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4ever 0~) 날 짜 (Date): 1999년 7월 2일 금요일 오전 04시 55분 56초 제 목(Title): Re: [퍼온글] 영어/ 한국인의 영원한..(1) 신동아 7월호에는 그 뒷 얘기들과 함께 또 기사가 실린게 있더군요. [연속 기획] 영어, 한국인의 영원한 스트레스 발성훈련법의 효과를 따진다 기획특집 '영어, 한국인의 영원한 스트레스'가 실린 신동아 99년 6월호가 발간되자마자 독자들의 문의 전화가 편집실로 빗발치듯 쏟아졌다. "기사에 소개된 정인석씨의 연락처를 알려달라" "발성훈련을 통해서 영어 고지를 정복할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한다" "나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6월호 영어 관련 기사를 기획하면서 "신동아가 특정인을 홍보해준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없지 않았던 편집실로서는 일단 고무적인 반응이었다. 다른 한편으론 특집 제목처럼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영어가 그토록 심각한 스트레스였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당혹스럽기도 했다. 아무튼 독자들 반응은 7월호 마감이 가까와질 때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신동아 편집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6월호에서도 밝혔듯이 영어기획은 나름대로 영어에 일가견이 있다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영어정복 비결과 정인석씨의 특이한 학습방법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 기획에 대한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신동아가 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무감'을 갖게 된 것이다. 신동아가 6월호에 이어 이번 호에 학계 인사와 미국인을 초빙해 '정인석식 영어 발성훈련법'을 재차 검증하는 좌담을 마련하고, 발성훈련 테이프를 부록으로 내게 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편집자> 참석자 ●정인석 정인석 영어학원장 ●김정렬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렙助紵� ●칼 더스트하이머 (미국인) : 한남대 초빙교수렷畸� TESOL(Teaching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회장 ●때 : 1999년 6얼 5일 ●곳 : 신동아 회의실 김정렬 “신동아 6월호에 실린 정인석 원장의 발성훈련법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반향이 대단했다고 하던데, 이건 우리 한국인들이 그동안 영어로 인해 얼마나 고통받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공부에 그토록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이면서도 잘 안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먼저 정원장께서 말씀해주시지요.” 정인석 “우리는 지금까지 영어공부라고 하면 단어나 문법, 독해를 주로 생각해왔지만, 저는 언어를 그런 식으로 배워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말을 배우는 것이 첫째입니다. 아이들도 말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글쓰는 법을 배우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말과 영어의 발성음은 천양지차로 달라요. 우리말 소리는 목이나 입에서 나오는 소리지만, 영어 발성음은 복부(腹部)에서부터 올라오는 굴절음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인과 서양인의 신체상 발성기관부터가 다르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 사람이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서 무작정 영어 단어나 문장을 외우려고 들면 절대로 오래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한국사람에게 영어 모음인 a-e-i-o-u를 읽어보라고 하면, 십중팔구 우리말 식으로 읽습니다. 우리의 신경기관이 평생 한국어로만 운동이 돼왔기 때문에 영어발음이 나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십년간 영어공부를 했어도 공부한 양의 20% 정도밖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말 발음에서 영어식 발음에 해당하는 게 20%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지요.” 김정렬 “발음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더스트하이머 교수는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때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더스트하이머 “한국인들이 영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로 정원장께서는 발성음이 나오는 구조가 다르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한국인들이 영어를 어렵게 여기는 근본적인 이유인지 솔직히 말해서 저로선 잘 모르겠어요. 언어학습에 있어서 발성음이 나오는 위치가 그렇게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엔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데에는 학습방법이나 학습자의 능력보다는 오히려 문화적 요인이 더 크지 않을까…. 