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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ess (채승병)
날 짜 (Date): 1996년03월02일(토) 18시10분58초 KST
제 목(Title): 독도 문제 한켠에서 생각하면...


 음... 웬 외국인과 대화를 해봤습니다. 잡담하다가 독도 문제까지 이야기를 
해봤는데 참 미묘한 이야기를 하나 나눴습니다. 

 외국인 왈 : '일본에 그렇게 염치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한국엔 독도는 일본땅!하는 미친 사람이 안보일까요?'
        답 : '뭘로보나 당연히 독도는 우리땅!인데 어찌 그런...'
 외국인 왈 : '아마도 한국에서는 그런 소리하면 몰매맞겠죠?'
        답 : '안죽으면 다행일듯.'
 외국인 왈 : '음... 정확히는 잘 몰라 판단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저희 시각엔 민족주의와 전체주의의 분위기가 많이 느껴져요'
        답 : '글쎄요, 적절하지 않은 지적이 아닐까요?'
 외국인 왈 : '그래도 영토같은 다양한 시각의 역사를 조명해야할
              문제에 대해 쌍방이 개선의 논의를 할 여지조차 없다면
              이건 심각한거죠. 한국인들의 의지는 이해가 갑니다만
              지나칠 정도로 강해 과거 파시즘의 논리를 연상케 합니다'
        ...(이하생략)...

 하긴 가만히 생각해보니 독도 문제같은 것은 나 자신도 당연히 우리땅!이라는 
논리 하에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태도에서 많이 비끄러진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객관성의 측면에서
얼마나 양측의 주장을 포괄적으로 종합하여 근거를 이끌어낼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는 점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문득 우리나라 전체의
자세도 생각해보게 된다. 한-일 당사자가 아닌 무지한 제 3국의 사람에게 과연
국민 개개인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일방적인
국익논리가 아닌 객관성을 입증할 수 있을 정도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떠나서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일본의 주장을 
조목조목 소개하고 그들의 근거와 우리의 근거를 총체적으로 비교해주었는지
반성해본다. 언론은 외국의 유명하지도 않은 일간지에서 '한국 주장이 더 일리가
있어 보인다'하면 '외국의 ** 신문사,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함'이라고 뻥튀기를
시킨다. 그리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의 실로 냉소적인 사설은
곱씹어볼 생각을 별로 안하는 것 같다. 

 차제에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낫다는 자부심이 자격지심이 되지 않게 하려면 보다
공정한 진실을 알리려 노력해야 한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핏대올리며 '독도는
우리땅!'만 외치지 말고 '일본은 어떤어떤 주장을 했고... 어떤 근거를 댔는데...
우리의 주장은 이렇고... 우리의 근거는 이러니.... 판단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
라고 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문제가 '지들 주장만
합리화시키고 바깥의 주장은 먼저 차단한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한다. 그러나
어찌보면 우리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단지 이번엔 우리가 승산이 높을뿐.
 
 한국이 일본을 앞서려면 이점에서 일본 수준의 사고와 의식을 뛰어넘어야 한다. 
같이 진흙탕에서 난리치는 듯이 보여서 어쩌겠는가. 일본의 저급한 수작에 우리도
똑같이 놀아나지 말자. 한단계 높은 곳에서 의연히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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