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finix (이 병우) 날 짜 (Date): 1999년 9월 7일 화요일 오후 10시 15분 23초 제 목(Title): [한겨레] 클릭하면 당신도 무기박사 “마침내 왔다!”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이성찬(34)대리의 컴퓨터에 일본 미츠비시사의 한 엔지니어로부터 날아온 정보가 떴다. 일본의 지원전투기로 미-일이 합작해 미츠비시에서 제작한 F-2전투기에 관한 내용이 빠짐없이 차 있었다. 한달 동안 밤마다 이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구한 정보다. 애초 미츠비시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전투기의 기본정보를 얻기는 했다. 그러나 양에 차지 않았다. 전투기 제작사의 엔지니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접촉을 시도한 끝에 얻은 열매다. 이 정보를 이 대리는 곧바로 자신의 홈페이지인 ‘이성찬의 최신무기체계 백과’에 띄웠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1,2개씩 홈페이지에 올린 무기체계 정보항목 200개에 하나가 더 늘어난 것이다! 물론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니다. 그저 무기에 대한 정보가 좋아 회사일을 마친 뒤 날마다 밤 11시면 컴퓨터를 켠다. 그는 그런 `밀리터리 매니아'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군사분야의 인터넷 바람이 뜨겁다. 해박한 군사지식으로 무장한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인터넷 군사사이트를 누빈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부터 영화 속에 나오는 총기류까지 <제인연감>을 뺨치는 정보가 그곳에 있다. `디펜스코리아'(군사웹진), `헬기나라' `한기원의 M-16 소총', `이인철의 프랑스 외인부대', `이영진의 미사일 사이트', `허원의 소총이야기'… 현재 인터넷에 개설된 군사사이트만 해도 100여개에 이른다. 무기체계에 관한 한 군사기밀은 이곳에선 무의미하다. 군당국이 아무리 감추고 싶어도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전세계 각국 인터넷에 널려 있는 군사정보를 입수해 군사사이트에 귀신같이 정보를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동호인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호사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정보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주요 국방정책에 대해 활발한 논쟁을 이끌어 궁극적으로 군당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디펜스코리아(www.defence.co.kr)는 그 선두에 서 있다. 지난 3월 개설된 이 사이트는 하루 평균 2000명의 방문객을 기록해 불과 반년만에 20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등록된 회원수도 군인, 대학생, 회사원, 고등학생 등 1000여명을 헤아린다. 200여개가 넘는 각종 무기체계를 소개하는 최신 무기체계 백과를 비롯해 특수전이야기, 군사소식, 군사사이트, 우리나라 정예부대 등 짜임새있게 꾸며진 각종 코너가 방문객의 눈길을 붙잡는다. 특히 이 사이트는 단순히 무기체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 군사전문언론의 가능성을 싹티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군당국이 러시아에게 빌려준 경협차관을 상계하는 조건으로 러시아잠수함 도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이곳에선 즉각 찬반토론이 뜨겁게 벌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F-15E, 프랑스의 라팔, 러시아의 Su35, 유럽컨소시엄의 유로파이터 등 한국 공군의 차대세 전투기사업 대상기종을 놓고도 기종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밀리터리 매니어들의 면면을 보면 메니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분야에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꿰뚫고 있는 이들이 많다. 최근 디펜스코리아 게시판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의 중년’이라는 아이디의 이용운씨는 방탄복의 종류와 변천사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윤형진씨는 장갑차의 관통력을 언급할 정도의 전차박사로 꼽힌다. 개인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한기원씨는 <에이리언 2>, <제5원소>, <프레데터 2> 등 영화 속에 나오는 소총의 종류와 특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헬기나라라는 군사사이트를 운영하며 세계 각국의 헬기정보와 조종사가 되는 길 등을 소개하는 사람은 현역 조종사다. 이들의 놀라운 활동은 군당국을 새롭게 자극시키고 있다. 국방부가 그동안 군사기밀사항으로 묶어놓았던 무기체계 구매정보의 90% 이상을 기밀에서 해제한 것도 사실 이 군사사이트의 막강한 정보유통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군과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궁극적으로 국방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현실인식도 군 관계자 사이에서 싹트고 있다. 최근 군관련 인터넷 사이트 대책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한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대부분 군에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에서도 이들의 의견과 욕구를 적극 수용할 때가 됐다.”면서 “이런 점에서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군사 사이트는 군과 국민을 연결할 수 있는 주요통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국방부는 자체 홈페이지(www.mnd.go.kr)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는 등 군사사이트의 속도에 발맞출 참이다. 현재 16개에 불구한 홈페이지 항목을 135개로 늘려 비밀을 제외한 모든 자료를 최대한 공개하고 군당국의 주요 정책사항에 대해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소개메뉴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나아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국내외 국방관련 홈페이지가 자동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국형구축함(KDX-2)에 달려 있는 스크류는 어떤 종류인가' `그렇다면 스크류 날개는 5개짜리가 좋은가, 7개짜리가 좋은가' 밀리터리 매니아, 지금 그들이 어릴 적 추억으로부터 자라난 장난감(무기)을 안고 무한대의 놀이터(군사 사이트)로 달려가고 있다. --------------------------------------------------------------- "R.I.P. stands for 'Rebirth in Process.' Please wait for a moment." -- written on the Tombstone of finix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