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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ureumi (▷◁구름)
날 짜 (Date): 2002년 12월  8일 일요일 오전 04시 11분 31초
제 목(Title): Re: [펌] 킬링 필드, 20세기 최대의 거짓말


다음은 "에릭 홉스봄, 새로운 세기와의 대화" 에릭홉스봄,안토니오 폴리토 지음, 강주헌 옮김, 도서출판 끌리오.
에서 일부 발췌한 것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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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36 중하단..


...

제 생각에, 미국은 보스니아 사태를 나토가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역할을 정립할 
절호의 기회로 보았습니다. 냉전이 끝난 시대에도 나토가 존재해야 할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았던 것입니다. 아직도 저는 그 이유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오늘날 미국은 세계를 안정시키고, 필요할 경우
국제 경찰의 역할을 떠맡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고 자임합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그 힘이 세계 어디에라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나토의 관할 구역 밖에 있는 적에게도 그런 사실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나토가 발칸 반도에 간섭하는 것은 나토의 미래가 걸린 문제였습니다.
클린턴이 세르비아 폭격을 결정하면서 내세웠던 여러 가지 이유가운데에서 
나토의 신뢰성 회복, 궁극적으로 미국의 신뢰성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
첫째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그런 결정이 절대적으로 
옳았다거나 성과가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나토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인권의 위기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을 취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 독재자의 만행을 중단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군사적
개입은 무조건 배제되어야 합니까?"


  물론 예외는 있읍니다. 보스니아가 적절한 실례였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시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군사적 개입으로
인권 학대를 종식시키고 야만적 독재자들을 몰아낸 중요한 사례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폴 포트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캄보니아에 침입했던 베트남의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이디 아민이
철권 정치를 구가하던 우간다에 탄자니아가 침입했던 경우입니다.
저는 두 경우 모두 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 전쟁이 정당
했다고 제가 조금도 의심치 않는 진짜 이유는, 지향했던 목표를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고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냈다는
점 때문입니다.
  제가 코소보 전쟁의 타당성을 의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코소보에서는 군사 개입이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세르비아의 폭격이 난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분명했습니다. 베트남이 폴 포트 정권을
몰아낸 뒤에도, 미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폴 포트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강대국들의 정책이 윤리적 원칙을 우선으로
삼지 않는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스니아 전쟁도
인류애를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한 문제를
완전히 해소시킨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회교도 지역을 보호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런 목표를 보장해줄 만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가 뒤섞이는 시대에, 어떤 국가의 국내문제에
개입하려고 한다면 분명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만 합니다.
즉,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원칙이 무엇이냐는 점을 두고
진지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습니다.  폭 넓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곧 합리적인 정당성에 근거하지 않으면, 어떤 국가도 군사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시대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나는
강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할 거야"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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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雲心如水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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