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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agasi (단물총각)
날 짜 (Date): 1999년 9월 10일 금요일 오후 11시 17분 37초
제 목(Title): [잡담] 한니발 vs 스키피오 - 자마회전


음..한니발의 칸나에 전투얘기가 나왔군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투중의 
하나이고, 버나드 몽고메리 경의 "전쟁의 역사"라는 책에서도 비중있게
다루는 전투중의 하나가 칸나에 전투얘기입니다. 그만큼, 한니발이 구사한
포위-섬멸 작전이 당시로서는 굉장히 센세이셔녈한 작전이었다는 얘기입니
다. 그렇담 .. 스키피오와 한니발의 자마 회전은 어땠을까요?? 이것 또한
칸나에 회전만큼이나 흥미있고, 한니발을 내심 좋게 본 저로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전투중의 하나였습니다. :)

한니발이 처음 알프스를 넘어 연전연승하고, 칸나에에서 대부분의 로마 주
력병력을 도륙한 이후, 로마는 카르타고에 완전히 무릎을 꿇은듯이 보였습
니다. 한니발의 부장들도 이렇게 생각했구요. 그러나, 한니발이 미리 예견
했듯이 로마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반도의 칼"이
라는 별명을 얻은 "파비우스 막시우스"의 지휘하에 일치단결한 로마는 칸
나에 전투이후 집요하게 한니발을 괴롭히며 소모전을 강요하는 전략으로 
맞섭니다. 한니발은 거의 단신으로 자신의 군대만 이끌고 온 상태였고, 본
국 카르타고의 지원은 강력한 로마의 함대에 의해 번번히 차단된 상태에서
이러한 소모전은 한니발에게 굉장한 압박이 되었던 듯 싶습니다. 게다가, 
당시 로마를 지탱해준 로마 연합 (당시 로마는 본국 로마와 다른 여러 지방
의 제후국들과 "로마 연합"이라는 형태로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은
한니발의 생각만큼 그렇게 간단히 해체되지가 않았습니다. 칸나에 회전이후
쉽게 해체될거라 생각했던 것이 잘 안된것이죠. 결국 계속되는 전투에서 출
혈이 계속되고, 본국 카르타고와 한니발의 본거지인 에스퍄냐 지방이 스키
피오의 손에 차례 차례 점령되자 ... 본국에서의 명에 따라 한니발은 이탈
리아반도에서 철수할수 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로마인의 집요함
은 결국 전술에서의 패배를 전략에서의 승리로 바꾼 대표적인 예죠. 

이렇게, 카르타고와 로마 사이에 평화가 찾아오는 듯 싶었지만, 뜻하지 않은
폭풍우를 만난 로마의 함대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이로인해 북아프리카에 주
둔 중이던 스키피오군이 약화되자 .. 게다가 이탈리아 반도에 있던 한니발마
저 도착하자 .. 분위기는 갑자기 전쟁으로 치닫게 됩니다. 한니발도 스키피
오도 전혀 손쓸세 없이 양군의 진격이 이어지고, 결국 자마에서 한니발과 스
키피오는 처음으로 적장으로서 맞서게 됩니다. 이것은 카르타고 5만과 로마
4만의 병력이 맞붙은 대회전인 동시에, 스승과 제자가 버린 첫 대결이기도 
합니다. 

한니발이 총지휘를 맡은 카르타고 군은 보병 4만 6천에 기병 4천, 코끼리 80
마리의 전력이었고, 스키피오는 보병 3만 4천에 기병 6천의 전력이었습니다.
이때는 스키피오의 전략과 누미디아왕국의 내분으로 정예 기병전력은 스키피
오 휘하에 있었습니다.(누미디아와 마시니사가 이끄는 정예로 이 얘기는 
나중에 하죠.:) ) 따라서, 한니발이 애초에 써먹은 기동성이 생명인 기병전
력이 이때는 로마보다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장기인 포위
섬멸전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태였죠. 이를 타개하고자 그는 다음과 같은
포진을 짰습니다. 