즉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얼마나 경험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한국에서 11년째 영어를 가르쳐온 더스트하이머 교수는 우리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대담은 정인석원장, 김정렬 교수는 우리말과 영어를 섞어서, 더스트하이머 교수는 영어로 토론에 임했음을 밝혀둔다. - 편집자) 외우려고 들면 평생 안 된다 김정렬 “정원장 말씀대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외국인처럼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자신의 영어 습득과정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요. 제 생각에는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기가 어려운 이유 중에는 정원장께서 지적한 음성학적인 문제 외에도 영어 투입량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측면이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사실 영어란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면서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경우 사회적으로 그럴 기회가 극히 제한돼 있어요. 정원장 같은 분이야 어릴 적부터 영어에 미쳤다고 하니까 거리에서 지나가는 외국인을 붙잡고 말을 붙였다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잖아요? 우리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는 기간이 결코 짧은 게 아닙니다.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는데, 초등학교에서 1주일에 2시간, 중학교에서 1주일에 4시간, 보충수업까지 하면 그 이상을 영어공부에 투입하게 돼 있습니다. 또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영어학원에 나가는 사람이 많아요.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기존 영어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정원장께서는 이런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인석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10여년 이상씩 영어를 공부해오면서 단어와 문법을 수없이 외웠습니다. 암기만으로 영어가 된다면 아마 지금 이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이 유창하게 영어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그렇게 안 된 이유는 우리가 영어 발음을 무시했기 때문이에요. 우리 식으로 영어 단어를 발음하면 우리식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고, 그런 기억은 금세 잊어버릴 수밖에 없어요. 단적으로 말해서 그건 영어가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말을 했습니다. 문자는 그로부터 한참 뒤에 필요에 의해 발명된 겁니다. 글자가 아니라 말이 먼저였다는 것이죠. 다른 예로 취학 이전의 글씨 못 쓰는 아이들도 말은 잘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을 먼저 배우고 그 다음에 글자를 배운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대부분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나는 영어학습에서 이런 인식이 정말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발음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우리 신체 속의 중추대뇌신경에 기억되기 때문이지요. 한국어를 오래 사용하면 한국어를 말하고 듣기에 적합한 신경구조로 굳어지고, 영어를 오래 사용하면 영어를 말하고 듣기에 적절한 신경구조로 굳어집니다. 따라서 한국인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관건은 영어를 말하고 듣는 신경구조, 발성기관을 다시 살려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 죽어 있던 영어의 신경을 운동시켜줘야만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될 때 영어는 무의식적으로, 감각적으로 들리게 되고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운동이 돼 있지 않으면 10년, 20년을 공부해도 영어는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극동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영어를 배우기가 가장 힘들다는 점입니다. 지리적으로도 서양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발성음도 굉장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영어 발성음이 하복부에서 나오는 소리인 데 비해서 한국어는 입에서 바로 튀어나오는 소리입니다. 이에 비하면 동남아 쪽 언어는 목 정도 위치에서 나오는 발성음으로 우리말보다는 영어 발성음과 흡사한 부분이 훨씬 많아요. 즉 동남아 사람들만 해도 우리보다는 영어를 훨씬 잘할 수 있는 발성기관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영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김정렬 “중국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은 어순도 영어와 비슷하고, 우리에 비하면 영어의 투입량에서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그런 나라에선 TV나 라디오에 영어로만 하는 방송이 있고, 중·고교 학과목에도 영어로 수업하는 과목이 꽤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친밀도가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는 겁니다. 