔이 F-15K 보다 우세하다. 근접전에서의 전자 시스템을 보면 라팔의 경우 독자 개발한 Topsight 헬멧을 장착해 근접전의 혁신적인 향상을 가져온 HMD (Head Mounted Display -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 를 사용하고 있다. HMD 는 공중전에 필요한 정보들을 헬멧 고글에 표시해 계기판을 보지 않고 기수를 적기 방향으로 돌릴 필요없이 단지 고개만 돌림으로써 사용해야 할 무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신속한 전투 자세를 취할 수 있다. HMD 는 우수한 단거리 미사일과 연계됐을때만 근접전에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 라팔의 경우 프랑스 예산문제로 단거리 미사일이 없는 관계로 최근에 자체 개발한 중단거리 미사일인 MICA 를 장착하고 있다. MICA 는 말그대로 중단거리 미사일이므로 단거리와 중거리 겸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단거리로 쓰기에는 덩치가 커서 기동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HMD 와 연계되는 우수한 단거리 미사일의 부재로 현재 라팔은 HMD 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F-15K 의 경우를 보면 현재로선 F-15K 의 원래 모델인 F-15E 에는 HMD 가 없는 상태이며 모든 비행 정보를 CRT (Cathode-Ray Tube - 음극선관) 모니터에 디스플레이 하는 실정이라 HMD 보다 뒤진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 판매하려는 F-15K 에는 최초로 JHMCS (Joint Helmet Mounted Cueing System) 라는 HMD 를 장착할 예정이고, 기동성이 매우 우수한 최신형 단거리 미사일인 AIM-9X Sidewinder 도 몇년 후면 실전 배치가 되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는 오히려 F-15K 가 라팔에 비해 근접전에서의 전자 시스템에서는 다소 앞설 것이다. 그렇지만 근접전에서 전자 시스템에서는 라팔이 F-15K 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반면 기동성에서는 F-15K 가 라팔에 비해 좀더 떨어지는 편이므로 근접전에서는 라팔이 F-15K 보다 약간 우수하다고 볼 수 있겠다. 1-2. 중거리 공대공 전투 능력 다음엔 BVR 전투, 즉 중거리 전투 능력을 비교해보자. 중거리 전투는 기체의 기동성이나 조종사의 실력이 크게 좌우하는 근접전과는 달리 우수한 전자 기술에 의해 적기를 얼마나 빨리 탐지하고 또 아군기가 적기에게 얼마나 탐지가 안되는지 여부가 승패를 좌우한다. 실제로 현대 공중 전투의 대부분은 중거리 전투이며 미국이 소련에 비해 새로운 기체 개발을 덜 했던 것도 바로 이 사실에 근거를 둔다. 굳이 기동성이 좋은 기체를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전자 시스템만 우수한 것으로 개량해주면 충분히 제공권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BVR 전투의 승패에는 레이더, 기체의 스텔스성, 중거리 미사일, ECM (Electronic CounterMeasures - 전파 방해 시스템), ESM (Electronic Support Measure - 전파 경보 시스템)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 우선 두 기체의 레이더를 살펴보면, 라팔의 장착된 레이더는 RBE-2 로 위상배열 방식이다. F-15K 에 장착된 레이더는 APG-63V1 으로 기계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상배열 방식이 기계식보다 앞선 레이더이다. 기계식 레이더가 목표를 탐지하기 위해 안테나를 쉴새없이 움직여야 하는 반면 위상배열 방식은 수많은 송수신 모듈을 이용하여 3차원 동시 다중 탐색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상배열 방식 레이더가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보다 탐지거리나 해상도가 향상된 것은 아니며 기계식 레이더의 안테나의 움직임도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동시는 아니더라도 매우 짧은 시간 내에 다중 탐색이 가능하다. 따라서 F-15K 와 라팔의 레이더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레이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목표에 맞고 돌아온 레이더 반사파 정보를 컴퓨터가 신속하게 처리하는 연산 능력의 경우 F-15K 가 라팔보다 많이 앞서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레이더 시스템은 라팔과 F-15K 가 비슷한 수준이거나 아니면 F-15K 가 라팔보다 조금 더 앞서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런데 미국측에서 우리나라에서 F-15K 를 구입할 경우 F-15K 에 라팔의 RBE-2 보다 더 발전된 방식의 능동 위상배열 방식 레이더인 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를 장착해준다는 제안을 하고 있으니 만약 그것이 수용될 경우 레이더 시스템에 있어서 F-15K 는 라팔에 비해 크게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더 외에도 라팔은 OSF (Optronique Secteur Frontal) 라는, F-15K 는 IRST (Infra Red Search and Tracker) 와 FLIR (Forward Looking Infra Red) 이라는 탐지 장치가 있다. 이 장치들은 적외선 스캐너를 이용해 열이 발생하는 물체, 즉 적기에서 배출되는 열을 찾아내는 열감지 장치이다. 이 장치들은 레이더와 함께 적기를 탐지하는데 유용하게 쓰이는데, F-15K 의 장치와 라팔의 장치에 성능의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어서 기체의 스텔스성에 대해 언급하겠다. 스텔스는 기체를 매끈하게 만들어 그 위에 레이더 전파를 산란시킬 수 있도록 도장을 입히고 배기구의 열까지 냉각시킨 후 배출해 어떤 방법으로도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F-15K 의 경우 다들 아시다시피 스텔스 기체가 아니다. 반면에 라팔은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을 가진 기체이다. 하지만 이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이라는 것이 말그대로 부분적이다. 