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illes () 날 짜 (Date): 1999년 11월 12일 금요일 오후 09시 55분 30초 제 목(Title): Re: 나뭇군과 도끼. 정말 오래된 글에 답을 달아 주셨군요. ^^;; 예전에는 오래된 이야기들만 민족들간에 공유되는 줄 알았거든요. (예를 들면, 홍수 설화같이 민족 분화가 심화되기 전의 태고적 이야기들만) 근데, 제가 쓴 내용같이 어느 정도 민족들이 자기 터전에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문화권을 형성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이 도출되는 것을 보니, 놀랍더라구요. ^^ 제게 국어를 가르친 교수님께서는 서양인들과 동양인들은 '종'이 다른 것인지 생각하는 방식이 넘 틀리다고 많이 말씀하시곤 하셨거든요. 가령 '자연관'같은 것 말입니다. - 에리히 프롬의 '산다는 것'이란 글에 테니슨의 시와 마쓰오 바쇼의 [꽃]을 주제로 한 '시'를 비교하며,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을 대비시킨 부분이 있습니다. 서양인들(테니슨)은 '꽃'을 보고 그것을 분해하고 분석하여 각 부분의 기능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려 한 반면, 동양인들(마쓰오 바쇼)는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 만족을 하죠. 이것을 두고 에리히 프롬은 '알려고 하는 욕구, 그리고 이를 통한 파괴(자연에 대한)'가 서양의 '앎'의 본질이라면, 동양의 '앎'의 본질은 '대상의 생명을 해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만 볼 뿐, 그리고 깨달으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저는 그 교수님의 말씀을 이런 맥락에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한데 이런 설화들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결국 인간이란 '종'이 생판 다른 부류의 집합이 아니라, 그런대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무리들로 모여 있다는 것이죠. =============================================================================== I must scream, But I have no mouth. =============================================================================== =============================================================================== I must scream, But I have no mouth.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