그러면 더스트하이머 교수께서는 한국인들이 영어학습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데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더스트하이머 “최근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바뀌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기로 한 것이 앞으로 큰 영향을 끼치리라고 봐요. 물론 그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쯤이면 큰 변화가 나타날 겁니다. 따라서 그런 정책변화는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문화적 요인을 제외하고 본다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학습은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 자리에선 주로 영어 발음이 주된 화제이지만, 일찍 시작할수록 발음도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에 근접할 수 있고, 영어를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보다도 더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건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어떤 외국어든 마찬가집니다.” 김정렬 “신동아 6월호에서 정원장께서도 말했지만, 언어는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크다는 것은 많은 언어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금 전 정원장 말씀을 다시 풀이해보면, 문자교육과 발음교육을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큰 문제라는 것인데, 이 역시 대부분의 영어 교육학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교육이 도입된 겁니다. 그 내용을 보면, 초등학교 3∼4학년은 구어 영어만 하도록 구성돼 있어요. 즉 이 때는 아예 교과서에 문자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서 구어 중심의 영어교육을 하고, 5학년 때에 읽기, 6학년 때에 쓰기 교육을 하게 됩니다. 엄밀하게 따져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완전히 ‘오럴 잉글리시(Oral English)’만 하고, 4학년 때는 알파벳 읽기, 5학년 때는 단어 읽기 정도의 문자교육, 6학년 때는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는 영어 문장을 읽는 정도의 문자교육을 하는 걸로 구성돼 있어요. 2001년부터 시작되는 7차 교육과정에서도 이 내용은 마찬가집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일고 있는 이런 움직임은 정원장이나 더스트하이머 교수께서 말하는 부분과 일치하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로 인해 몇 년 후에는 우리나라 영어 수준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되는군요. 정원장께서는 공교육 현장이 아닌 민간 영어학원 쪽에 계신 분이니까 여러 가지 일화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발성훈련 하면 청취력도 향상된다 정인석 “다양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 이민가서 오래 살았으면서도 영어가 안 돼 찾아 오는 경우도 있고…. 연세가 높은 분들에게 영어 단어나 문장을 외우라고 하면 아무래도 힘들어요. 그런데 제가 영어 발성음을 고치면 영어가 된다고 말하면 처음엔 대부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지나면 본인들이 먼저 변화를 느낍니다. 이렇게 신경조직만 자극해줘도 확실히 달라지거든요. 얼마 전에는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쳐보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우리말식 발음으로 영어를 하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올바른 영어 발음으로 가르칠 선생님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우리말 발음으로 영어를 가르치니까 발전하지 못하는 겁니다. 제가 가르치는 방식은 아이들에게 효과가 더 큽니다. 성인들은 의심이 많아서 시간이 훨씬 더 걸리거든요(웃음). 반면에 아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따라 하니까 영어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설령 단어 뜻을 몰라도 소리는 금방 똑같이 따라서 해요. 이렇게 정확한 발성음을 낼 수 있게 된 뒤에 단어 뜻을 알게 되면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김정렬 “정원장의 훈련에는 개별적인 소리 하나하나에 대한 발성음 훈련뿐만 아니라 영어 문장을 의미 그룹으로 묶어서 발음하는 훈련도 한다고 들었는데, 제 생각엔 이게 청취력 향상에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우리말의 경우 음절 하나하나를 발음할 때 걸리는 속도가 비슷합니다. 그래서 긴 문장을 읽을 때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짧은 문장을 읽을 때는 짧습니다. 그런데 영어는 그렇지가 않거든요. 영어는 한 문장 안에 강세가 몇 개 오느냐에 따라서 문장이 아무리 길거나 짧아도 강세가 오는 숫자가 비슷하면 읽는데 걸리는 시간도 비슷합니다. 이 말은 영어를 읽을 때 의미 그룹으로 묶어서 휴지(休止) 위치를 잘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영어에서는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에 죽 말하는 것이 보통 하나의 의미그룹이 되도록 발음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이런 감각이 없기 때문에 영어가 잘 안들리는 겁니다. 정원장의 훈련방식에 이런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청취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죠. 