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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Convex (안 돌매다)
날 짜 (Date): 1994년09월02일(금) 03시09분02초 KDT
제 목(Title): [자연사기행] 17 / 한반도 형성


 한겨레신문(HAN)                                                   한겨레신문사
 기사분류: 4. 기획/연재                                      기사일자: 94/09/02

 제    목: [자연사기행] 17 / 한반도 형성                             PAG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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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최영선, 사진/임완호 기자

   한반도는 본래 하나의 땅덩이였을까?

   지금까지 누구도 의심치 않던 문제에 대해 한반도는 원래 하나가 아니 
  라 두 대륙이 충돌해 합쳐졌다는 새로운 학설이 강력하게 제기돼 국내는 
  물론 세계 지질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중국이 두 대륙이 충돌.봉합돼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대륙의 충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 
  어 한반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두개의 대륙이 충돌해 합쳐졌을 가능성이
  점차 유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조문섭(서울대).권성택(연세대).이진한(강원대)교수와 지광훈 박사( 
  한국자원연구소)팀은 최근 임진강대와 경기육괴에서 대륙의 충돌과 같은 
  높은 압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광물과 암석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고 이를 토대로 한반도의 남과 북이 대륙의 충돌에 의해 형성됐다는 새로
  운 학설을 세워 국제학계에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지난 22~27일 세계 17개국 60여명의 지질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대와 충돌의 현장으로 지목되는 임진강 일대에서 진행된 국제지질과학총 
  연맹 주최 국제지질대비프로그램(IGCP) 제4차 국제학술회의에서 "한반도
  내에 대륙과 대륙이 충돌한 지역이 있는가, 있다면 어디인가?"하는 문제
  가 핵심주제의 하나로 다루어졌다.

   이 회의에서 조 교수팀이 제기한 새 학설의 중요한 실마리는 중국의 생
  성과정이다.

   중국대륙이 본래 하나의 대륙이 아니고 북중국판(시노-코리아판)과 남 
  중국판(양쯔판)이라는 두 개의 대륙이 지금으로부터 2억3천만년전(중생대
  삼첩기) 서로 충돌해 봉합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지난 
  89년이었다.

   이같은 대륙 충돌을 확인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다이아몬드나 석영이 
  고밀도로 뭉쳐진 코어사이트 등 초고압변성암대의 존재다.

   중국의 경우 이들 초고압변성암이 친링산맥-다비산-산둥반도로 이어 
  지는 지역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신생대 제4기말(1만5천년전)부터 마지막 빙하가 녹아 해수면의 
  수위가 100m 이상 높아짐으로써 지금의 황해가 만들어지기까지 중국의 동
  해안과 한반도의 서해안이 붙어 있었던 만큼 중국의 충돌봉합대가 한반도
  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설이 성립되는 것이다.

   중국의 충돌대가 한반도로 이어지는 곳으로 지목되는 곳은 평남분지와 
  경기육괴가 만나는  담팽 육고경기육괴와 영남육괴를 가르는 옥천대다.

   아직까지 대륙충돌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줄 다이아몬드나 코어사이트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고압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변성광물인 각섬암이 존재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륙충돌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이아몬드와 코어사이트가 대륙충돌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이유는  
  이들 광물은 보통의 압력과 온도에서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으며, 지하 1
  00  이하의 심층 맨틀에서 30kbar(1kbar는 1 당 1천 의 압력) 이상의 
  초고압이 작용하는 곳에서만 만들어지는 탄소와 석영의 결정체이기 때문 
  이다. 따라서 지각암석 가운데 다이아몬드가 섞여 있으면 그 지각은 한때
  지하 100  이하까지 밀려내려갔다가 다시 지각으로 밀려 올라왔다는 것 
  을 의미한다.

   맨틀의 대류 때문에 컨베이어벨트처럼 움직이는 대륙이 서로 충돌할 경
  우 두 대륙 사이에 작용하는 엄청난 힘에 의해 한 대륙이 다른 대륙 아래
  로 말려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대륙 밑으로 말려들어간 지표면의 암석은 
  엄청난 압력과 온도에 의해 새로운 암석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다 두 대륙간에 작용하는 힘의 세기나 방향이 바뀌게 되면 초고압 
  아래 놓여 있던 지각물질은 다시 지표로 상승한다. 지각물질은 맨틀에 비
  해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륙충돌을 뒷받침하는 고압변성광물인 각섬암이 발견된 
  곳은 임진강대의 남쪽 경계부에 해당하는 연천군 미산면 마전리와 포천군
  관인면 중리 등 한탄강 부근 도로변이다.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석회암류인 탄산염암석이 90% 정도를 차지하는  
  이 지역에서 비교적 드물게 보이는 광채를 띠는 암갈색 또는 거무튀튀한 
  바위표면에 갈색의 덩어리들이 시루떡의 콩처럼 촘촘히 박혀 있는 돌들이
  바로 각섬석이며, 갈색의 결정이 고압광물인 석류석이다.

   이 각섬암의 분석결과 형성당시 10~14kbar의 고압 조건, 즉 지하 약 50
   에서 만들어진 뒤 지표로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절대연령 측정결과, 이 각섬암의 변성되기 전 원암인 반려
  암이 만들어진 것은 선캠브리아기 후기인 9억5천만년 전인데 비해 석류석
  결정이 만들어진 것은 2억3천만년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이 2억3천만년 전이라는 시기는 바로 중국을 이루고 있는 두 대륙
  이 충돌한 시기와 일치하는 것이다.  

   대륙충돌설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증거의 하나는 춘천, 화천, 양평, 홍 
  천 등 임진강대에 이어지는 경기육괴에서 발견된 남정석이다.
   변성암인 편마암 복합체인 경기육괴의 경우 지금까지는 5kbar 이하의  
  낮은 압력조건에서 형성됐다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이들 교수팀에 의해 7~
  10kbar에서 만들어지는 이 남정석이 발견됨으로써 경기육괴도 중압변성작
  용을 받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조 교수는 "경기육괴에서 남정석이 쉽게 발견된다는 것은 임진강대에 
  이어진 이 육괴가 대륙충돌 과정에서 충돌대보다는 낮지만 비교적 높은  
  압력을 경험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임진강대가 대륙충돌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학설에 대해 
  북한 <로동신문>이 즉각 "남북분단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영구분단 음모"
  라고 논평한 것 외에 별다른 이견은 나오지 않고 있다.

   조 교수팀은 고압광물의 존재를 확인한 이상 다이아몬드같은 초고압광 
  물이 임진강대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의 경우 충돌설이 처음 제기된 이후 다이아몬드를 찾기까지 10년  
  정도가 걸린 만큼 우리도 10년 이내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 
  교수팀의 희망섞인 전망이다.

   그러나 임진강대가 임진강 하구일대에서 연천, 포천 북부를 지나가는  
  것까지는 확인되지만 철원에서 어디로 이어지는지 아직은 불분명하다. 임
  진강대가 군사분계선이라는 인공의 벽에 의해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따 
  라서 임진강 남쪽 극히 일부지역을 제외한 임진강대의 대부분은 남북관계
  의 질적인 개선이나 통일이 이뤄지기까지는 조사마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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