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izoa (우소) 날 짜 (Date): 2006년 8월 17일 목요일 오후 07시 33분 04초 제 목(Title): Re: 일본 총리와 그의 후계자의 가계 기시 노부스케는 2차대전 이후의 일본 정치사에서 큰 획을 그은 사람입니다. 그의 동생이 사토 에이사쿠이고 형제가 합쳐서 10여년간 총리를 역임하며 자민당의 전성기를 이끌었지요.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 경제관료 출신으로 만주국 건설 과정에서 출세한 인물입니다. 소련의 경제개발계획을 본받아, 신생국 만주에 여러가지 관주도의 사업을 유치하고 또 일정한 성공을 거둡니다. 이런 일들로 그는 종전 후에 1급전범으로 기소되었었죠. 1945년이후 1980년대까지 한국의 최고급 관료들은 이 시절의 만주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유학에 비해서 서민층의 똑똑한 조선인들에게 좀 더 기회가 열려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시의 인맥인 오히라 마사오시가 김종필에게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한국의 관료들은 그들이 배운 만주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같은 기술관료의 활약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겠지요. 그게 한국의 경제개발계획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상당히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의 영역 뿐이겠습니까. 한국의 민법 교과서를 30여년간 평정한 곽윤직교수의 책들도 기시 노부스케의 친구이자 도쿄대 법학부 동기인 와가츠마교수의 책에 "깊은 영향"을 받았죠. 도쿄대 법학부의 열등생인 유진오가 한국의 대표적 형법학자로 활동하며 서울대 총장을 지낸 것이나, 중고등학교의 수험 교재가 사실 일본책의 번역이었다는 점, 알게 모르게 아이들이 보고 자란 일본 아니메를 감안하면 문화개방 이전에도 일본은 한국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서양 제국주의 국가의 모사품인 일본이, 자기의 모사품으로 만든 국가인 만주국을 모사한 것이 현재의 한국 국가가 아닐까 합니다. 만화책 "나라가 불탄다"에 보면 기시 노부스케가 나오더군요. 이 만화는 기시 노부스케를 하나의 모델로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