기존 영어학습 이론에 비춰보면 정원장께서 강조하는 음성학 훈련은 영어를 잘하기 위한 목적 외에 다른 측면에서 활용돼 왔어요. 예를 들어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라는 영화를 보면 음성학 교수가 커크니 방언을 쓰는 여자를 런던 사교계에 진입시키기 위해서 발성 훈련을 시키거든요. 이제 정원장의 발성훈련법을 기존 영어학습 방법론과 비교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정인석 “우리나라의 영어강사들 중에서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은 성인이 된 뒤에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분들인데, 이런 분들은 자기 경험을 토대로 영어를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우리말과 영어의 발성음 차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어요. 외국인 강사도 마찬가집니다. 영어는 잘 해도 그 발음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학원이든 학교이든 영어회화 책을 갖고서 외우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외우려고 하면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말이란 것은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말이나 뉘앙스를 받아들여 반응하는 것인데, 말할 때 생각을 하게 되면 말하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껏 외운 것도 오래 기억할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한국인의 영어 해석도 문제예요. 간단한 예문을 든다면 ‘I’m going to go to America’와 ‘I’m gonna go to America’는 엄밀히 말해서 다른 말입니다. 앞의 문장은 ‘go to America’라는 행위에 중점을 둔 표현인 데 비해서 후자는 주어를 강조하는 말입니다. 미국 영화를 보면 이런 걸 확실하게 구분해서 쓰고 있어요. 어디를 간다고 할 때 ‘go over’와 ‘get over’ 두 가지 표현을 예로 들어보지요. 앞의 표현은 특별한 목적을 갖고 어디로 갈 때 주로 사용하고, 후자는 일상적으로 어디에 갈 때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표현의 차이를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내용을 필링 해설이라고 해서 발성훈련이 끝난 후에 가르치는데, 이건 미국인들의 관습이나 문화· 습관에 기인한 감각적인 해석의 차이입니다. 이런 미묘한 표현상의 차이를 모르면 문법을 아무리 공부해도 결국 영어는 안 된다는 결론밖에는 안 나옵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런 감각적인 부분에 아주 약해요. 다시 한 번 설명하자면 발성훈련이란 인체의 신경조직과 발성기관을 영어를 듣고 말하기에 적합하도록 바로잡아주는 방법입니다. 즉 몸을 훈련시켜서 완전한 영어발음을 나오게 해준다는 겁니다.” 더스트하이머 “저도 기본적으로는 정원장께서 주장하는 영어학습 방법론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들 중에도 여러 가지 사례가 있다고 봐요. 어려서부터 네이티브 스피커의 발음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쉽게 영어를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국인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서 뉘앙스와 발음을 익혀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볼 때 제 생각엔 발음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학습방법이 아니겠는가…. 발음은 영어공부에 있어서 한 가지 측면이지 핵심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인석 “그렇지 않아요. 제 지론은 정확한 발음을 통해야만 자기 몸에 영어가 기억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반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영어의 뉘앙스와 감각 김정렬 “앞에서 정원장 말씀 중에 go over와 get over처럼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예를 들어서 지난 달 ‘신동아’ 지면에서 말한 ‘Just a minute’과 ‘Wait a minute’의 차이 같은 것은 사실 네이티브 스피커들도 잘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부분인 것 같더라고요.” 정인석 “그래요. 직접 물어보면 미국인들도 그 차이를 잘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 습관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요. 예를 들어 더스트하이머 교수께 한 가지 질문해보지요. ‘It looks like∼’와 ‘It seems like∼’가 어떻게 다른지 아십니까?” 더스트하이머 “글쎄요….” 정인석 “미국인들은 이 두 가지 표현을 달리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을 말할 때는 ‘It looks like∼’를, 말하는 이의 주관적인 판단을 말할 때에는 ‘It seems like∼’를 사용하지요. 미국인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면서 이렇게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체질화돼 있기 때문에 차이점을 설명하지 못하는 겁니다.” 더스트하이머 “그렇지만 미국 내의 지역별 방언의 차이점을 고려한다면….” 정인석 “예를 들면 이런 차이예요. 미국인들은 ‘I think it looks very good’이라고 말하지 ‘I think it seems very good’이라고는 말하지 않아요. 