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net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안 돌매다) 날 짜 (Date): 1994년11월23일(수) 11시48분28초 KST 제 목(Title): <인터넷 역사> 전자우편-화상회의로 .. 조선일보 뉴스 * 기사 분류 : [사람과 컴퓨터] 94/11/23 11:41:56 * 기사 제공 일자 : 94/11/22 PAGE : 1/3 * 제목 : <인터넷 역사> 전자우편-화상회의로 만든 규격 ---------------------------------------------------------------------------- 인터넷에 관련된 기술표준 규격을 RFC(Request for Comment)라고 부른다. 굳이 번역하자면 [의견을 구합니다] 정도의 뜻이다. 현재 약 3천만명의 사용자가 있는 세계최대의 네트워크 표준 규격을 일컫는 이 름으로는 겸손하기 이를데 없다. 여기에는 인터넷의 효시가 됐던 사람 들의 정말 겸손한 일화가 있다. 1969년 UCLA를 중심으로 최초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때, 새로 개 발된 통신 규정을 문서로 만들고 이를 표준으로 제정하는 일이 진행되 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개발의 주역이었던 빈튼 서프, 스티브 크로커 등은 모두 대학원생 신분이었다. 그들은 학계에서 인정받을 만한 권위 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들이 만든 규격을 표준이라고 주장해서 다른이들에게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줄수가 없었다. 그래서 짜낸 안이 바로 [의견을 구합니다]였다. 이렇게 쓴 최초의 RFC는 1969년 4월 스 티브 크로커의 통신 프로토콜 규격이었다. 그후 인터넷이 발전하여 새로운 표준규격을 제정하는 기구로서 인터넷 아키텍처 위원회(Internet Architecture Board)가 83년에 생겼 고, 86년부터는 실질적으로 기술적인 규격 제정을 담당할 모임으로서 [인터넷 기술 전문위원회]라는 뜻의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가 생겼다. IETF는 실제로 인터넷의 기술표준을 제정하는 기구 로서, 여기에서 정한 표준은 IAB및 인터넷 학회의 추인을 거쳐 공식적 인 표준이 된다. 그러나 불필요한 형식을 싫어하는 인터넷의 문화답게 아직도 표준 문서는 RFC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고, 이를 제정하는 기 구의 이름도 무슨 무슨 전문위원회라고 불린다. IETF는 일년에 세번씩 모이지만 실제 논의는 인터넷상의 전자 우 편으로 하고, 이따금씩 [MBONE]라는 인터넷 화상회의로 회의를 하기도 한다. 직접 사람들이 모이는 회의는 잘 조정이 안되는 문제들을 처리 하거나 의사결정을 공식화하는 정도여서 역시 네트워크 전문 집단다운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형식을 탈피해 만든 표준이 각 나라의 공식 대표들이 모여 몇 년에 걸쳐 만든 국제표준기구(ISO)의 공식 표준을 제치고 실질적인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제표준기구도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몇달전 인터넷 통신 규약인 TCP/IP를 국제표준으로 공식인정하기에 이 르렀다. 이와 아울러 미국 정부도 정부공식구매 규격에 인터넷 표준을 포함시키게 됐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발적인 풀뿌리 대 중의 힘이 관료주의를 무너뜨리는 감격적인 뉴스였다. <허진호·아이네트기술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