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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2002년 8월 17일 토요일 오후 04시 30분 24초
제 목(Title): Re: 병역복무 단축에 관한 두번째 단상



군복무기간의 단축에 따른 실직자의 증가 우려는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생각해야합니다. 

1. 현재의 국군 규모를 유지하면서 복무기간을 줄이는 경우. 

그러니까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하되, 신체검사의 기준을 낮추어서 누구는 

아예 면제받고 누구는 26개월 맨당에 헤딩하는 불공평을 없애고 다같이 

짧게 군에 갔다오자는 주장입니다. 


이런 경우에 실직자 증가는 걱정할 필요없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군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군대에서 썩고있는(?), 혹은 군에 입대함

으로써 실업상태에서 구제받은(?) 인원은 복무기간이 26개월이건 18개월이건 

똑같이 60만(70만?)입니다. 거시경제적으로 봤을때  60만의 20대 남성들이

군대에서 삽질하고 있다는 사실은 복무기간이 얼마이건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20대 구직자의 숫자도 마찬가지이고 실업률도 올라갈 일이 없습니다.

저사람이 군대갔다가 빨리 제대하는 대신에 예전 같았으면 면제받고 직장

구하러 다닐 사람이 군대가야 하니까 구직시장은 마찬가지입니다. 



2. 복무기간의 단축이 군축으로 이어지는 경우. 

군대가는 숫자는 지금과 똑같이 유지하되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는 것은

당연히 군축문제와 직결됩니다. 단순계산으로도 같은 머릿수의 군대에서 

복무기간을 26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면 군대숫자는 60만에서 40만정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당연히 20만정도의 노동력이 더 노동시장에 유입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군축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이것은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나오는 복무기간 단축론은 군축문제와는 무관한

것입니다. 즉 1번의 경우처럼 다 똑같이 군대가되 짧게 복무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60만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력이 부족했던 7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논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면제나 방위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20대 남성들은 현역으로 입대해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로 인구가 증가하고 베이비 붐 세대가 군대갈

나이가 되면서, 60만 군대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사람이 더 많아져서

문제가 된 것입니다. 지금은 다시 징집연령대의 남자수가 줄고 있다고

합니다만, 한때는 면제와 방위(또는 공익)에다가 병역특례를 더하면 

연령대의 25% 가까운 숫자가 현역 복무를 피해간 적도 있고 하다보니

`뭔가 불공평하다'는 의식이 생기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나온 것이 `사람이 많다면 복무기간을 짧게 해서 공평하게

모두 갔다오자'는 주장이고, 여기에 대해서 군이나 정부의 반론은

`복무기간이 너무 짧으면 군인으로서의 자질을 닦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전력이 떨어지니까 안된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26개월 현역은 4주간 기초훈련만 받은 특례나 방위들과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36개월을 근무했던 우리 형님 세대가 

26개월을 근무하는 지금 세대보다 더 전투력이 뛰어났느냐 하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올시다거든요? 

따라서, 군축문제는 별개로 치고 60만 현역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군복무기간은 더 줄일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몇개월의 복무기간이 한국군의 실정에 적합한가 하는 문제는 

그때 그때 인구수와 한명의 군인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감안해서 군사전문가가 적정한 복무기간을 산출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면제나 공익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게 형평성도 고려해서요. 


어느정도의 복무기간이 가장 합당한가, 어느정도의 복무기간이 한명의

군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인가는 특례로 현역을 면한 제가 

논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다만, 여전히 징집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서유럽 국가들의 예를 찾아보면, 독일은 제 나이또래의 남자들의 경우

18개월 의무복무였다고 하고 (당시는 아직 동독과 대치하던 중...)

프랑스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모병제로 전환하기 직전까지 12개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국은 60년대 이래로 계속 모병제) 18개월 정도까지는 

군대갈 머릿수만 부족하지 않다면 복무기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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