또 ‘It seems this discussion is sophisticated’라는 문장에 ‘look’이란 단어를 쓰지는 않습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look’은 눈으로 직접 보거나 단순한 사실을 말할 때, ‘seem’은 좀 더 복잡하거나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주관적인 사안을 말할 때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죠. 미국인들은 이게 습관화돼 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외국인에게 설명해줄 수도 없습니다. 이런 건 또 문법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더스트하이머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군요.” 김정렬 “결국 이런 필링해설은 영어의 유창성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군요. 영어가 아주 유창한 사람도 그런 부분은 모르고 있을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더스트하이머 교수는 이제까지 한국인을 가르쳐본 경험에 비춰볼 때 대화 속의 미묘한 맥락과 뉘앙스까지 표현하는 게 훈련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더스트하이머 “글쎄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단순히 언어교육만으로 그런 미묘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뉘앙스는 대체로 문화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고, 네이티브 스피커와의 반복적이고 계속적인 접촉을 통해서 학습이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제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 상스러운 말을 가끔 사용하는데, 99%는 그런 표현을 정확하게 쓰지 못해요.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억양이 조금만 달라도 매우 이상하게 들리곤 합니다. 그게 바로 뉘앙스 때문인데, 그런 말들은 다양한 경우에 따라 달리 사용되는 것이거든요. 미국에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을 봐도 1년 사이에 언어능력은 부쩍 향상돼서 돌아오지만, 영어의 미묘한 뉘앙스까지는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부분까지 소화하려면 몇 년이 더 걸린다는 말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예를 들어 제가 호주에 가서 호주사람들끼리 영어로 말하는 데에 끼면, 우선 발음이 달라서 알아듣기가 힘들고, 다음으로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 대화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돼요. 그러므로 저는 뉘앙스란 그 나라 문화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배우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정인석 “다시 말하지만 제가 말하는 필링해설이란 건 언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것과는 무관한 겁니다. 조금 전 더스트하이머 교수가 말할 때에도 주관적인 부분을 얘기할 때는 ‘It seems that∼’이란 표현을 사용했지요? 이런 건 본능적인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당신, 왜 그 말을 썼느냐’고 물으면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을 알게 되면 말하는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성음이 올바로 잡혀 있지 않으면 말을 하면서 동시에 들을 수가 없어요. 따라서 이런 해석법은 문자에 의한 해석이 아니라 감각적인 해석이라는 겁니다. 이런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어요. 언어의 감각적인 부분을 가장 분명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게 바로 영화입니다. 영화에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서 몸동작이 달라지거든요. 지금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일단은 말을 해야 된다, 의사소통을 해야 된다는 측면에만 역점을 두어왔습니다. 그런데 의사소통을 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해결돼야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겁니다.” 김정렬 “문제는, 정원장께서 말하는 필링해설이란 것이 훈련을 통해서 습득될 수 있느냐는 점이 아닐까요?” 정인석 “신체에 발성음이 기억되고 나서 그 다음에 설명해주면 바로 활용할 수 있어요.” 발음과 유창성의 관계 김정렬 제 생각엔 그 부분은 앞으로 검증돼야 하리라고 봅니다. 정원장께서는 주로 생물학적 관점에서 영어학습이론을 풀어가는 것 같은데, 생물학적 측면은 검증이 가능하지 않겠어요? 정원장에게서 6개월간 훈련한 학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하지요? 그 분들을 통해서 앞으로 정원장의 이론을 검증해볼 기회를 갖기를 기대합니다. 정원장의 필링해설에 대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 전에 제가 더스트하이머 교수와 토론해봤지만, 그런 미세한 차이는 사실상 네이티브 스피커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미국인이나 영국인처럼 되려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어 학습의 목적은 국제어로서의 영어, 즉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 배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가 미세한 뉘앙스 상의 차이까지 반드시 알아야만 하느냐는 생각도 드는군요. 또 발음이 조금 잘못됐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인석 “사실 여러 학자들이 지금 김교수 말씀처럼 주장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큰 오류라고 봐요. 