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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illes ()
날 짜 (Date): 1999년 11월 25일 목요일 오전 12시 55분 42초
제 목(Title): [EBS-TV] 세상보기?



 EBS에서 월요일 11시 즈음에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얼마전까지는 김지하씨께서 나오셔서 강연을 하셨는데, 이제는 김용옥씨로 바톤이 
 넘어갔더군요.
  
 재미난 것은 두 분께서 강연하실 때의 방청객의 성격이 판이했다는 것입니다.
 김지하씨 강연의 경우는 주 방청객이 20대 초반 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분들, 
 여자분들 모두 모습이 앳되더군요. 한데 김용옥씨 강연의 경우에는 방청객 수가 
 더 많긴 한데, 태반이 3-50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었습니다. 간혹 가다 보이는 
 젊은 분들도 20대 후반 정도?

 그 때문인지, 아니면 두 분께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의 차이인지, 강연의 스타일도 
 판이했습니다. 

 김지하씨의 경우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 분이 말씀하시는 내용들, 
 사실 무턱대고 수긍할 수만은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으로서의 역사를  
 포기한 내용들이니까요. 김지하씨는 EBS에서 내어 준 이 시간을 빌어 자신의 꿈을 
 토로하는 장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논박도 소용이 없고, 검증도 불가능한 
 고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신의 꿈을 유유히 털어 놓았죠. 예증으로 드시는 
 과학적 사실들도 학계의 공식적 입장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한 주관적 
 해석을 거친 후에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분위기 상 반박이 통할 것 같지도 
 않더군요. ^^;; 어떻게 보면 정말 거만한 태도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어떤 
 비판의 글처럼 그 분은 '너무 잘 났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술한대로 주 방청 대상이 20대 초반이어서 그런 식으로 강연을 하실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대상이 아직 꿈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들일때에야, 자신의 꿈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과학적 검증에 너무 집착해서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는 말'도 아직 사고하는 
 방법,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굳어지지 않은 젊은 이들에게나 통할 말이겠죠.
 그리고 어차피 김 지하씨는 역사가나 과학자가 아닌 [시인]입니다. 즉 논증과 
 검증보다는 [꿈을 꾸는 것]이 자신의 본분이겠죠. 

 반면, 김 용옥 씨께서는 정말 열강을 하시더군요. 입가에 하얗게 마른 침까지 볼  
 수 있었으니 ^^;; 한데 방청객이 나이드신 분들, 아마도 사고가 경직되셨을  
 분들이 많다 보니 방청객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강연 중에 별로 건질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더군요.-   사람들이 얼핏 들어 아는체하는 동양의 
 고전  사상(특히 노장 사상)에 대한 김 용옥씨의 해설을 꼭 들어 보고
 싶었는데...  방청객을 너무 의식하신 탓인지,   아니면 강연의 첫머리밖에 제가 
 보지 못한 체,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인지,... 

 섣부른 일반화일수도 있겠지만, ^^;;
 나이드신 분들이 그런 강연을 들으러 오시는 이유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꾸벅꾸벅 조시는 아주머니들도 계시고, 하품을 억지로 참는 어른들도 
 계시고...  하지만 그 분들을 폄하할 수는 없는 것이 그런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교양을 쌓으려고 시간과 공을 들이시는 노력에는 갈채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겠죠.

 젊은 사람들은 단순히 '교양'을 쌓기 위해서만 그런 강연을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이들은 그 강연을 통해서 '사고하는 방법'을 바꿀 
 준비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요?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가 단지 '교양을 쌓고 지식을 쌓기 위한 이들'인 
 경우와 '자신의 생각을 언제라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 세대'들인 경우 둘 
 중 어느 쪽을 대상으로 말을 하는 것이 행복할까 생각해보니,
 ㅡ김 용옥 선생이 김 지하 씨를 무척이나 부러워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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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must scream, But I have no m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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