생각해보라.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는데 윗도리만 숨기고 아랫도리는 숨기지 않으면 그게 발각이 되지 않을까? 라팔이 바로 그런 기체이다. 물론 걸릴 확률이 아주 조금은 낮아지겠지만 라팔은 100km 밖에서도 충분히 레이더에 걸릴 수 있다. 게다가 라팔이 중무장을 할 경우에는 기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미사일들이 레이더 전파를 반사하기 때문에 스텔스성은 사실상 없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F-22 나 F-117 같은 유명한 스텔스기의 경우 미사일들이 기체 안쪽에 내장되기 때문에 중무장을 해도 스텔스성을 유지한다.) 따라서 프랑스측에서 라팔의 장점으로 부각시키는 스텔스성은 사실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그리고 양기의 중거리 미사일을 비교해보면 라팔의 중거리 미사일은 앞에서도 언급한 중거리와 단거리 겸용인 중단거리 미사일 MICA 이다. 그리고 F-15K 의 중거리 미사일은 서방세계의 베스트 셀러 미사일인 AIM-120 AMRAAM (Advanced Medium Range Air to Air Missile) 이다. AMRAAM 과 MICA 의 성능 차이는 사실 크게 나지 않는다. 두 미사일 모두 사정거리가 50km 안팎이고 속도도 마하 4로 거의 비슷하며 발사 후 관성 유도 방식으로 비행하다가 최종 단계에서 액티브 유도 방식으로 전환해 내장된 소형 레이더로 스스로 목표를 찾아서 돌입하는 복합적인 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Fire & Forget 능력, 즉 쏘고 나서 전투기가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MICA 가 AMRAAM 보다 기동성이 약간 더 좋을 뿐이다. 하지만 AMRAAM 의 경우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고 많은 개량과 시험평가를 거친 한마디로 검증된 미사일이다. 그러므로 두 미사일의 우열을 가리기는 좀 어렵고 다만 개인적으로 볼때는 성능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진 AMRAAM 에 점수를 좀더 많이 주고 싶다. 두 기체의 ECM 이나 ESM 같은 전자전 수행 능력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것이기 때문에 각국의 기밀 사항이라 딱히 어느 쪽이 더 우수하다고는 단정짓기는 힘들다. 그러나 F-15K 의 경우 전자전 시스템이 최신형이라고 알려져 있고 미국은 전자전의 기본이 되는 전자정보 수집능력이 월등히 우수하다. 게다가 F-15K 의 전자전 능력은 이미 실전에서 충분히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따라서 F-15K 가 라팔보다 전자전 수행 능력 역시 우수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위에서 비교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볼때 BVR 전투는 F-15K 가 라팔보다 상당히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BVR 전투는 전적으로 전자 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전자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기체가 BVR 전투에서 가장 우수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상 근접 공대공 전투 능력과 중거리 전투 능력에 있어서 F-15K 와 라팔의 성능을 비교해 보았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근접전에서는 라팔이 F-15K 보다 다소 앞서며, 중거리 전투에서는 F-15K 가 라팔보다 많이 우수하다. 결론적으로 종합적인 공대공 전투 능력은 F-15K 가 라팔보다 우세하다고 본다. 비록 근접전에서 라팔이 F-15K 보다 약간 앞선다고 해도 실제로 현대의 공대공 전투의 대부분은 중거리 전투로 이루어지며 중거리 전투에서는 F-15K 가 라팔보다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전투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공대공 전투인만큼 이러한 비교 결과는 F-15K 가 라팔에 비해 큰 메리트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2. 공대지/공대함 폭격능력 공대지 폭격능력 (실제로 공대지 폭격과 공대함 폭격은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아래로 폭탄을 발사하는 것에 있어 공통적이며 실제로 공대지나 공대함 능력은 Air to Surface Attack 이라고 해서 거의 비슷한 능력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니 여기서 공대지와 공대함을 그냥 간단하게 공대지로 통합해서 부르기로 하겠다.) 역시 F-15K 가 라팔보다 상당한 우세를 점유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F-15K 는 F-15 의 공대지 폭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다목적 전투기 (Dual Role Fighter) 이므로 공대지 폭격 능력이 아주 우수하다. 일단 F-15K 가 라팔보다 기체가 큰 만큼 항속거리와 무장 탑재량에서 크게 앞서있다. 전투 행동 반경이 넓어서 멀리까지 공대지 폭격을 할 수 있는 전투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우리나라에게는 당연히 기존의 F-16 과 비슷한 전투 행동 반경을 가진 라팔보다는 그보다 전투 행동 반경이 300km 이상 앞서는 F-15K 가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전투 행동 반경이란 무장과 애프터 버너를 고려한 항속거리를 말한다.) 게다가 F-15K 는 라팔보다 최대 무장 탑재량도 3000kg 이상이나 더 많다. 