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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chess (채승병)
날 짜 (Date): 1998년 11월 29일 일요일 오후 11시 33분 45초
제 목(Title): [답변] 조총(화승총)의 발사방법


 "카게무샤(影武者)"의 마지막에 나오는 전투는 1575년 7월에 있었던
 유명한 "長篠合戰"입니다. 여기서 오다 노부나가의 3천 철포대가 다
 케다 가문의 3천 기마대를 격멸한 것으로 유명하죠.
 
 이당시 가장 조총 - 일본어로는 철포라고 합니다. 이 철포를 일어로
 발음하면 '데뽀'가 되지요.('무데뽀'가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을
 활발하게 사용하던 쪽이 오다 노부나가였고, 흔히 아시가루(足輕)라
 고 하는 하급출신 병졸들이 중핵을 담당했습니다.
 
 이때의 일본 철포는 당시 유럽에서도 널리 쓰이던 화승점화식  소총
 이었습니다. 앞서 한국 화기발달사 부분에서 보시면 나오겠지만  우
 리나라의 승자총통 등이 지화식을 쓰는데 반해 한단계 진보한  형태
 의 점화법이죠. 그럼 지화식은 뭐고, 화승점화식은 뭐냐... 하는 의
 문이 또 당연히 드실 겁니다. 그걸 설명드리죠.
 
 지화식은 총구를 통해(前裝式) 화약과 철환을 집어넣은 후에 뒤쪽에
 있는 구멍에다가 심지를 꽂아넣고 거기에 직접 불을 붙이는  방법입
 니다. 그럼 심지가 치지직~하고 타들어가다가 발사가 되겠지요.  이
 경우에는 화기의 발사타이밍을 순전히 심지의 길이로 맞춰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래서 병사 개인개인이 산발적으로 펑펑 쏘는 것이지
 일제사격의 위력을 발휘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유럽에서 나온  최초
 의 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심지를 길게 해서 상당히 오랫동
 안 타들어간 후에 펑~ 사격이 되는걸 영화에서 보셨을 겁니다.

                  [ 화승총의 점화원리 ]

          화승 --> *^y            화승이
                    /        점화통 때림 ->  *^\
      -------- # --/---          ----------- # -\-----
      화약 -> ### @  (총신)    화약 점화 -> ###  @
      -----------/-----          -----------------\---
                / <-- 방아쇠      방아쇠 젖힘 ->   \
 
 (그림을 대략 그려서 잘 알아보실지 모르겠지만... ^^) 

 이것에서 한단계 발전한 형태의 총기가 화승점화식 총입니다.  이건
 총구로 화약과 철환을 집어넣는건 마찬가지인데 총 뒤쪽에 방아쇠가
 있고 거기에 연동되는 팔에 화승을 거는 자리가 있으며 그앞에 점화
 구멍이 있습니다. 이 총은 전투에 돌입하기 전에 먼저 앞서 말한 팔
 부분에 불붙인 화승을 걸어놓습니다. 그리고 총구로 화약과  철환을
 집어넣고 또 약간의 화약을 점화통에 넣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다된
 후에 방아쇠를 당기면 화승이 이 점화통에 꽂히면서 점화통에  재어
 놓은 화약을 점화시키고 점화통은 약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총
 신 내의 장약이 연이어 폭발하며 사격이 이뤄집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만든 임진왜란 관련 영화들을 보면 이점을  정확
 하게 잘 몰라서 그냥 심지가 치지직~타고 들어가다가 사격되는 식으
 로 조총을 재현해놓고 있는데 그건 틀린거죠. 카게무샤에 나온 것처
 럼 방아쇠를 당기고 점화통에서 불길이 약하게 솟구치고, 그다음 총
 구에서 불이 뿜어지는게 맞습니다.
 
 이 화승점화식은 결국 정확한 사격 타이밍을 조정할 수 있는 최초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물론 요즘 총처럼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격발이
 이뤄지는건 아니고 약 1초? 정도 불붙고 터지는 시간차가 있지만 이
 로 인해 총을 대량으로 사용하여 일제사격하는 전술이 발전할 수 있
 게 되었습니다. 또한 매번 사격할때마다 심지를 꽂아넣고 불을 붙이
 는 수고를 덜게 되었고요.
 
 하지만 이 화승점화식 총도 여전히 날이 궂으면 밖에 노출되어 있는
 화승과 점화통의 화약이 젖기 때문에 사격이 불가능했고, 점화시 불
 꽃이 점화통 쪽으로 솟구쳐 나오는 등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결국에
 이를 개량하여 머스켓, 라이플 등이 유럽에서 계속 개발되게 되지요.
 
 몇마디 더 덧붙인다면... 나가시노(長篠)전투 당시의 일본은 세계에
 서 가장 총을 많이 가지고 있던 나라였고 (전세계 총의 약 70%가 일
 본에 있었다고 합니다.) 가장 우수한 총포 관련 교리를 가지고 있던
 나라였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총이 개인화기로서 분산적 운용되던
 시기였는데, 오다 노부나가는 당시 총이 독립적으로 쓰여서는  명중
 률도 낮고 발사속도도 느린 무기라는걸 인식하고 영화에서 흔히보듯
 수백명씩 3횡대 전열을 편성하고 창병과 궁병 보조 하에 교대집중사
 격을 퍼붓는 방식을 도입해 전술의 일대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유럽에서 총포가 기사들의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고는 하지만...실상
 그보다 더 드라마틱한 규모로 일본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보면, 조선
 시대에도 일본은 결코 무시못할 존재였음을 알게 됩니다. (임진왜란
 에서 우리나라가 이긴게 사실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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