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hobbes (Calvin) 날 짜 (Date): 1999년 12월 3일 금요일 오전 01시 31분 41초 제 목(Title): 19XX에서 20XX으로 넘어가는 이때 ! ^.^ 1900년대를 거쳐서 2000년대로 들어가는 그러나 아직 21세기는 아닌 이 때 몇가지 느낀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물론 단순한 개인적인 느낌이고 논문이 아니니까..... 가볍게 읽으시면 됩니다. 20세기 한국의 3대 사건이라고 하면 저 개인으로는 1. 일제의 조선 병탄 2. 한국전쟁발발 3. IMF구조금융 을 들겠습니다. 나 자신이 겪지도 못한 1,2번은 별로 모르니 일단 제외하고 3번은 생생히 겪었으니 많은 할말이 있을 수 있겠죠. 학교 다닐때 몇번 그런일이 있었는데 신문 기사에 대해 학생들이 광분하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별로 그립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았던 학교였지만 그때 느낀 점이 상당히 많았고요.(요건 조 밑에) 이후 많은 굴곡을 거쳐 지금 여기에 서 있는데 작년 중순쯤 신문을 강타했던 IMF관련 많은 글들중 절 사로잡은 두개의 글을 소개해 드리면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까 합니다. 하나는 IMF맞기 직전의 한국지도층과 외교관계관들의 태도에 대한 질타요, 다른 하나는 IMF이후 그것을 대하는 한국 학생들과 젊은이에 대한 질타가 그것입니다. 요점은 결국 IMF맞기 전에 그렇게 신호가 있었는데 너희 잘난 지도층과 외교부는 하고 있었느냐가 그 첫번째 주제요, 남들은 벤처 잘해서 경제 난국 돌파했는데 왜 젊은이들이 고시에만 몰리느냐, 나라 또 한번 잡을일 있느냐 하는 것이 그 두번째 주제였습니다. 학교에 있을때 교수들의 연구능력을 충분히 그리고 유감없이 본 경험이 있는 저로써는 이 논조의 기사를 읽고 다시한번 느낄수 있었죠. [아! 다시 한번 한국 문단에 창조적 기질을 가진 뛰어난 문인이 등단하는 순간이구나!!!!]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밑에서 말씀드리고 어쨌든 21세기 한국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현재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것에 대한 개개인의 자각이 과거를 알고 현재를 직시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한다는 역사교육과 역사알기의 참 뜻이라고 생각하는 글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사람들의 생각이 아주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실 겁니다. 남녀 성의 역할과 그 배경부터 시작해서 직업, 가치관, 이념등등 개인적인 것부터 사회적인 것까지 아주 급격히 바뀌고 있죠. 그러나, 이건 잘 봐야 하는 건데 이 사회의 겉살이 아닌 속살, 즉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인 권력으로의 길로 가는 길은 그리 바뀌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아직도 사법고시 합격자를 영웅시하는 언론과 그것을 확실히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거기에 빌붙어 보려는 가외자들의 존재등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겪는 일일 겁니다.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신림동 골목길사이의 [독서실], [고시원] 이죠. 생산하는 것없이 남위에 군림해서 소비만하는 (경제적 입장에서 보면) 계층으로의 신분상승을 위해 한국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다는 곳입니다. 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절대 탓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들도 피해자이니까요. 현대 한국이 아닌 다른곳에서 특히 자신의 꿈을 마음껏 피울수 있는 곳이라면 너무나 다른 인생을 자유롭게 긍지를 가지며 보람있게 보낼수 있었을 너무나 아까운 인재들이 한국사회에서밖에 통용안될 [일제]의 잔재가 뒤섞인 법률용어로 20세기 초반의 사고방식을 주입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국가적 낭비를 떠나서 개인적인 비극이라고밖에 볼수 없습니다. 고사에도 있죠.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민왕에게 엄청 두들겨 맞은 연나라 임금이 복수를 하려고 하는데 방법을 몰라 고민하던중 [곽 외]라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 사람을 파격적으로 대우했더니 [그런 평범한 사람을 그렇게 대우해주면 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를 외치며 인재가 구름처럼 몰려드는데 그중의 한명인 [악의]장군이 결국 제를 멸망 일보직전까지 몰아부치고 통쾌한 복수를 했다는 것. 그때와 지금과 시대는 달라도 사람의 마음은 같을 겁니다. 누구든지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으로 몰리는것. 그렇다면 현재 불안한 마음에 고시원으로 몰리는 인재들을 탓할 수는 없겠죠. 문제가 있다면 그들을 그곳으로 모는 사회구조와 권력 구조의 왜곡과 모순에 있을뿐. 기사를 쓸려면 이런 부분까지 파고들어 심도있게 다루어 주었으면 했지만 역시 한국 언론 특유의 말짓기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우리의 언론자유화의 기수인 기자분들 께서는 그 화려한 필체와 유려한 구절로 고시원에 몰리는 젊은이들을 매국노의 경지로 내몰더군요. ^.^ [실리콤 벨리]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칼과 방패로 해서 한국의 [줏대]없고 [패기]없는 젊은이들을 난도질 한후 결론은 [벤처기업]이라고 단정지어주는 친절함까지 보이고 말입니다. 금융, 경제 개혁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벤처기업이 많아야 하고 그것이 많을려면 젊은이가 패기가 있어야 한다는 유치원 어린아이의 말장난이 오가는 곳곳에 가끔씩 사회구조, 정치, 인식 개혁이 질식 일보직전에서 숨쉬고 있었지만 결국은 조용히 자연사하고 [돈][돈]을 외치는 기업중심의 기사들이 대세를 이루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현실 비판능력이 없거나 약한 사람들이 읽을때는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공분을 주체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나쁜놈들이 !!! 