이는 마땅한 폭격기가 없어 집중된 막강한 공대지 폭격 능력이 요구되는 우리나라에서 역시 F-15E 쪽에 점수를 더 많이 줄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탑재 무장에 대해 좀더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장착되는 공대지 무기의 종류도 F-15K 가 라팔보다 다양하다. F-15K 의 경우 AGM-12 Bullpup, AGM-45 Shrike, AGM-62 Walleye, AGM-65 Maverick, AGM-78 Standard ARM, AGM-84 Harpoon, AGM-119 Penguin, AGM-88 HARM, AGM-114 Hellfire, AGM-122 Sidearm, AGM-123 Skipper, AGM-130, AGM-136 TACIT RAINBOW, AGM-137 TSSAM, AGM-142 HAVE NAP, AGM-154 JSOW, JASSM 등 수많은 미국의 위력적인 공대지 미사일들을 탑재할 수 있으며 특히 AGM-154 JSOW 와 같은 고공투하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 위성항법장치) 유도병기의 경우 이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그 명중률과 생존성을 인정받았다. 라팔의 경우 현재 새로운 조립식 공대지 미사일을 독자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형 GPS 시스템인 '갈릴레이'가 2010년 쯤에 구축되므로 그때쯤이면 우수한 공대지 폭격 무기들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F-15K 의 막강한 공대지 폭격 무기들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가지 라팔이 F-15K 에 비해 크게 장점을 가지는 것이 바로 라팔의 Scalp EG 라는 사정거리 300km 의 순항 미사일이다. 지상이나 해상의 목표물에 기체의 직접적인 위험 없이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순항 미사일은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보면 크게 매력적인 요소임에 분명하며 라팔의 F-15K 에 비해 항속거리가 짧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큰 메리트를 가진다. 라팔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라팔의 Scalp EG 순항 미사일 운용이다. 그러나 순항 미사일이 추가된다고 해서 공대지 폭격 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은 아니며 미국도 뒤질세라 비슷한 성능의 순항 미사일인 SLAM 을 제공한다고 약속하고 있어 역시 이 부분에서도 라팔이 F-15K 에 비해 크게 앞선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레이더에 대해서 말하자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F-15K 의 레이더는 APG-63V1 이고 라팔의 레이더는 RBE-2 이다. 공대공 전투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공대지 폭격에서도 이 둘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다. 둘 다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모드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있으며 고해상도의 지형 매핑 능력을 가지고 있다. 레이더 외에도 라팔은 '다모클레스'라는 지상 공격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F-15K 는 LANTIRN (Low 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 이라는 지상 공격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스템들은 주간용의 광시계(넓은 시야) 및 협시계(좁고 먼 시야) 렌즈, 야간용의 열상장치, 폭탄 유도용 레이저 발사기 등의 장치들을 갖춰 전투기들을 전천후, 야간에 안전하게 낮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게 해주고 정밀 무기들을 사용해 적지의 육상 목표물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모클레스'는 현재 개발 중이라 이렇다 할 정보가 없어서 평가하긴 힘드나 이미 걸프전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여러 실전에서 증명된 LANTIRN 의 엄청난 위력(특히 야간에서)은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을 비교해 본 결과 공대지 폭격 능력 역시 전체적으로 F-15K 가 라팔보다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공대공 전투, 공대지 전투 모두 F-15K 가 앞서므로 전체적인 성능은 F-15K 가 라팔보다 좀더 앞서는 셈이 된다. 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부분의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기체 자체의 역학적인 성능이 아니라 기체 내부에 탑재되어 있는 우수한 전자 장비와 무기들이다. 따라서 아무리 라팔이 F-15K 보다 좀더 신예기체라 하더라도 F-15K 의 원래 모델인 세계제국 미국의 하늘을 오랫동안 책임져 온 세계 최강의 제공 전투기 F-15E 의 최첨단 전자 장비 및 무기들에 밀려 F-15K 보다 평가 절하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들 아시다시피 F-15K 의 치명적 단점은 성능에 있는 것이 아니다. 3. 향후 운용 능력 F-15K 가 라팔에 비해 크게 밀리는 점이 바로 이 향후 운용 능력이다. F-15E 의 공장은 우리나라에 공급할 F-15K 를 생산하고 곧 폐쇄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냉전 붕괴 이후 미국의 국방비가 크게 삭감되어 복잡한 무기 운용 체계를 유지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은 기존에 운용하던 F-14, F-15, F-16 같은 기존의 전투기들을 대부분 퇴역시키거나 생산을 중단하고 있으며 이런 전투기들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다목적 전투기의 제작을 계획했다. 바로 이것이 JSF (Joint Strike Fighter) 이다. 