선두에 일단 80마리의 코끼리를 배치했습니다. 2열에는 보병 1만 2천으로 이
루어진 용병 혼성군을 배치했습니다. 3열에는 카르타고 시민병과 타국 용병
1만 9천을 배치하고, 양익에 기병을 2천씩 배치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진용
을 통해, 우선 80마리의 코끼리를 돌격시켜 적진 중앙의 보병대를 혼란에 빠
뜨리고, 두번째와 세번째의 용병대를 투입한후, 이들에의해 로마의 중무장
보병대가 지친 틈을 타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을때부터 휘하에 거느렸던 정예
중무장 보병 1만 5천을 투입해 승리를 굳힐 생각이었습니다. 기병대는 보병
대가 승리를 잡을때까지 버티기만 하는 되는 거였죠. 즉, 기병을 이용한 포
위-섬멸은 애초에 포기하고, 휘하의 전력을 최대한 유기적으로 활용한 전술
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스키피오는 이미 스승의 전술적 능력을 뛰어넘은 상태였
습니다. 그는 누미디아 병사를 포함한 3만 4천의 보병 군단을 중앙에 배치했
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120명의 병사들을 소대 단위로 일정한 간격을 둔
상태에서 배치하기 보다는 중무장 보병대 사이사이에 경무장 보병대를 배치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여느 때라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벌어져 있어야할 로
마군의 전열이 자마에서는 길게 이어진 직선으로 보이게 된것입니다. 이런 일
렬 횡대의 진열에 .. 기병대는 반절씩 좌익과 우익에 배치되었습니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 사령관의 훈시가 끝나고 .. 병사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전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싸움은 로마군의 좌익과 우익에 배치된
기병의 돌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맞서 한니발은 코끼리 부대의 출격을
명령합니다. 돌진하는 80마리의 코끼리떼가 일으키는 흙먼지가 전쟁터를 뒤덮
었고, 이를 눈치챈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허를 찌르는 첫번재 작전을 실행에 
옮깁니다. 코끼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자, 길게 늘어선 보병부대중 중
무장 보병대의 사이사이에 끼었던 경무장 보병대가 중무장 보병대 사이로 파고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로마군의 전열 사이사이에는 120명정도의 공간이 생기
게 되었고, 이 공간을 유기적으로 활요한 로마군은 코끼리의 공격을 무난히
피해가게 됩니다. 현대의 전차와는 달리 한번 전진하면 멈출줄 모르는 코끼리
는 로마군의 소대별 간격으로 그냥 지나쳐가 버린 것입니다. 코끼리 병사들이
간신히 코끼리를 멈추게 하고, 방향을 바꾸고자 시도했을때에는 이미 코끼리
를 둘러싼 로마 병사들이 투창과 돌맹이를 이용해 코끼리를 제압하고 있을때
였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전쟁터에서는 2망8천의 로마군과 3만 1천명의 한니발군이
격돌하고 있었습니다. 병력으로는 카르타고 였지만, 전력으로는 로마가 훨씬
우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제 공격을 감행한 로마의 기병대가 이즈음에는
승기를 잡고 카르타고의 기병대를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카르타고
의 양옆은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스키피오는 중무장 보병에게 정면과 양옆의 세 방면에
서 적을 공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로마군의 주력이 그것도 세방면에서 공격
해 들어오자, 혼성군인 카르타고 용병들은 완전히 당황해 버렸고 .. 완전히 
퇴로가 차단당한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싸우긴 했지만 .. 로마군의 "에스파냐
칼"앞에 도륙을 당하고 맙니다. 카르타고가 고용한 용병부대가 급속히 붕괴
되면서 전멸하는 사이 .. 한니발과 함께 10여년 이상을 함께 싸워 온 정예
고참병 1만 5천의 보병대가 로마 병사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접근하는 한니발의 정예를 앞에두고, 젊은 스키피오는 대형을 새롭게
짜라는 명령을 하달합니다. 지금까지 일직선 종대로 싸우던 보병대에게 활
모양의 횡대로 진형을 바꾸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이럴 경우, 비록 지치기
는 했어도, 수적으로 우세한 병력을 이용해 아군 기병대가 적의 후면을 포
위해 들어올때까지 시간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었습니다. 한니발의 정예가 
횡대로 진격하고, 로마의 중무장 보병이 반원형의 진형으로 이를 맞이해 격
렬한 전투가 오고 가는 사이, 카르타고의 기병대를 완전히 제압한 로마와
누미디아의 기병대가 전선에 복귀하였고, 이들을 포함한 스키피오의 모든
병력은 다시 사면에서의 포위망을 완성합니다. 14년 전에 칸나에 평원에서
벌어졌던 일이 똑같은 형태로 자마 평원에서 재현되었고, 다만 상대가 뒤
바뀌었을 뿐입니다. 

22세에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존폐의 위기에까지 몰고 갔고 당시 45세였던
고대 최고의 명장 한니발은 오랬동안 고락을 함께한 부하 병사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전투에서 1만 5천의 정예 한니발 전사들
은 전멸했습니다. 

이 전투를 마지막으로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의 전쟁은 끝났습니다. 길고긴 
전쟁은 끝이났고, 다시는 카르타고같은 나라가 생기지 않도록 로마는 철저
하게 카르타고를 파괴하고, 약탈합니다. 카르타고 멸망후, 한니발은 마케도
니아 지방으로 피신해 로마에대한 복수를 준비하고자 했지만, 이 늙은 장수
를 로마는 끝까지 가만두지 않았고, 결국은 로마군에 포위된 한니발은 자마
회전이후 항상 가지고 다니던 독약으로 자살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인 
기원전 183년 우연히도, 한니발을 패배시킨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도 52세의
나이로 그의 별장에서 숨을 거둡니다.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로마 최고의
권력자가 된 그였지만, 전쟁이후 수많은 정적들의 공격으로 그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끝내는 전비 사용문제가 불거지면서 원로원에서 축출당하는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스키피오의 유언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배은망덕한 조국이여, 그대는 내 뼈를 갖지 못할 것이다"

이리하여 제2차 포에니 전쟁을 거친 수많은 영웅들은 모두 사리지게 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이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
게 다르지는 않군요. 
@ 이제 다시금 돌이켜보면 우린 적군과 싸우고 있었던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
@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적은 자신의 내부에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그거야 어찌 @
@ 됐든 거기서 살아남은 자들은 그 전쟁을 다시금 상기해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
@ 우리가 배운것을 남들에게 가르쳐주고 우리들의 남은 생명을 다바쳐서 생명의 존 @
@ 귀함과 참의미를 발견할 의무가 있는것입니다.                      - Plat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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