왜냐하면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더라도 대화할 때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영어 발음은 머릿속의 지식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자기 몸에 체득화돼야만 올바른 발음이 나옵니다. 반대로 문장을 외우려고 들면 머릿속에서는 뱅뱅 도는데 입에서는 안 나온다는 겁니다. 물론 외국인과 접할 기회가 많다든지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면 어느 정도는 되겠지요. 그러나 영어를 자연스럽게 하기까지엔 수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김정렬 “결국 관건은 정원장의 발성훈련 방법이 기존 학계에서 인정받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그것이 효과가 있느냐는 점이겠지요. 발성훈련 6개월 후에 학습자들이 투입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 영어 실력이 얼마나 올라갔느냐, 이걸 갖고 검증받는 것이지요. 기존 영어학계에서는 영어교육 방법론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하향식 방법론과 상향식 방법론이지요. 먼저 하향식 방법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어의 투입량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언어란 결국 의사소통의 수단이니까 의사소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상이지요. 이런 식의 하향식 방법론은 효율적인 언어교육 환경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 많이 논의합니다. 상향식 방법은 언어학계 쪽에서 많이 제기하는 방법론인데, 발음이나 문법을 강조하고, 언어 구조를 단순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으로 차곡차곡 쌓아 나가면서 구조가 탄탄해지면 영어가 자연스럽게 몸에서 튀어나오게 된다는 논리에 입각해 있습니다. 정원장께서 주장하는 발성훈련법도 상향식 방법론의 하나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더스트하이머 “그래요. 저도 정원장의 발성훈련법은 상향식 방법론 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발음을 그토록 강조하다 보면,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자기 발음에 신경을 쓰느라고 오히려 영어학습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 경우에도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비슷한 느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만….” 김정렬 “그래요. 사람들이 자기 발음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오히려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고 유창성(proficiency)이 떨어지지 않겠느냐….” 정인석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제가 가르치는 수강생들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제 방법론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 사람이 제대로 가르치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학습 진도가 좀 늦은 편이지요. 그런데 개중엔 제 이론을 완전히 신봉하고 수업을 받기 시작한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진도가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발음 교정이라는 게 신경을 자극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래서 제 방법을 순수하게 믿고 따라줄 때에는 훨씬 학습진도가 빠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영어단어도 잘 모르는 초등학생들은 얼마 안 가서 바로 영어발음이 나옵니다.” 김정렬 “사실 발음이라는 것이 문맥과 관련돼 이해되는 경우가 참 많아요. 예전에 제가 미국에서 스테이크 전문 식당에 갔을 때 경험입니다만, 웨이터가 주문을 받던 중에 ‘수퍼 샐러드?’ 이러는 겁니다. 제가 이 말을 알아듣지 못했어요. ‘이 친구가 무슨 얘길하는 거야’ 생각하면서 ‘I’ll take just regular salad(그냥 보통 샐러드로 주세요)’라고 대답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무슨 말인지 모르더라고요. 그렇게 한참 설왕설래하다가 알고 보니까 ‘수프 오어 샐러드(soup or salad)?’라고 했던 거더라고요. 제가 미국에 가기 전만 해도 한국에는 양식당이 별로 없었어요. 문맥을 제가 알았다면 제대로 들렸겠지요. 그런데 정원장의 발성법을 혼자서 연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듯한데 어떻습니까? 교재라든가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혼자서도 발성 연습할 수 있다 정인석 “물론 혼자서도 충분히 연습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신동아’ 부록으로 발성훈련 테이프도 나왔어요. 영어 발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배우면 됩니다. 문제는 얼마나 열심히 연습해서 영어 발성음을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는 것이지요. 하복부에서 끌어올리는 호흡법을 자기 습관으로 만들어서 한 달만 해봐도 영어로 말하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달라지는 것을 느낄 겁니다. 제 생각에 관건은 기존 영어실력이나 개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성실성과 제 훈련법에 대한 믿음입니다. 한두 달이라도 꾸준히 해보면 분명히 달라집니다. 