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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illes (reverseyed)
날 짜 (Date): 1999년 8월 17일 화요일 오후 07시 57분 33초
제 목(Title): Re: 김지하 [단군인식] 문제는 없나 -동아일



 김지하 씨가 하려는 일은 '역사'나 '교육'에 관한 일이기 이전에 '종교'가 
아닐까요? '종교'까지는 아니더라도 19세기를 전후해서 '헤겔'이 독일에서 했던 
일을 자신이 하려는 것이 아닌지? 학문, 정치, 문화에 통일성을 부여해가며 그 
중심점에 자신의 사상을 위치시키려는...

 왜 이런 생각이 들었나 하면, 얼마전에 읽은 김지하씨의 '생명'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헤겔의 논리(세계 이성의 확대, 그 과정으로서의 역사, 그 구현자로서의 인류)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그 출발점(서양의 도구적 이성 --> 동양의 대화적 이성)을 
달리 하니 결말(정복과 파괴를 통한 확대 --> 화합과 상생속에서의 확대)도 
달라지더군요.  

 부연하자면, 헤겔의 경우 '이성'의 속성을 '파괴와 정복'이라고 보았다면, 김 
지하씨의 경우는 그것은 서양의 경우이고 동양, 그 중에서도 '한국' 고유의 
'이성'의 속성은 '화합과 상생'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성 자체의 성격이 다르니 '자신을 제약하고 있는 굴레이자 세계 이성의 
현현을 위해 정복되고 파괴되어야만 할 존재'로 '자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키워주는 터전이자 세계 이성의 현현을 위한 무대'로 보게 되죠.
 이렇게 도출된 세상은 환경과 자연에 대한 인식이 근본부터 다르게 되겠죠.
 �
  그런 이성관과 그에 기인한 철학을 중심삼아, 사회,문화,교육이 '총체적 
단일성'을 이룬 사회에서는 '무한팽창하는 탐욕스런 자본','환경파괴','비인간적인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겠죠.
  
 김지하씨는 그 출발점을 '우리 자신'에게서 찾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면 첫째, 한 사회의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회의 역사속에 쌓여 온 인간 의식,사회,문화속의 'fore-structure'라는 � 
확신. 즉 우리 전통을 벗어 나서 외래의 것을 수입만 해가지고는 '진정 우리 것'이 
될 수 없다는 확신.

 둘째, 한국에서도 세계사적인 정신적 발전을 위한 족적이 남겨질 수 있다는 믿음?
 (아놀드 토인비도 문명끼리의 만남을 통해서 새시대를 이끌 종교가  탄생함을  
말했던 적이 있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생명'에서는 자신의 정신적 구원을 '천도교'에서 얻은 듯 했는데,-최제우, 최 
시형, 손 병희 등의 뒤를 이어 자신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동학사상과 서구 근대 철학을 아울러 가진 자신의 지성을 발판으로...-

 이런 움직임 연장선상에 이번 '단군 복원 운동'도 있지 않은가 싶네요.
 "즉 우리 것을 살리자. 그리고 우리 것이 서구의 것에 비해 못하기는 커녕 오히려 
나음을 직시하자.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몸과 정신에도 맞는 것이며, 인류를 
구원하는 첫걸음이다."� ^^;; 좀 과장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이게 김지하씨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상상력'과 '합리'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김지하씨의 발언의 대상은 '합리'를 전제로 메시지를 받아 들이는 '지식인'들 
이전에 '상상력'으로 메시지를 받아 들이고 '행동에 옮기는' '일반 대중'이 
아닐까 싶네요. 더군다나 '상상력'을 통해 세상이 크게 한 번 흔들릴 때에
 (프랑스 대혁명, 1968년의 전세계 규모의 혁명) 인류의 삶도 도약하죠. 
 논리와 과학은 그런 일이 있은 뒤에 상황 설명하기에나 급급한 경우도 많으니.
 그리고 이 단계에 이르면, 과학과 논리는 새 세상에 맞게 자기 변모를 거치게 
되죠.

   '마르쿠제'가 말한 '에로스-억압에서 벗어나, 보다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려는 욕망?-'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될 때에도, '에로스'를 움직이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상상력'이지 않았던가요?(1968년의 메시지. 모든 권력을 
상상력에게로!)

 사실 논리와 합리(그리고 과학)는 기존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갈릴레오의 '지동설'이 추인된 뒤에도 '절대 왕권'을 위한 배경 
이론으로 활용된 경우를 (태양왕을 중심으로 그 힘에 의해 공전하는 만인) 
비롯해서요. 그리고 현실의 억압과 부조리를 교묘히 은폐하는 위장이 되기도 
하구요.

 그리고 '논리'와 '합리'속에서는 '세상의 진보'가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걸 한달음에 뛰어 넘는 것이 '상상력'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이상이 '김지하'씨의 의견에 대한 단상이긴 한데, 님의 지적대로 '광신'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상상력으로 촉발된 대중의 거대한 움직임이 
'조선일보' 스타일의 극우의 손에 넘어가게 되면, 2030년 즈음 우리는 히틀러를 
가지게 되겠죠. -_-;;

 '민족','단군','비논리','대중선동'등 조선일보의 입맛에 딱 떨어지는 
단어들의 연쇄 속에 , 그리고 가뜩이나 '만주가 우리 땅','고구려의 
계승','다물운동'같은 말들이 힘을 얻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화','세계화' 개혁이 실패하게 된다면, 그 반동으로 
극우가 설치는 구심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 글에 억측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저도 그냥 상상력으로 써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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