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Gamja (감자) 날 짜 (Date): 2000년 8월 16일 수요일 오전 01시 03분 29초 제 목(Title): Re: 총알이 공전도 하나요? 제가 무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탄두의 회전은 관통력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통력을 결정하는 것은 탄두의 속도, 중량(밀도), 경도, 형상 등입니다. 총신에 강선을 넣어서 탄두를 회전시키는 것은 탄두의 자세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물체에 회전이 걸리면 회전관성에 의해서 회전축이 한방향으로 고정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회전하는 물체의 자세가 안정됩니다. 만약 탄두에 회전을 주지 않으면 탄두가 날아갈 때 아래처럼 움직이게 됩니다. -- / | \ -- / | \ -- 탄두가 이렇게 날아가면 공기와 부딪히는 면적이 수시로 번하기 때문에 탄도가 흔들리게 되어 거리가 증가할수록 탄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만약 탄두가 | 이런 자세로 표적물에 맞는다면 면적의 증가로 관통력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강선을 넣어서 탄두의 축방향으로 회전을 주면 탄두는 다음처럼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날아갑니다. -- -- -- -- -- -- -- 따라서 항상 일정한 면적으로 공기를 맞으며 날아가게 되어 예측 가능한 탄도를 그리게 되고, 항상 탄두의 끝 가장 뾰족한 부분으로 표적물을 맞추게 되어 좁은 면적에 최대의 힘을 집중시켜 큰 관통력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회전이 반드시 큰 관통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 있는 전차포 얘기를 보세요. ********* 여기까지는 탄도 안정에 관한 이야기고...... 탄두가 공전을 하느냐?는 질문에 공기중에서는 미세하지만 물속에서라면 확실하게 볼 수 있다고 하신 분이 있습니다. 이게 맞습니다. 진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명도 역시 맞습니다. 이건 회전하는 물체의 세차운동이라는 현상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팽이를 보면 처음에 힘껏 던졌을 때에는 똑바로 서서 돌다가 한참 지나서 회전속도가 줄면 꼬리를 치며 비틀비틀하는 걸 보게됩니다. 이런현상을 세차운동이라고 하며 회전운동에너지가 줄어들 때 나타납니다. 만약 탄두가 진공속을 날아간다면 공기와의 마찰이 없으므로 회전운동에너지가 줄어들지 않고, 따라서 세차운동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기나 물 등을 지나간다면 마찰에 의해서 회전운동에너지가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세차운동을 하게 됩니다. 꼬리치는 팽이가 앞으로 날아가는 모양을 상상해 보십시오. 탄두가 팽이처럼 꼬리를 빙빙 돌리면서 날아가면 공기와 부딪히는 자세가 주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공기 또는 물 속에서 나선형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게 됩니다. 단, 공기의 경우 밀도가 작아서 마찰에 의해 손실되는 에너지가 크지 않고, 세차운동을 하더라도 탄두의 진행방향이 물속에서처럼 크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 여기까지는 공전얘기..... 탄두를 나사처럼 올록볼록하게 만들면 회전에 의해서 관통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린 것 같습니다. 일단 이렇게 탄두를 만들면 발사하기도 힘들겁니다. 울퉁불퉁한 탄두모양 때문에 총신 내부의 마모가 극심해서 몇발만 쏘면 아마 총신을 교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는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울퉁불퉁한 모양 때문에 공기와의 마찰이 커서 탄속이 감소하게되어 관통력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드릴의 경우에는 위에서 꾹 눌러주면서 모터로 드릴 날을 계속 돌려주지만 탄두의 경우 이런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돌면서 파고들어가기 전에 푹 박혀버리던지 튕겨나가버리던지 둘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그리고 아무리 탄두가 빨리 회전한다고 해도 드릴이나 나사못처럼 물체를 '깎고' 들어갈 만큼의 회전운동에너지를 갖기는 힘들겁니다. ********* 한가지 덧붙여서....... 탄두에 회전을 주는 것은 정확한 자세로 표적을 맞춤으로써 관통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짐과 동시에, 표적에 맞는 순간 급격한 회전운동에너지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세차운동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져서 관통력이 저하되는 모순된 결과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이게 인명살상용이라면 관통력보다는 사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다치게 만드느냐가 관심사이므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총알이 깨끗하게 관통하면 총알이 지나간 자리만 잘려나갈 뿐 그 주위의 신체에는 별다른 손상이 가지 않지만, 총알이 일단 몸 안으로 들어간 후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 주위를 마구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관통력이 높은 총알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관통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화포는 아마도 전차포일 것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소총은 일단 맞추기만 하면 몸 안으로 탄이 뚫고 들어가는 것은 신경쓸 필요가 없지만, 탱크는 두꺼운 장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맞추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장갑을 '관통해서' 내부를 파괴해야 합니다. 요즘의 전차포는 대부분 강선이 없습니다. 강선이 없으면 탄의 속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표적에 맞는 순간의 자세 흐트러짐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탄의 회전이 없으므로). 단, 탄이 회전하지 않기 때문에 날아가는 동안 자세가 불안정해져서 명중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포탄에 작은 날개를 달아놓습니다. 화살의 뒤쪽 끝에 깃털을 다는 것과 같은 이치로써 이런 포탄을 APFSDS라고 부릅니다. ********* 정리하면..... 1. 탄은 공기속을 날아가면서 '공전'한다. 2. 탄을 회전시키는 목적은 관통력 증가가 아니라 명중율 향상이다. ********* ........ 결국 간단한 얘기를 무지 길게 했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