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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whbear (병국!?)
날 짜 (Date): 1994년11월10일(목) 20시46분22초 KST
제 목(Title): * 첫 눈이 오면...*


하이텔 베오란에서 퍼왔습니다.
그냥 글 쓴이의 솜씨가 잔잔하게 다가오기에..

 나의 베스트 5  (BEST5)
 제목 : *승빈* 첫 눈이 오면..
 #4400/4421  보낸이:유지훈  (GREENBOY)    11/09 23:35  조회:547  1/23


첫 눈이 오면......
난 ..울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개들어 분간할수 없는 하늘위로..
훔쳐내는 눈물을 뿌려댈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분명한건..그렇게 이별이란 말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런 사람으로써 겪어야 했던 그 눈과 함께 보았던
아름다웠던 여인에 대한 기억은..묻히는 눈사이로 소리내어
걸어보는 발자욱소리처럼 조용하게 하지만 뚜렸히 내 마음속
에 기억될겁니다..
첫 눈이 오면 말이죠..




...................


.............

그녀는....
스산한 바람이 부는 오후에 옷깃을 올리고
분주하게 걸었던 그 거리 한 귀퉁이에..서있었습니다.
때에 얼핏 보았던 큰 눈동자의 아름다움이 내 마음속을i
아프게 울릴때...난..
그녀곁에서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마..그녀가 꼬옥 쥐고있었던....
작은 가방을 쳐서 떨어뜨렸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순간적으로 당황해하는 그녀에게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그 까만 가방을 들어 그녀의 손에


다시 쥐어 주었을때...어떤말을 해야할까 머뭇거리는
그녀의 눈빛을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약간의 고개를 숙여 말을
했을때....괜찮다고...들리지 않을듯하게 말을하고...
카페가 즐비해있던 그 곳 반대방향으로 뛰는듯이 걸어
갔던 그녀의 이름은....채린이였습니다...송채린..

우리는 만나야할 어떤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대로 잊어버렸으면..괜찮을..그런 사이였던거죠..
나도...그냥..그때일을 묻어버리고..일상으로들어
가버렸습니다..
하지만..우리는 그럴 운명이 아니였나봅니다..

 그녀를 두번째 본것은....압구정동의 Nato라고 하는
별로 좋지 않은 카페에서 였습니다..
 오래된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 하던 그때 그녀를 본


것은 스틸하트의 'She's gone'이란 음악이 흐를 때였
는데....놀랍게도 그녀는 우리 테이블 건너편에 나와
마주하는 상태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그곳에 계속 있는 동안...힐끗w히 놀랐지요..
힐끗 쳐다보며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시간은 한달이 지나 버렸습니다..

 그녀를 세번째 본것은...강남역의 Musica라고 하는
술집에서였습니다....창밖에 시원스레 눈이오던 그
때 그 풍경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에..그 우리문으로 그녀가 들어왔습니다..난그
녀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그녀의 테이블에도 술병이
늘어났고...난..술의 힘을 빌어...그녀에게로 갔습


니다...

..."안녕하세요..우린 아는 사인거 같네요..그렇죠..??"

놀라는 그녀..

..."누..누구세요..?"

 난 압니다...그녀도 날 알고 있다는걸...하지만..괜히
모른척 한다는걸...그게 여자니까요..
난 전에 가방을 떨어트린 이야기와..또 카페에서 보았다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그때서야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
며...알았다는듯한 연극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합석을 하게 되었고...그때서야 나는
그녀가 송채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D여대
2학년에 재학중이란걸 알 수 있었습니다..







.........


 3일후에 우린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번 만남때 어렵사리 내가 전화번호를 알게 낮거든
요..그리고..만나게 된거지요..
 이번에는 저번에와 다르게 1대1이였으니까..좀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우린 다행이도...서로 성격이 잘 맞았습니다..
비록 그녀가 나보다 한살이 많았지만..그 정도는 서로
눈 감아 줄 수 있는 작은 부분에 불과했던 겁니다..



 채린이는 정말 착한 아이였습니다..
내가 '채린누나'가 아닌 '채린이'로 부르는 이유도 바로
그녀가 그것을 허락해 주었기 때문이였습니다..


다섯번째 만나는 날이였습니다...그 곳은..대학로의리가
'Hudson hork'라고 하는 지금은 좀 낡은 듯한 까페였는데..
그 전에 술을 좀 먹은 우리는 그 곳 구석어귀에 앉아서..
서로 손을 꼬옥 잡고 말했습니다..