나라가 다 무너져 가는데 벤처는 할 생각안하고 왠 고시는 고시야!!]라고요. 그러나, 평범한 그분들의 자녀가 고시에 합격하면 그분들도 너무나 기뻐 하시겠지요.. ^.^ 이렇듯 수려한 문체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판매부수를 늘이는, 게다가 경제위기 극복의 선구자 역할까지 자임하는 한국언론의 선봉장을 자처하는 기자들의 말솜씨를 보고 [문단의 새지평을 연 문인들의 등단]이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단순히 달러가 부족해서 위기가 닥쳤을까요 ? 천만에 !!! 그동안 곪고 곪았던 고름이 마침내 터졌던 것입니다.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것은 내부적인 모순이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통해 순화되지 못하고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고쳐지려고 하는 것이죠. 늘 싸우는 정치인은 원래 그런 족속들이니까 다른 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럼 다른 부문은 잘 해오고 있었을까요 ? 제가 예전에 어떤 사람에게 들은 말이 있습니다. [갈팡질팡하고 목표가 없는 사람은 싫다.]라는 것이죠. 당연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은 싫으니까요. 단지 문제는 그 당시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 ^.^ 결국 그 사람과는 잘 안됐는데... :-) 그 당시의 제 주위 환경을 볼까요 ? 그 당시 전 너무나 피곤하고 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학교라는 곳, 교수라는 사람들에 대한 제 인식은 적어도 한국 안에서는 송두리채 뽑히고 있는 중이었으니까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게 미적대는 겁니다. 그런데 그 미적대는 것이 저의 관습이 되버릴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 ^.^ 교수가 시키는 이일이 과연 도덕적으로 옳으냐를 떠나서 법적으로 옳으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고 내가 이런 일 하려고 여기왔을까를 다시 고민하고 과연 이길이 내가 가려고 했던 길인가를 또 고민했으니까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고민하는 사람으로 되버렸으니.... 영수증 위조, 인건비 조작, 해외여행비용 상승, 장비비용 다시써먹기, 연말정산 누락시키기등등등 아마 법적으로 걸릴것이 뻔한 일들부터 시작해서 외국보고서 번역해 베끼기, 쓴 보고서 편집해서 제출하기, 말로 대충 때우기, 말도 안되는 연구 과제 받아서 보고서랍시고 끙끙대고 쓰기...... 단순히 학업에 열중해서 힘든것이아닌 한국 교육의 현실에 가슴아팠고, 이런 더러운 현실이 존재한다는것에 가슴아팠고, 외부 사람들은 우리를 믿고 있다는 것에 가슴 아팠고, 유용한 곳에 쓰여야 될 돈이 일부(전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들 호주머니로 들어가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되는 것에 가슴아팠고, 제 자신의 꿈이 쓰러지는 것에 대해서 가슴아팠고,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식되는 내 모습이 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형이라는 것에 대해서 가슴아팠습니다. 물론 이것과는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사회에서 최후까지 깨끗해야 할 원로계층이자 보루계층인 언론계, 교육계가 더 이상 썩을 수 없을 정도로 썩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자, 그럼 외환보유고 700억달러라고 21세기에도 우리민족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천만의 말씀이겠죠 ? 거의 혁명적인 인식및 사회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귀족중심의 고려가 사대부 중심의 조선으로 급속한 개편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더 철저하고 급격한 변화 이것만이 19, 20세기를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었고 21세기에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1980년대 초부터 21세기를 대비했던 유럽및 미국의 강대국들과 21세기를 나란히 살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한가지 옛이야기를 하고 마치기로 하죠. 에스파냐의 무적함대(Armada)를 격파한 영국-네덜란드 연합해군의 승리(1588)이후 영국이 세계의 바다를 독차지 했다고 역사책에서 배운 분들은 그 생각을 지시기 바랍니다. 영국은 결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에스파냐 해군은 꾸준히 바다를 지켰으며 영국이 최종적인 승자가 된것은 프랑스-에스파냐 연합함대를 격파한 카디즈 곶앞의 트라팔가만에서의 해전 이후에서 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250여년동안 영국해군은 절치부심했고 프랑스 해군은 혁명으로 인해 약화 되어 버렸고, 에스파냐는 내분과 종교문제 그리고 외환으로 스스로 서서히 붕괴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승리도 패배도, 성공도 실패도 자신의 행동의 결과이며 그 이외는 크게 구별되지 않는 사소한 이유들입니다. 국제 금융조직음모, 유태계 자본의 음모, 미국의 기죽이기등등 많은 외부 음모론이 있지만 그 빌미를 주고 사실 그런 위기가 닥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철저히 썩은 조직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들입니다. 또한 그것을 고칠 수 있는 것도 IMF의 개혁요구가 아닌 우리 자신들의 절실한 요구와 자기반성을 수반한 철저한 자기 혁신입니다. "Any chance of getting transferred, Da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