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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미친게이 (......)
날 짜 (Date): 2002년 12월 27일 금요일 오전 03시 58분 29초
제 목(Title): 크리스마스 카드 15장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7시 40분 즈음 되었더라..
그녀석이 학교를 가는게 8시 조금 넘어서이니까.. 우앙.. 서둘러야겠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추운 날씨에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정말 싫었다..
오늘 안보고 내일 볼까? 생각하다가 7시 45분이 넘어서야 겨우 일어났다.
어짜피 겨울방학 되면(초중고는 아직 겨울방학 안했음) 보고싶어도 못보는데 볼 
수 있을때 부지런히 봐야지.. 라는 생각에..

세수도 안하고 모자 눌러쓰고 두툼한 파카 꺼내입고는 비타민씨 챙기고 
한손에는 선물줄려고 산 나이키 모자를 들고 갔다.
8시 조금 넘으니 나오더라.. 

25일에 뭐했냐고 물어봤다.
집에 하루종일 있었다고 한다.
감기때문에 그랬어? 라고 물으니 감기때문이란다.
잠시 밖에 나간거 빼고는 하루종일 집에 있었단다.

감기 나으라고 하루에 한개씩 먹으라고 비타민씨를 건네고.. 
그리고 따뜻한데서 잠 푹 자고 물 많이 마시라고 했다.
얘기하다가 가래를 약간 아주 약간 뱉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웃었다.

나이키 모자를 건넸다.
"이런거 안줘도 되는데요" 라고 말한다. 근데 약간 웃는 모습이 보인다.
모자 쓴게 보고싶어서 종이가방을 열어서 모자를 꺼냈다.
그리고는 써보라고 했는데 나중에 써보겠단다.
그냥 내비뒀다.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한번 쓰게 하고는 쓴 모습 봤어야 
했는데..
모자 쓴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냥 주저리 주저리 쓸데없는 얘기들을 했다.
"카드 많이 받았어?"
"네.."
"얼마나?"
"15장요"

흠.. 꽤 많이 받은거겠지? 반 인원 40명도 채 안되고 여자가 20명 정도라고 
할지라도.. 

하여간에 오늘도 쓰잘데기 없는 얘기만 잔뜩 한거 같다. 

뒤돌아서서 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크리스마스 카드 15장이라.. 흠.. 
뭐 어짜피 내가 중학교 다닐때랑 다르니까.. 남자 중학교에서는 서로 카드 
돌리기 같은건 안하니까. 남녀공학이라는걸 생각하긴 해야겠지만..
그냥 속이 좀 쓰렸다.

난 내가 그녀석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가다가 그게 정말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오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기라..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 해보자! 라는것..
니가 얼마나 잘났길래 내가 이렇게 쫓아다니는데 그렇게 끈질기게 나랑 
안놀아주고 버티는지 함 보자! 라는것..

사실 그녀석 공부도 졸라 못하고 그렇다고 키가 큰것도 아니고 외모가 정말 
뛰어난것도 아니고 집안이 잘난것도 아니고 뭐 하나 잘하는것 없어 보이는 
녀석인데.. 
문제는 그런 그녀석의 모습을 보고 내가 그녀석을 언제나 무시하고 있었던게 
아닌지.. 
"잘난것도 없고 내세울것도 없는 어리다는것 빼고는 좋게 보일거 하나도 없는 
녀석"이라서 내가 그녀석을 좋아해주는게 오히려 그녀석에게는 감지덕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거 같다.

그녀석이 원래 실업계를 가기로 했는데 마더가 반대해서 결국엔 인문계를 
간단다.
언제나 마더가 문제인거 같다. 외아들인데 아들을 넘 자기 멋대로 키우는거 
같다는..
하긴 하나밖에 없는 아들 실업계 보내긴 아깝긴 하겠지만 오히려 그녀석에게는 
실업계 가는게 더 좋을 수도 있는데.. 
주변에 인문계가 2개가 있는데.. 그녀석에게 물어보니 A라는 학교에 
가고싶단다.
그래서 내가 "야 요새 A 안좋데.. 차라리 B가 더 좋다고 하지 않냐?"
"A가 안좋으니까 A가고 싶은 건데요" 라고 말한다. 휴~~~~~~
우리때(10년 차이남)만 해도 B가 안좋아서 애들 B에 안간다고 해서 주소 옮긴 
애들 많았는데.. 
그냥 그 말 듣고 내가 생각한건.. 

"차라리 B에 걸려서 죽어라 공부나 해라" 라는 생각을 했다. 
뭐 지금도 그걸 바라는건 아니지만 하여간에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못된걸까? 아니 못된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내가 "못난거"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난 그녀석에게 열등감을 느끼는것 같다.
근데 그럼 그녀석이 그렇게 잘났느냐? 절대 아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봐서도 그 녀석을 잘났다고 볼 수 있는 그런 녀석이 아니다.
얼굴? 그녀석 친구중에서 좀 날라리같이 생긴 애가 있다. 걔가 얼굴이나 몸매가 
더 나을거다.
공부? 글쎄 공부야 난 별로 관심없지만 그녀석이 한말 "인문계가서 전교 
꼴찌하면 어떻게해요?" 라는 말.. 잘해봐야 중간정도밖에..
그렇다고 그녀석이 몸매가 되느냐? 흠.. 키가 164이다. 더 이상 말할 필요 
없겠지..
집에 돈이 많으냐? 그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녀석이 좋다. 그녀석보다 더 잘생긴 그녀석 친구를 
알고 있어도 어쨌던 난 그녀석에게만 끌리는걸 어떻게 하느냔 말이다.
그와 동시에 그녀석을 좋아하면서 난 그녀석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녀석이 잘못되기를 바란다.
그녀석이 시험을 망쳐서 결국엔 나한테 와서 "나 좀 가르쳐 주면 안되요?" 라고 
말해줬으면 하고..
그녀석이 친구들이랑 별로 잘 지내지 못해서 나랑 놀았으면 좋겠고..
그녀석이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걸 보고 "안심"(학원에서 공부하면 적어도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지 못하니까)하는게 한심한 내 모습이다.
(내 맘속에 더 기쁜건 그녀석이 그렇게 빡세게 학원에서 공부해도 학원에서 
공부한걸 거의 이해를 못한다는거다. 쩝..  옆에 앉혀놓고 패가면서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녀석에게 고1과정을 가르치니 이해를 못하지.. 
쩝)

하여간에 오늘 "크리스마스 카드 15장" 얘기 때문에 하루종일 심난했다.
솔직히 그녀석이 크리스마스 카드 하나도 못받아서 내가 그녀석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카드 하나 적어주는 상상을 했거든..
크리스마스 카드는 사실 선물 건네면서 줄려고 하다가 어제 써놓지 않아서 
못건넸는데..
내일이라도 건넬려고 했는데 필요없을거 같다. 

그녀석을 좋아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들로 인해서 나 자신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가끔 너무 못난 내 모습이 짜증스러울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녀석이 좋다는것을..
단지 "오기"가 아닌 정말로 좋아한다는걸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왜 그녀석을 좋아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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