이러한 F-15E 의 생산 중단은 곧 F-15K 부품 공급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투기의 평균적인 운용 기간은 30년 정도인데 현재 F-15K 를 채택했을 경우 30년이 되기 전에 20년 정도가 지나면 기체 부품 공급이 불가능해진다고 하며 그러면 그 후 10년 동안은 한 전투기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다른 전투기를 해체해야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실제로 미국 M-48 전차 시리즈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운용 중인 M-48A5K 전차는 생산이 중단된지 오래라 현재 이런 식으로 운용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이 라팔과의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라팔에 비해 다소 뒤지는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F-15K 에 제공한다던 JHMCS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 AESA 능동 위상배열 레이더, SLAM 순항 미사일도 약속대로 제공이 될지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번 F-16 도입 초기때 기체의 핵심적인 기능인 전자전 시스템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이로 생기는 한국의 불만을 일본에게도 도입해주지 않았던 최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MRAAM 을 한국측에 제공함으로써 무마시켰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라팔의 향후 운용 능력도 못 미더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라팔은 신형 기체이고 기체가 작기 때문에 자체적인 유지 비용은 적게 든다.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의 무기들은 미국제라서 프랑스제와는 호환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에서 이미 사용 중인 무기들이나 전자장비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F-15K 와는 달리 라팔은 프랑스에서 독자 개발한 무기들과 전자장비들을 수입해야 한다. 두 나라의 무기체계를 동시에 운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정말 큰 문제는 평시가 아니라 전시에 일어난다. 미국과 프랑스는 군수산업 자체에 엄청난 규모의 차이가 있다. 무장과 정비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시에 미국과 프랑스와는 그 지원 정도에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이 전시에 처했을 때 필요한 만큼의 무기들이나 전자장비들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군수산업체들이 한국이 전시에 필요한 물량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어찌되었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한 한국의 우방이기 때문에 전시 지원 과정은 더욱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 못지않게 프랑스도 한국이 라팔을 구입할 경우 제공하기로 한 정비 및 훈련 지원을 제대로 해줄 지 의문이다. 프랑스 역시 TGV 때 한국의 요구 사항들을 묵살해버린 전례가 있다. F-15K 와는 달리 한국으로선 전혀 새로운 무기체계인 라팔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F-15K 에 대한 향후 운용 능력이 라팔보다 불안한 것은 사실이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F-15K 에게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4. 결론 이상 F-15 와 라팔에 대한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비교를 해보았다. 정리하자면 단순한 성능 비교로는 F-15K 가 라팔보다 앞서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운용 능력에 있어서는 F-15K 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이며, 라팔의 경우 역시 향후 운용 능력에 대한 신뢰가 다소 부족하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볼때 어느 기체가 딱히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로 더 적합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개인적으로 볼땐 이번 F-X 사업이 첫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차이는 있지만 두 기체 모두 향후 운용 능력에 있어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솔직히 어느 기체를 선택하든지 간에 우리나라로선 좀 껄끄러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의 한계가 있는 이상 어차피 다른 기체들을 유치해도 상황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어차피 그렇다면 이왕 사업을 시작했으니 후보 기체들 중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앞에서도 말했듯이 F-X 사업은 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가 대규모로 소비되는 사업이니만큼 단순히 감정만으로 해결할 문제는 분명히 아니다. 따라서 국민들은 단지 국민감정에 휘둘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사업에 다수의 논리를 행사해 민주주의의 맹점을 노출시켜서는 안되며 이를 결정하는 담당자들은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상 F-15K 와 라팔에 대한 비교를 마치면서 이 글을 읽고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더 차세대 전투기 선정 사업의 세부적인 정보에 대해 이해하고 F-X 사업을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이거 쓰는데 사흘이나 걸렸으니 그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이 글을 읽으신 분은 나가면서 OK 를 살포시 눌러주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_-; * 참고자료 * 플래툰 2002년 3월호 1999 군용기 연감 (출판사: (주)군사정보) 21세기의 주력병기 (출판사: (주)군사정보) 라팔 홈페이지 - http://www.rafale.co.kr 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 - http://www.fas.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