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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7월  4일 수요일 오전 08시 46분 21초
제 목(Title): 이씨 조선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03월27일(월) 03시11분53초 KST
제 목(Title): 실없는 생각들 (조회수 1392를 보면...)


지금 푸른산님의 글 조회수는 1392,

이씨 조선의 건국 연도였지 아마?

'이씨' 조선이란 표현에 대해 혹시 불만이 있을지 모르는 독자 제현을 위해

약간의 부연을...


'이씨 조선'또는 '이조'라는 표현은 일제의 식민지 역사학의 표현으로서 당당한

민족 국가였던 조선을 이씨 집안의 권력 구조 정도로 축소시키려는 의미가 있다,

그런 고로 우리는 '이조'라는 말을 버리고 '조선조'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라고 핏대를 올린 사람은 박정권 하에서 '웅비 사관'이라는 군국주의적 사조를

유포시키고 '김새는 영탄조의' 애국가 대신 씩씩한 군가다운 나라노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박의 총애를 받았던 안호상이라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장발 단속이든 국어 순화 운동이든 대통령의 한 마디면 제꺽 실행되던 때였으니

'이조'라는 말이 들어간 모든 책과 인쇄물의 대대적인 교정 작업이 시작되었고

모 대학 국사학과 교수였던 어느 분은 (안타깝게도 '모대학'은 서울대였음)

학생이 써 온 보고서의 '이조 판서'를 '조선조 판서'로 고치라고 호통을 치다가

망신살이 뻗치기도 했다.


그러면 '이'자를 뺀 '조선'은 과연 자랑스러운 우리의 이름인가? 안타깝게도

천만의 말씀이다.

'이조'의 기틀을 세운 개국 공신 정도전은 나라의 이름을 짓는 작업을 하면서

여러가지 후보들을 놓고 고심했다 한다. 고려를 치고 일어난 정권이니 '고려'나

'신고려' '후고려'따위는 애초에 관심 밖이다. 해동이니 청구니 하는 이름은

아무래도 너무 형용사적이며 중국을 중심으로 그 동쪽에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니

신생국의 자주성에 크게 흠을 남기는 이름이 아닌가. 중국처럼 창건자의 성씨를

따서 외자 이름을 쓰는 것도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 삼한... 이것도 생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삼'한은 아니다. 조선... 마침 우리 상고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이름일 뿐아니라 (우리 역사에 '고조선'이란 이름은 없다.

나중에 이조와 구분하기 위해 그렇게 불렀을 뿐이다.) 글 뜻 자체도 morning...

fresh... 그러니까...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정도전의 생각은 전혀 엉뚱한 데에 있었다.

정도전의 글 중에 이런 대목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해동의 명칭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스스로를 외람되이

부른 것에 불과하다. 다만 '조선'이란 이름만은 기자가 중국으로부터 정식으로

지어 받은 이름이니 새 나라의 국호로 빌어 쓰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이래서 국호를 '조선'으로 정한 것으로 끝났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렇게

어렵게(?) 지은 이름을 명나라에 들고 가서 '결재'를 받음으로써 마침내

'조선'은 명실상부한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이조'라고 부르는 게 덜 망신스러운 거 아닐까?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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