이건 제 학원 수강생들을 통해서 입증된 사실입니다.” 더스트하이머 “(매우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정원장께서 영어 발음은 하복부에서 나오고, 한국어는 입에서 나온다고 말씀했는데, 그러면 수강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습니까?” 정인석 “(웃음) 그건 매우 간단해요. (발성음 시범을 해보이면서) I(나)를 발음할 때 한국어에서는 ‘아’를 강하게 하고 뒤로 가면서 음이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영어로는 처음과 끝이 고르게 발성됩니다. 더스트하이머 교수께서 한번 발음해보시죠. (더스트하이머 교수가 ‘I’를 발음하자) 그렇죠? 이게 바로 핵심입니다. ‘have’도 마찬가집니다. 한국 사람들은 ‘해브’하면서 짧고 강하게 발음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ㅎ애-(브)’라고 길고 고르게 발음합니다.” 김정렬 “그래요…. 그런데 우리말의 ‘아’와 영어의 ‘아’가 다르다는 것은 알겠는데, 영어의 ‘아’도 가령 텍사스 쪽의 ‘아’와 보스턴 쪽의 ‘아’가 다르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텍사스에선 ‘박스(box)’라고 하는 것을 보스턴 지역에서는 ‘복스’라고 발음하지요. 즉 동일 계열의 모음 중에서도 조금씩 다르다는 겁니다. 그런 방언상의 차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정인석 “사투리든 표준말이든 발성음 자체는 똑같습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서양권 언어 전체의 발성음이 같아요. 하복부에서 올라오는 호흡은 똑같다는 겁니다. ‘박스’이건 ‘복스’이건 소리의 성질은 똑같아요. 이 점을 깨닫지 못하면 동양인,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은 영어공부에서 앞으로도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동양권 언어는 모두 같은 발성음이지요. 이게 굉장히 미세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데, 예를 들어 한국인이 일본이나 베트남에 1년 정도 가서 산다면 보통은 그 나라 말을 곧잘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 영국 등에 가서 1년 살았다고 해서 그 나라 말을 잘 하느냐,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죠. 이것을 사람들은 그냥 컨텍스트(con-text)의 차이라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발성음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발성음을 느린 것부터 빠른 것까지 하나씩 정확하게 분철해서 발음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발성훈련은 영어의 기본을 세우는 것 김정렬 “지금까지 영어교육학계에 나와 있는 이론들을 보면 앞에서 말한 상향식 이론, 즉 언어학 쪽에서 제기한 이론들이 정원장의 이론과 비슷한 것 같군요. 예를 들어 영국 런던대 음성학과에서 제시한 이론으로 ‘Oral situational language learning method’라는 게 있어요. 이 이론에 따른 교육과정에선 집중적으로 음성훈련을 시킵니다. 구강구조를 그린 차트를 놓고서 아무 데나 점을 찍으면 그 소리를 정확하게 낼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시킵니다. 이렇게 훈련을 받으면 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 발음을 들어도 그게 구강의 어느 위치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다른 한편으론 정원장께서 제시한 발성음 개념이 기존 학회에서 얘기하는 발음교육의 내용과는 다른 점도 있어요. 기존 학회의 발음훈련이란 조금 전에 얘기한 영화에서처럼 사투리를 쓰는 여인이 상류사회에 데뷔하기 위한 과정이거나 아니면 미국에서도 좋은 직장을 구하려면 중서부 지역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지 않습니까? 즉, 남부지방 사투리를 쓰던 사람이 뉴스 앵커가 되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을 때 받는 훈련으로 활용돼왔어요. 얼마 전에 CNN에서 보니까 10년 전에 중국 천안문사건에 관련됐던 루와 왕단이라는 두 사람이 나오더군요. 둘 다 천안문사건 후에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루라는 사람은 헤지펀드 매니저가 돼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더군요. 반면에 왕단이라는 사람은 하버드대학에 다니는데, 아직도 중국식 발음과 표현방식이 많이 남아 있더군요. 이런 걸 보면 언어란 결국은 개인의 노력과 관심, 접촉 빈도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생각됩니다.” 정인석 “루나 왕단이란 사람들은 영어의 기본은 돼 있는 사람들입니다. 일단 기본이 갖춰지면 그 다음엔 개인의 노력이나 환경에 따라서 말을 아주 잘 하는 사람도 있고, 조금 어눌한 사람도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 말하는 건 그 기본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문젭니다.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바로 그 기본적인 부분부터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게 바로 올바른 발성음을 배우는 일인데, 일단 이게 이뤄지면 그 다음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차이가 나타나겠지요.” 발음이 먼저냐, 의사소통이 먼저냐 김정렬 “언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보통 세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심리적·생물학적·사회적인 측면이 그것들이지요.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이 언어를 더 잘 배우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문화적 다양성을 체득한 사람이 언어를 더 빨리 배운다는 거지요.