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ild (:: 아리 ::맧) 날 짜 (Date): 1998년02월12일(목) 11시58분53초 ROK 제 목(Title): Re: 터키 아직까지 답변하신 분이 안계셔서 제가 한 번 해봅니다. 하지만 사실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제가 구경하고 주워들은 것만 대충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의 터키 이전이 바로 유명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입니다. (이 때의 영광을 터키인들은 아직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가서 보니까 은근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오스만 투르크는 잘 나가다가 망할 때가 되서 망해갔습니다. 결정적으로 제 1차 세계대전 때, 주축국(독일쪽)에 붙었다가 영국 측이 부추겨서 아랍애들이 독립투쟁을 하는 등 쓴 맛을 봅니다. 결국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 결과로 아랍은 영국과 프랑스의 세력에 넘어가죠. 또 아예 오스만 투르크를 완전히 분해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쯤해서 옛날 오스만 투르크의 식민지였던 그리스가 침공합니다. (그리스와 터키의 관계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랑 비슷하죠.) 위기의 순간,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무스타파 케말'이란 군인이 그리스의 침공을 격퇴하고 정권을 장악해서 1923년 터키공화국의 첫번째 대통령이 됩니다. 이 무스타파 케말이 인물이었습니다.(터키에서는 '아타투르 크'라고 부릅니다. '터키의 아버지'란 뜻이죠. 이스탄불에 있는 김포공항격의 공항 이름이 아타투르크 공항입니다.) 이 사람의 정책은 '세속화'정책이라 불리는데, 그 때까지의 오스만 투르크 전통, 특히 이슬람 전통을 무시하고 강력한 서구화, 근대화 정책을 폈습니다. 예를 들면 여성에게도 즉각 참정권을 주었으며, 이슬람 여성들이 하는 베일과 일부다처제 도 없애고, 아랍어(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죠) 쓰는 방식이 아닌 라틴어 쓰는 방식(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터키어 쓰는 법 을 바꾸었습니다. 아랍어로 하던 기도도 터키어로 바꾸는 등 전 사회에서 근대화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구습을 쓸어버 렸죠. 그리고 사회와 종교 분리의 원칙을 확실히 했습니다. 말하자면, 전 사회영역에서 이슬람의 영향력을 급진적으로 배제시킨 것입니다. 이를테면 '터키화'정책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터키화'정책은 결국 오스만 투르크와 이슬람의 구 세력들을 이기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터키 공화국의 방향은 아랍세계가 아닌 유럽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들의 정책은 '우리는 유럽에 속한 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얻어서 터키는 그 동네에서 강국에 속하게 됐습니다. 발전이 가장 앞선 나라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세속화','서구화' 정책이 터키 공화국의 특징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의 '국시' 수준이죠. 이것에 현대 터키를 이해하는 첫 포인트가 됩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군이 비대 해진 것이죠. 그래서 군이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불어 경제도 삐그덕 거리고 혼란이 초래되어 군이 정치에 개 입하기 좋았죠. 이렇게 해서 '나라가 위급에 빠지면' 군이 나 서는 '유구한 전통'이 시작됐습니다. 70년대에는 시프러스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시프러스는 터키 와 그리스 밑에 있는 섬나라인데, 그리스계가 많은 관계로 그리스와 한나라가 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해서 그리스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터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그래서 시프러스를 침공했습니다. 그리고 시프러스내의 터키계를 보호한다는 구실로 북부시프러스 를 점령했고 지금까지 그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리스랑 사이가 더 나빠졌죠.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지내오고 있습니다. 현대 터키를 볼 때, 포인트는 세속화 정책을 지지하는 군과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는 이슬람 세력입니다. 우선 서구화를 지향하는 터키로서는 현재 유럽이 돌아가는 상황이 달갑지 않습니다. 처음에 유럽공동체가 출범했을 때, 터키는 기를 쓰고 정회원이 되려고 했지만, 정회원이 되는데 실패했죠. 이 때의 이유가 대부분 선진국인 유럽공동체에 속 하기에는 터키의 경제수준,사회수준이 적합치 못하다는 것이 었습니다. 그래서 터키는 유럽공동체에 속하지만, 정회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은 동유럽 국가들을 정 회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터키는 거절당했습니다. 당연히 열받죠. 옛날부터 졸랐는데, 금방 들어온 신참은 정 회원으로 가입시켜주고, 자기네들은 안된다니, 이는 서구화 정책을 펴고 있는 세력에게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슬람 애들(얘네가 복지당일 겁 니다.)이 많이 커져서 이슬람 애들이랑 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렸죠. 이 이슬람 세력의 문제점은 요즘 아랍 세계가 다 그렇듯이 원리주의자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세속 화 정책의 강력한 반대자인 동시에 사회가 이슬람적이 되어 야 한다니, 세속화 세력(특히 군)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존 재죠. 하지만 아무도 이슬람세력이 정권을 잡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낌새가 보이면 '유구한 전통'의 터키군이 나 설테니까요. 터키의 또 하나 문제는 쿠르드족입니다. 쿠르드족은 터키 동부와 이라크 북부에 걸쳐 300여만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독립인데, 터키랑 이라크가 독립시켜줄 리가 없죠. 특히 이라크는 눈에 가시같은 쿠르드족을 없애 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방세계는 쿠르드족을 보호한 다는 구실로(후세인에 대한 견제세력보호 측면이죠) 이라크 북부에 비행금지구역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이 비행금지 구역의 초계비행은 어디서 하겠습니까. 다 미국,유럽의 터키 내 기지사용을 허가해줘서 되는 것이죠. 하지만 터키도 쿠르 드족을 좋게 보지 않죠. 쿠르드족도 터키로부터 독립하고 싶 어하고.(영화 '욜'에서 쿠르드족 얘기도 나올 겁니다.) 그러나 시프러스 점령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눈총받는 처지에 대대적으로 쿠르드족을 진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터키 로서는 쿠르드족을 내버려두고 있는 셈이죠. 이렇게 세속화,서구화 세력, 전통적인 이슬람 세력간의 다툼 과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으로 인해 터키는 점차 어지러워지고 있습니다. 난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는다. metheus@iname.com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