..."채린아..만약에 말이야.....승빈이가 채린이를
    좋아한다고 한다면 채린이는 뭐라고 말할까..??"

..."글쎄...내가 승빈이라면..그냥 콱 사랑한다고


    말해버릴텐데..."

 우린 눈을 보았습니다...
난 그녀의 맑은 눈을보고 그만 감동해 울어버릴뻔 했
습니다...

 난..그때..정말로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
었습니다....하지만...난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고..
..우리의 아름다운 사이는 '사랑'이란 말한마디가 침
투하지 못할 그 어떤것이라는 생각을 했기때문에
차마 입에서 맴도는 그 한마디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날처럼 눈이 왔습니다...라보는 하늘에는...또 그


비록 밤이였지만...하얀눈은..저 어둠마저도 훔쳐가는
듯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린 눈을 보았고..사랑을 보았습니다..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건...눈이 아니라..
사랑이였으니까요...

...."승빈아 참 좋다 그지....??"

 그녀의 집을 도는 좁은 골목길에서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승빈이라면..이렇게 분위기 좋은날엔
     채린이를 놓치지 않았을꺼야....후훗.."

...."응..?"



 무슨말일까 생각하고 있을때..그녀는 걸음을 멈추
었습니다...
 그리고..우리는..익숙하지 못했던 첫키스의 기억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우린 전화해서..새벽이 4시가 넘을때까지 이불을
덮어쓰고 통화했습니다....

..."너 키스도 못하냐..히힛...."
..."킥..자기도 버벅 댓으면서...."

 우리는부끄러움이란건 없었습니다...그때의 경험을
신기하다는 듯이 서로 이야기하고 즐거워했었지요..

 그 후의 우리의 관계는 구차한 글을 쓰지 않아도..알 수
있을겁니다...우리 둘은 월동준비로..여우목도리와


늑대허리띠를 준비한거니까...후후..우리는 언제나 만나
서 커피한잔에도 두세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돈이 없을땐 한적한 공원에두 가고....자금이 좀 생기면
짧은 여행도 다녀오고...

 그녀와 알게된 30일이 되고..
우린 그 기념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채린이는 춘천에 가자고 바락바락 우겼었는데..
내 주장으로..우린 강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1박 2일을 일정으로 잡혀있었고..드디어
그날이 되어...춘천행 기차를 타고 우리는 출발했습니다..
 내 어깨에 매어진 두 개의 가방이 무겁긴 했지만..그녀의
웃음은 그 모든걸 잊게 해주었습니다..

..."야..너 넘치는 게 힘이면서 이걸 나한테 들라고.."
..."히힛...너 남자맞어..그것두 못드냐...?"



그녀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짐은 나한테 죄다 떠맡기고
는 목에 걸어놓은 사진기로 연신 창밖풍경을 찍기도 하고..
구르마 들고 먹을꺼 파는 아저씨를 붙잡아서는 같이 사진
찍고...호도과자 파는 아저씨랑 나랑 포즈를 잡게 해서
찍고......
 난 좀 당황했지만..그런 그녀가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래서..사람 다 보는데서..그녀를 꽉 안아버릴뻔 했구요..

 그때는 한 겨울이었는데..(정확히 1월 6일 이였습니다)
우리말고도 연인들이 보였습니다...살얼음이 뿌옇게 서림
강을 바라보며..돌을 던지는건 우리만은 아니였으니까요..
 우린 강옆 풀밭에 앉아서...기타를 치며..노래를 부르
며 서로 즐거워 했습니다....채린이와 난 그리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은 아니였습니다만...하지만..기뻣습니다..단지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뻣습니다..


 우리는 그 곳에서 밤까지 있었습니다....춥긴 했지만..
이를 부딪히는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우린 그리고
더이상 춥지 않았지요....
 우린 별을 보았습니다...서울에선 보지 못할 그 많은 수의
별들이 우리가 눈을 들기만 하면 우리에게 뿌려졌습니다.. 

..."채린아..저기 있는별 따줄까..??"

 사랑하면 사람은..유치해 진답니다...그리고 나도 그
절차를 따르고 있었구요...
 그날...우리는....강위에 떠 있는 달을 보았고..
그리고...그 풍경이 너무도 벅차서...
 그녀와의 호흡을 공유했습니다...

...갑자기 그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승빈아...나 두려워...이렇게 행복한데..언제
    달아날지 모르잖아.....사실 너가 나랑 멀어질
    까봐 두려워..."