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언어학 측면에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방언을 표준어로 교정하는 차원에서 많이 논의돼왔습니다. 이렇게 볼 때 정원장께서 주장하는 발성음 훈련은 상당히 새로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더스트하이머 교수께선 정원장의 발성훈련법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더스트하이머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저에게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에게 제 대답은 아마 실망스러웠을 겁니다. 제 대답은 언제나 ‘연습만이 최선이고 영어를 배우는 데에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었거든요(웃음). 정원장께서 강조하는 발성훈련에 대해서는 저도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모국어 발음으로 굳어진 성인 학습자들에게 더욱 큰 의미를 가지리라고 봅니다. 성인들은 보통 젊은 사람들보다 자신의 실수를 더 의식하고 두려워하지요. 저는 한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일단 제 학생들이 모국어로부터 획득한 언어상의 특성을 용인해주는 편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의사소통이라면 일단 그 방향으로 전념하고, 시간이 가면서 의사소통에서 잘 안되는 부분, 즉 공백을 메워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그런 공백 중 한 가지가 바로 발음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제가 국제회의 같은 데에 참석해본 경험으로 비춰볼 때 과연 미국식 혹은 영국식 발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서 아시아인들끼리 토론을 벌이는 회의에서는 발음이 문제가 아니라 의사소통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인이 영어로 말레이시아인과 대화를 나눈다고 할 때, 물론 그 사람 발음이 어학 테이프상의 발음처럼 정확하고 명료하다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에서 모국어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느냐는 점이 아니겠어요?” 김정렬 “그래요. 사실 학습자 입장에서는 항상 자기 발음이 정확한지 어떤지 의식하지 않겠어요? 즉 즉각적으로 오류수정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영어교육학계에서는 그렇게 즉각적으로 오류수정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유창성(proficiency)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합니다. 제가 미국유학 시절에 겪은 경험을 한가지 소개하지요. 첫 학기에 받은 수업 중에서 한 교수님 말이 엄청 빠르고 입에서 우물우물거리는 거예요. 내용도 따라가기 힘든 판에 말이 거의 안 들려요. 그래서 그 시간만 지나면 다음날 꼭 변비 증세가 오는 거였어요. 결국 병원에 가서 전후 사정과 증상을 설명하는데, ‘똥을 누다’라는 표현이 영어로 떠오르지 않는 거였습니다. 그 때는 ‘I cannot shit’ 외에는 다른 표현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shit’은 일반적으로 욕으로 많이 쓰는 말이잖아요. 그 때 이미 제가 영어를 배운 지 10여년이 지났을 때인데, 그럴 때 쓸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안 떠오르는 거였어요. 그 때 의사가 매우 친절한 분이었어요. 그 분이 전후 사정을 눈치채고 이러는 거예요. ‘Oh, you’re having bowel problem? Do you usually take a regular bowel?’ 이러더라 고요. 이 표현은 그 때 딱 한 번 들었어요. 그 이후론 미국인을 만나서 그런 말을 할 기회도 없었고(웃음). 그런데 지금도 머릿속에 그 표현이 생생하게 박혀 있어요. 오류수정이란 것은 저런 식으로 해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정인석 “그렇게 오래 기억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의사의 말이 김교수의 신경을 자극해줬기 때문입니다. 발성음이란 게 신경을 자극해주는 것입니다.” 더스트하이머 “제 경우엔 학생이 발음상의 실수를 할 때 그 발음이 포함된 질문을 다시 던진다거나 그 대목을 제가 다시 반복하는 식으로 발음을 교정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 방법은 제가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 비춰봐도 도움이 되리라고 봐요. 이건 대화의 흐름 자체를 방해하지 않는 방법이거든요.” 김정렬 “아무튼 영어로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정인석 원장의 발성훈련법이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것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검증해볼 기회를 갖기를 기대합니다. 만약 그것이 기존의 여러 방법론과 비교해 효과가 월등하다면 당연히 그것을 적극 수용해야겠지요. 정원장께 한 가지 청이 있다면, 발성훈련 이론을 좀더 개념화한 책을 내서 많은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신동아 7월호 --,--`-<@ 매일 그대와 아침햇살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잠이 들고파.. Till the rivers flow up stream | Love is real \|||/ @@@ Till lovers cease to dream | Love is touch @|~j~|@ @^j^@ Till then, I'm yours, be mine | Love is free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