 그녀는 꽤 많은 눈물을 뿌려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채린이는 몰랐을까요....나도 맘깊숙히
에는 그녀가 내 곁에서 멀리 달아나버릴까봐 두려워
했었다는걸...그래서 사랑한다는 흔한 말조차 하지
못했다는 걸...채린이는 몰랐을까요...

 그날밤은...우리에게선 잊을수 없는 기억입니다..
 그녀와 난 서로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주었습니다..
그건 우리의 영원한 약속이였고..
 우리의 사랑에 대한 확인이였습니다..
아침이 되어...그녀가 내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해


주었을때의 벅찬 감동이란.......

..."야...나 이빨 안닦았단 말야....."

 당황속에서 시작된 모닝키스도...모닝커피보다
훨씬 감미로웠구요....




....................
..............


우리의 이별은 슬픈 음악의 클라이막스처럼..
 그렇게 아프게 시작 되었습니다....


 채린이의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실패하자..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로 결정을 한 것이였습니다..
 전에도..아버지 걱정을 많이 하던 아이였는데..
그렇게 걱정하는데로..집을 처분한다는 소리가 들리
더니....급기야는 급하게 미국으로 향해버린 것이였
습니다...

 우리는 낭만적으로 이별을 할 상황조차 없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의 소식과..채린이의 이민 소식을 접
한건..단 일주일의 기간이 있었을 뿐이였으니까요..

 그 일주일의 기간동안....난 단 한번..그녀를 볼수 있
었습니다...그녀의 집에가서...그녀가 나오길 기닥린
거지요...

 그녀는 몰라볼만큼 초췌했습니다....화장하지 않은


창백한 얼굴에 그 예쁘던 두 눈동자가 부어오르고..
낡은 추리닝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란....

 난 그녀에게 다가가서....손을 잡고..예전 키스의
기억이 있는 그 골목길로 다짜고짜 끌고 가서....
아주 아프게 안아주었습니다...

..."가지마....제발..가지마..."

..."나두 가기싫단 말야..자꾸 그러지마..난 화가날
    뿐이니까..제발 그러지 말란 말야...넌 날 이해못
    해..."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날 뿌리쳤습니다..그리고..
휙 돌아가 버립니다..



...."채린아..제발..제발...가지마..제발...
     난...널 사랑한단말야...널 정말로...
     정말로..."

 소리치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습니다..눈물을 삼키느라 제대
로 목소리가 나올턱이 없었지요...
 하지만..사랑한다고..처음 그 어렵던 고백을 했고....
..사랑한다는 말한마디에..모든 우리의 추억들이..
필름돌아가듯 머리에 떠올랐습니다...우리의 첫만남..그녀의 가방
이 떨어지던 그 순간..두번째 만남..세번째 만남...우리가 보낸
그 아름답던 강촌의 밤....그날 아침의 모닝키스...
모두가 한 순간에 떠올랐습니다..

..."채린아..사랑해..채린아...제발..."

 난 그때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모든 힘이 빠져버렸고..


 그져 시간이 멈춰버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갑자기 멈춰선 그녀도 울고 있었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아예 엉엉 소리내어
 울고 있었습니다..

...."나보고..그럼 어쩌란 말이야...나한테
     더이상 뭘 원하는거야..내 이런 비참한 모습
     이 보기가 그렇게 좋아...?"


..........
.....


 지금 이 글을 쓰며..나도..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제...3류소설같은 유치한 이 글을 끝맺으려 합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제..그녀에게서 43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사진속의 그녀옆에 어깨동무하고서있는 새로 사귄친구라고
소개한 양키녀석이 밉기는 했지만..
 아직도 그녀의 왼손 약지엔..내가 마지막날에 끼워주었던
제 고등학교 시절의 백일반지가 반짝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는 기뻐하는 내 모습을 봅니다...
 이번 겨울방학이 시작되면...난 드디어..채린이를
볼 수 있습니다....그녀가 살고있는 미시건주에
어학연수를 가기로 했거든요...그 곳에 그녀는 마중
나오겠다고 말했답니다..


 또 그녀를 보면..우린 얼마만큼의 눈물을 뿌려댈
까요...


 저의 꿈은 교수입니다...
미국에서 학위를 따서 ..미국에서 교수가 되겠습니다..
그래서..전...채린이와 결혼할껍니다..
 나는..3류영화의 뻔한 스토리처럼...우리의 사랑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것을 확신합니다..




....

하지만 첫눈이 오면..

난 그때 추억을 생각할테고..
또 혼자 우리가 만났던 까페에 앉아..
담배를 물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승빈이가..








 백꼼     Postech Under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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